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창설 75주년 기념행사
중.러 패권적 확장에 공동 대응 촉구
나토 사무총장 '최강 동맹 됐지만
권위주의 국가들 위협레 직면'
7월 정상회담서 한미일 회담 가능성
'중 공세 .경제 강압에 함께 대응을'
우크라.트럼프 재선 등 난제 산적
북미.유럽 32국의 군사동맹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4일 창설 75주년을 맞았다.
나토는 반세기 가까이 유럽 내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방어선 역할을 해왔고,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엔 권위주의 진영의 안보 위협에 맞선 범서방 동맹으로 진화 중이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을 초청하는 등 한국의 안보 파트너로도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75주년을 맞은 나토 분위기는 경축 일색만은 아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권위주의와 자유 진영의 대치 전선이 한반도와 남중해 등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나토 관계자들은 이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토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강화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나토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러시아 무기 공급과 러시아의 북한 군사기술 제공 등)양측 협력이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 영향을 주고 북한의 무기 개발을 돕는 등 대단히 불안정한 결과를 초래하는것을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호 연결되는 안보의 특성을 고려하면,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은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나토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관해서도 발생 가능하다'며 '나토의 인도.태평양 지역 간 안보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중국에 대해 깊은 경계심도 표출했다.
'중국은 점점 더 공세적 태도와 경제적 압박을 통해 특정 국가위 자국 의존도를 높이고 ,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매우 은밀하게 군사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이러한 시도를 매우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는 더 이상 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나토는 인도.태평양 파트너 4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을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과 2023년(리튜아니아 빌뉴스)에
이어 올해 정상회의(7월 미국 워싱턴 DC)에도 초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될 경우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 한.미.일 정상회의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4국 정상과 우크라이나 지원, 사이버 안보, (중.러의) 하이브리드 공격 대응 등과
관련한 다양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추가 협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는 나토가 맞이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브뤼셀 본부에서 열린 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나토는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지속적이며
성공적인 동맹으로 자리 잡았다.고 자축했다.
이어 '인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은 러시아와 중국 등 권위주의 세력의 밀착을 직시하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12국 체제로 출범한 나토는 소련이 해체되며 냉전이 종식된 뒤에는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동유럽 국가들을 대거 포옹, 회원국을 30국으로 늘렸다.
이후 30여 년간 이어진 평화와 군축의 시대를 지나며 나토는 그 역할이 다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의 거점이자,
유럽 안보의 최후 보루로 위상이 재조명받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위협을 느낀 필란드와 스웨덴이 오랜 중립 정책을 포기하고 나토에 합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며 전황이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고, 러시아.중국. 북한을 추축으로 하는
권위주의 진영의 밀착과 군사 협력이 두드러지면서 나토 입장에서는 유럽과 북미를 넘어서는 세계적 안보 협력이 절실해지는
상황이 됐다.
포린폴리시의 포린어페이스 등미국의 외교 안보 전문 매체들은 '나토는 미국의안보 이외에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나토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나토에서 시작, 쿼드(QUAI), 미국, 인도, 호주, 일본), 오커스(AUKUS, 미국. 영국,호주), 한.미.일 동맹으로 이어지는
다자 안보 협의체 연쇄 고리를 통해 동서 3만여km의 '봉쇄선'이 구축되고 있다며 , 그 중심에 나토가 있다는 것이다.
나토 앞에는 그러나 산적한 과재가 있다.
우선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 절차에 헝가리와 튀르키예가 어깃장을 놓으며 불거진 내부 갈등 봉합이 시급하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트럼프 1기'에 이어 나토가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파리=정철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