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노래 ‘날아라 병아리’가 기억납니다. 신해철은 노래의 첫 소절 담담히 이렇게 얘기하죠.
육교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신해철이 어린 시절 처음 만난 죽음은 무엇으로 그의 머릿속에 각인되었을까요. 저에게 ‘멋진 가수이자 음악가였어’라는 신해철에 대한 기억처럼, 집 앞뜰에 묻힌 병아리는 좋은 기억을 남겨줬을까요.
김득신의 그림은 생동감이 넘칩니다. 마치 사진기로 어느 한 장면을 찍어 놓은 것과 같은 생동감이 그의 그림 전체에서 느껴집니다. ‘야묘도추’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 ‘추수타작’도 그러하고, ‘대장간’도 그러합니다. 그림을 텍스트로 옮겨 놓은 시인의 솜씨도 참 멋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