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月25日을 맞이하는
스물다섯 가지 이야기
4] 어느 발레리노와 추억 - 김져니
글 * 그림: 김져니
연인, 크림슨 레드, 와인 한 잔 그리고 로맨틱한 저녁 식사,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어른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꿈꾸는 이
야기들이다. 다만, 제이는 솔로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반
갑지 않다. 밸런타인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애
써 자기합리화했지만, 12월 25일은 달력에서조차 빨간 날이
기에 더욱 옆구리가 시렸다. 그렇다고,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남자친구를 만드는 것처럼 유치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 어딘가에 그녀의 짝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고, 때가 되면
그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날이 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
다. 그렇다, 그녀는 운명론자다.
물론, 운명론자 제이도 작년까지는 와인빛 립스틱을 바르고
12월 25일을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녀가 로랑스를 만나
던 시절이다. 로랑스는 가느다란 갈색 머리를 흩날리는 발레리
노였다. 로랑스를 만나던 시절 제이는 가장 빛났고, 로랑스와
함께라면 삶의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테니스 공을 네트 너머로
넘기긋 가뿐히 스윙하며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연인들
이 한 번씩 겪는 문제들, 예를 들면, 다른 여자들의 연락, 늦은
밤 연락이 끊기는 것과 같은 일들은 제이와 로랑스에게도 있
었고, 로랑스는 그럴 때마다 그랑쥬떼"하듯 책임을 회피하고
바로 다른 주제로 대화를 넘기는 데에는 뿔 방울뱀(29km/h의
속도로 달린다)처럼 빨랐다. 다행이 이 모든 건 지난 일이다.
지금 제이는 소파 위에 누워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준비
해둔 팝콘을 집었다. 비록, 옆구리는 시리지만, 속 편한 크리
스마스라는 생각을 하며,
[그랑쥬떼*(grand jeté)발레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작의 점프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사람들을 위하여
글 한 편 中에서...P32~33
2023年12月14日,木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다녀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