방금 성균관대 vs 중앙대 경기를 끝으로 대학농구 1차대회 예선이 끝났습니다.
A조 1위 고려대 2위 한양대
B조 1위 중앙대 2위 성균관대
C조 1위 연세대 2위 상명대
내일 하루는 경기가 없고
토요일에 성균관대 vs 한양대, 중앙대 vs 상명대
일요일에는
고려대 vs (중앙대 vs 상명대) 승자
연세대 vs (성균관대 vs 한양대) 승자
월요일 5시에 결승
이렇게 남은 일정이 진행됩니다.
마지막 경기가 성균관대 vs 중앙대였기도 해서
요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윤원상, 양준우, 이용우, 김준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선수의 스타일 이런거 세세하게 분석을 못해서 그냥 보고 느낀대로만 쓰겠습니다.
윤원상 - 설마설마했는데 마지막까지 이렇게 부진할 줄은 몰랐습니다.
조선대전은 그냥 아 오늘 슛 컨디션이 별로인가보구나 그럴수도 있지 했는데 연세대전과 오늘 상명대전까지 보니까 그냥 슬럼프였습니다. 본인 나름대로는 작년부터 계속 1번으로서의 능력을 더 키우려고 한 것 같기는 한데 이번에 경기한걸 보면 그냥 작년에 뛰던대로 하면서 자기 강점을 살리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요.
경기 내내 하는 모습을 보면 조종민과 1번 역할을 분담하려던 것 같긴 한데 둘이 호흡도 잘 맞지 않는 느낌이고... 일단 본인 뛰는 스타일이 정말 이도저도 아닌 모습이었습니다. 찬스를 살려주려는 것도 뭔가 어설프고, 자기 공격을 해야 될 타이밍도 놓치고, 슛은 슛대로 안 들어가고....
매니아 모 분의 말씀처럼 못하면 2라운드 초반까지 갈 급은 절대 아니지만(그분은 박찬호를 예시로 드셨는데 대학교 2학년 시절을 제외하고 잘한 적이 없는 박찬호를 윤원상에 갖다대기는 무리가 있죠.) 1차대회에서의 모습은 아무리 그래도 윤원상 > 양준우라고 했던 제 말이 부끄러워질만한 모습이었습니다.... 2차대회에서의 반등이 절실한데 윤원상이 얼마나 칼을 갈고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양준우 - 이번 대농에서 평가가 많이 올랐는데 하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전 두 경기에선 확실히 잘 하긴 했습니다. 건국대를 상대로는 트리플더블도 작성했었고요. 다만 두 팀의 백코트 수비력이 워낙 약했기도 하고 건국대전 역시 트리플더블에 걸맞는 위압감이 느껴졌느냐 하면 그건 조금 의문부호였었거든요. 그래서 중앙대전을 지켜보고 이 경기에서도 잘한다면 평가를 확실히 뒤엎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헌데 막상 오늘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계속 묶이고 슛 영점도 많이 빗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3쿼터에 잠깐 추격을 이끌다가 막판에 괜한 도발로 헛짓거리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내주는데 일조해버렸죠. 외려 양준우가 파울아웃된 이후 성균관대 선수들의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경기를 역전할뻔했던 것이 유머...
물론 오늘 경기에선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고, 최소한 이윤수가 없는 상황에서 본인이 팀의 에이스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부호를 지울 만한 모습을 어느 정도는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윤원상의 부진 때문에 평가가 더 극명하게 갈리기도 하는데.... 일단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만큼 오늘 경기에서의 부진을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이용우 - 본인은 마지막까지 할 만큼 했고 2차대회에서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선 첫 두 경기에서는 중앙대전 후반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혼자 농구다운 농구를 하는 모습이었죠. 특히 성균관대전에서는 슛 성공률도 경기 내내 좋았는데 문제는 동료들이 전부 최악이라.... 명지대전에서는 본인 슛이 좀 안 들어간다 싶으니까 작정하고 자기 공격보다 동료들의 찬스를 보는 것에만 주력하면서 트리플더블까지 작성하는 모습을 보여면서 1번으로서도 가능성을 조금 보여주긴 했으니까요.
이제 문제는 2차대회에서 본인의 공격을 같이 가져가면서 동료들의 찬스를 보는 모습을 같이 가져갈 수 있느냐입니다. 사실 명지대전도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에 비해 그다지 경기력은 맘에 들지 않았는데 너무 대놓고 동료들의 찬스를 보는 것에만 집중해서 그랬었거든요. 윤원상과도 비슷한 맥락이지만, 이용우는 워낙에 자기 공격력이 좋은 터라 일단은 자기 공격을 먼저 가져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명지대전은 그것과는 좀 거리가 멀더라고요. 2차대회에서는 자기 공격을 먼저 가져가면서 동료들의 찬스도 봐 주는 모습을 보여줬음 좋겠군요.
김준환 - 공격에서는 약점이 없는 선수로 변해가는데 팀 사정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득점력과 슛 컨디션으로 가장 꾸준한 선수가 누구였는지 물으면 자신있게 김준환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2점슛이 잘 안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그 전까지는 2점슛이 거의 쏘면 다 들어가는 수준이었고, 특히 이 선수의 최대 약점이었던 3점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고려대전 3/6, 동국대전 4/7, 오늘 한양대전에서 6/11을 기록하면서 세 경기 모두 3점 성공륭이 50%를 넘었는데 작년까지 이 선수의 3점 성공률을 생각하면 이건 단순한 감탄사로는 부족하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최소한 슛에서만큼은 이제 약점이 없는 수준으로 올라온건가 하는 생각마저도 들더군요.
이제 문제는 본인의 이 슛 감각이 2차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입니다. 경희대의 이번 3경기를 보면 건국대의 이용우 이상으로 김준환에게 너무 많은 짐이 씌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어차피 김준환에게 1번을 바랄 팀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결국 슛과 득점으로 승부를 지어야 합니다. 일단 1차대회에서는 상대팀의 견제에도 최선을 다해서 제 할 몫을 해줬지만, 2차대회에서는 또 다른 변수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다만 2차대회에서도 지금의 모습을 계속 유지해줄 수 있다면 김준환의 가치는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 선수들 이외에도 더 이야기해보고 싶은 선수들이 많은데, 어차피 나중에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양준우의 경우는 플레이오프를 보고 제 생각이 다시 바뀔지도 모를 일이죠.
지금 잠시 백수상태라(...) 운 좋게 이번 대농리그 경기를 모두 챙겨 볼 수 있게 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내일 하루는 제 일정 마친 다음에 푹 쉬고 토요일에 다시 심기일전해서 시청 각 잡아야겠습니다.
첫댓글 일정 관련해서 제가 잘못쓴게 있어서 수정했습니다.
작성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공감하면서 봤습니다. 2차대회도 기다려지네요 ㅎ
와... 우승후보 단국대가 떨어졌군요... 토너먼트부터 챙겨보려했는데 확인도 못하겠네요. 아직 양준우 선수의 플레이를 본적이 없는데 다음 주말엔 KBL과 시간대가 겹치더라도 성균관대의 경기를 봐야겠네요. 한양대도 아직 못봤는데 두 팀의 맞대결이라 더 기대됩니다.
KBL 주말 3시 5시,,,대농 준준결승, 준결승이 2시 5시라네요.
너무유익한정보감사합니다^^
오늘 경기는 못봤지만 양준우 선수가 중앙대의 수비에 많이 막혔나보네요. KBL에 오면 세컨이나 써드가드로 시작할텐데, 자신의 공격이 막혔을 때 풀어가는 방법을 잘 준비해야될 것 같습니다. 양준우 선수처럼 선패스 마인드의 가드는 프로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에 픽순위에서 크게 밀리진 않을 것 같아요. 문제는 역시 단국대의 윤원상 선수.. 기본적인 공격력은 이번 드래프트에 나올 가드 중 최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뭔가 벽에 막힌 듯한 기분입니다. 보통 단신 2번들이 1번으로 변화할 때 이런 슬럼프를 겪는데, 윤원상 선수도 비슷한 케이스네요. 하필 얼리로 나오는 가드들도 많아서 평가를 다시 올리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중앙대가 연고대를 제외하면 앞선 수비 움직임이 성대만큼이나 좋은 팀인데 양준우가 많이 고전했나보네요. 그런 의미에서 중앙대 앞선 수비 축인 박태준도 수비적인 측면에서 돋보인 1차 대회였던거 같습니다. 2라운드에서 눈여겨볼만 할거 같내요.
결국은 약점을 얼마나 드래프트 전까지 지우느냐가 졸업반 관건이었는데, 가드 진에서 이 점에서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 같내요.
너무잘보았습니다.
플옵후에도 드래프티관해 써주시면 너무좋을것같네요 :)
기대치 기준으로 이우석, 양준우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지난해보다 좋아진 점이 없었어요. 윤원상은 1번 능력을 증명하고자 고생했는데 결과가 좋진 않았네요. 이용우는 슛 자체는 꽤 보여줬는데 신장 측정에 따라 드래프트 순번이 좀 바뀌지 않을까 싶네요. 180 정도에 슛 좋은 선수는 과거에도 흔했죠. 김준환은 외곽이 잘들어 갔는데 팀이 계속 패배해서 그런지 큰 감동은 없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어온 선수는 역시 오재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