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일요일.
아버지, 삼촌들과 강원도 삼척에 있는 문지골을 다녀 왔습니다.
문지골은 덕풍계곡 용소골과 이웃한 계곡으로
험준한 길로 인해 용소골보다 더 오지이며,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침 7시에 충주에서 출발하여, 국도를 타고 3시간을 달려서야
덕풍마을에 도착을 합니다. 충주에서 160km라지만,
정속 운전 했더니 네비게이션에 뜨는 시간에 딱 맞춰 도착 합니다.
덕풍마을은 이번이 3번째 인데, 2번째까지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반면
이번엔 꽤 많은 차들과 사람들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이 마지막 원시림을 간직한 마을도 머지 않아
개발이 되겠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습니다.
10시 20분. 산행을 시작 합니다.
시작부터 신발을 벗고 물을 건넙니다.
역시 10월의 계곡이라 그런지, 얼음장 같네요.
물을 건넌 후, 10여분 간 오솔길을 걷다보니 손전화 안테나가 안 섭니다.
배터리 보존을 위해 다들 손전화 전원은 꺼놓고 갑니다.
조금 더 걸으니 드디어 계곡 길이 나타납니다.
시원한 물소리, 붉게 물 들어가는 단풍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이 계곡은 폭포가 많다고 소문이 났던데, 정말 시작하자마자 작은 폭포가 나옵니다.
전 날 비가 많이와서 그런지 수량이 꽤 많습니다.
2번째 폭포 입니다. 올라가면서 폭포가 여기저기 나타나서 나중엔 폭포 세는 건 포기 합니다.
폭포 옆에 생긴 구멍인데 마치 동굴 같습니다. 안에 물이 조금씩 떨어지는 걸 봐서는
그 조금씩 떨어지는 물로 인해 이렇게 커다란 구멍이 생긴 거 같습니다.
몇 천년의 세월이 느껴집니다.
아래에서 볼 때는 단풍이 많이 안 들었는데, 조금씩 올라갈수록 예쁘게 물든 모습이 보입니다.
전 날 비가 그렇게 많이 왔는데도 날씨가 초가을처럼 맑고 따뜻해서 여름 옷을 입고 산행 하는데도
땀이 납니다.
계곡을 왼쪽 오른쪽 건너다녀야 하는데, 수량이 많아서 신발을 벗고 건너는 곳이 많습니다.
벗는데 시간이 걸려 조금 귀찮았지만, 온몸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그 기분이 좋습니다.
폭포가 산 중턱보다 더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져서 카메라에 다 잡히지도 않네요.
발이 시렵고, 심장까지 시리게 만드는 차가운 물이었지만, 건너다보니 그거 또한
기분이 좋습니다.
물줄기가 시원시원 하게 쏟아 집니다. 이렇게 큰 폭포는 몇 개 없어서,
올라가면서 마음대로 이게 문지골 1폭포 2폭포 하며 순서를 정해 줍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다가 올라가는데... 바위가 물에 젖고 낙엽이 쌓여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습니다.
하마터면 폭포 밑으로 떨어질 뻔 해서 아찔 했지만, 산에 다니면서 흔히 겪었던 일이라 크게
신경쓰진 않습니다.
위험한 구간이 많다보니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지만, 보통 이런 곳이 꽤 많습니다.
여기서도 저기까지 가서 다시 신발을 벗고 물을 건넙니다. 아래는 폭포... 돌은 미끄럽고. 조심조심 합니다.
물이 없으면 조금은 덜 위험할 거 같습니다.
마치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하던 곳 같습니다.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폭포라 한참 서서 구경을 했습니다.
한참 오르는 중, 반갑지 않은 손님을 만납니다. 가는 길에 멧돼지가 파 놓은 흔적들이 많아서
멧돼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설마 이 친구를 만날지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아마 서로 놀랬겠지요. 서로의 안전을 위해 조금 이동을 시켜 놓았습니다.
올라갈수록 위가 환해지면서 빛이 들어 옵니다. 빛을 받아 빛나는 물과 단풍이 아름답습니다.
확실한 이정표도 없는 곳인만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느낌상 문지골의 시작 지점 입니다.
양쪽의 물길이 합쳐지는 합수머리 입니다. 마치 뱀의 갈라진 혀와 닮았습니다.
5시간 30분만에 계곡 트레킹이 끝났습니다.
건너가야 하는 길목에서 신발을 벗고 한장 찍습니다.
마땅한 길도 없고, 위험한 구간이라 그런지 오며가며 한 사람도 만나질 못했습니다.
많던 사람들이 다들 조금은 길이 정돈되어 있는 덕풍계곡으로 갔나 봅니다.
그렇게 트레킹을 끝내고, 사람의 눈길이 닿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가서, 계곡물에
풍덩해서 조금 놀다 왔습니다. 계곡물이 신기한게 발만 담그고 있으면 그렇게 차갑고
심장이 싸~한대 몸을 다 담그니 오히려 따뜻합니다.
마지막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 입니다.
비가 많이 온 후라 내리는 폭포수 같습니다.
처음에는 물이 안내려오는 줄 알았는데, 한참 서서 쳐다보니
물이 흐릅니다.
이 날 본 가장 긴~~ 폭포 입니다.
위험해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볼 거 많고 재밌는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에~고 덕분에 자세한 설명과 여자같이 고운 외모로 위험한 산행 잘보고갑니다~~~ㅎ
너무 위험한 건 피해 다니지만, 조금 조심하면 괜찮은 위험은 살짝 즐기는 편 입니다.ㅎㅎ 산에 다니는 또 다른 재미랄까요^^
이제 쉬원한 물이아니라 물소리들으면 추워지는건 계절탓인지 나이탓인지...폭포가 멋있고
아름다워 우리나라 산천이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 다 가보기나 할런지 ...사진으로 한 곳 가보니 고마워~~~
폭포가 참 멋있어서, 물만 안 깊으면 들어갔다 와보고 싶었는데 전 날 비가 많이 와서 수위가 높아져 들어가기가 힘들더라구요.ㅎㅎ 물이 별로 없을 때는 폭포 밑이 깊지 않아서 놀 수 있다고 합니다.^^
계곡 따라 수많은 폭포들 곱게 물든 단풍들,,,
청정한 숲속에 청량한 물소리에 오염되지않은 산 내음까지 전해지는듯...
긴 동물까지도 배려하는 마음씨...
등산길이 아니라 위험한 곳이 많은가봅니다. 조심조심 안전하게 다니시길,,감사합니다,
혼자 왔다면 아마 돌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같이 간 분들이 워낙 다들 산을 오래 탔던 분들이라, 서로 긴장하면서도 도와도와 잘 갔다 왔습니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밟고 다니지 않은곳인가 봐요~~
글 읽어 내려보며 몇번이나 콩닥했어요..조심할게 많아요~~휴..조심조심해야할듯
예전보다 겁이 많아져서 이젠 많이 조심하게 되더라구요.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다녀오는 게 재미겠지요?ㅎㅎ
강원도 삼척의 문지골, 잘 적어 두었습니다.
그 근처로 가는 일이 생기면 꼭 한번 올라가봐야겠네요.
사람들의 발자국이 거의 닿지 않는 심심산골 오지, 이런 곳을 좋아합니다.ㅎㅎ
네~ 덕풍계곡과 문지골의 시작점은 같지만, 덕풍계곡은 그나마 사람들 발길이 많이 닿아서 길이 많이 좋아졌지만, 문지골은 정말 처음 시작할 때 소로만 길처럼 보이고 그 이 후엔 크게 등산로처럼 보이는 곳이 몇군데 없었습니다. 그나마 맑은 날이 오래 되서 물이 적고 바위가 말라 있을 때는 다니기 쉽다고 하더라구요~ 위험성이 많이 줄어 든다고 합니다.^^
별왕자님 부모님과 삼촌과 참 좋은 추억 만드셨습니다 ^-^
어릴 적부터 산에 같이 다니면서 좋은 추억이 많이 있습니다. 전부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끔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맞아! 그 땐 그런 일이 있었지!!" 하며 서로 추억 하곤 합니다.ㅎㅎ 우리 문수선원 모임도 하나하나 추억이 쌓여가니 좋은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