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빠는 2005년 1월 7일 심근경색 수술을 받으시고 지금까지 심장약을 복용하고 계십니다.(2달에 한번 외래진료-심장,내분비내과 그리고6개월에 한번씩 CT촬영)
심근경색 수술하시기 전에 단순한 감기인줄 알고 약 한달 정도를 일반내과에 다니셨으나 차도가 없고 병원을 다녀오시다가 갑자기 걷기 힘들정도로 힘들었지만 참고 집에까지 오셔서 도저히 안되겠다고 큰 병원으로 가야겠다고 판단하시고 대구 곽병원에 어머니와 동네 아저씨차를 타고 갔습니다. 그리고 곽병원에서 동산병원으로 이송되어 약 5일을 중환자실에 있으시다가 수술이 결정되어 약한달의 회복기를 가진뒤 수술을 하셨습니다. 1년에 감기 한번 할까 말까 하실 정도로 건강하셨고 운동도 좋아 하셔서 매주 등산을 다니신 분이라 우리 가족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수술만 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고 일상생활에도 문제가 없다고 하니 저희 가족은 안심했습니다. 어쨌든 심장의 뒤쪽의 일부는 괴사한 상태라 예전처럼 크게 활동을 하실 수는 없지만 아버지가 살수있고 크게 무리만 하시지 않으면 일반인들 처럼 생활 할 수 있으니 회복만 잘 하시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07년 11월쯤 자꾸 기침이 나서 외래가셔서 말했더니 의사가 수술 후 어느정도의 기침은 있다고 괜찮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2008년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기침이 잦아지고 가래도 나왔지만 감기려거니 하고 참으셨습니다.
그런데 3월 6일부터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3월8,9일은 그 양이 많아져 3월10일 월요일 6시쯤 동생과 제가 아버지를 모시고 동산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물어 보고 이 병원에 계속 다니고 있고 심장수술 경험이 있다는 걸 알고 의사들은 아마 심장약때문에 객혈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었습니다...아빠, 저, 동생은 크게 걱정 할일은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몇일 입원했다가 심장약을 좀 바꾸면 되겠지 이렇게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후 5시쯤 엑스레이 결과를 보니 폐암이 의심된다는 겁니다...그리고 CT촬영 결과 진행이 좀 된 상태이고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이 미친놈들이 뭐라고 하는건가!!!!이런생각이었습니다....그리고 정신을 차려 암에 대해 문외한인 전 생명에 얼마나 크게 지장이 있나요? 치료하면 나을수 있죠? 수술하면 되죠?라고 연거푸 물었습니다. 진행이 많이되어 수술이 불가하며 한5년정도로 본다는 겁니다....저는 24살이고 제 동생은 군에도 갔다오지 않았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각별한건 어느 집이든 같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집은 아빠에 대한 의존도가 강합니다.. 정말 뭐하나 아빠 손가지 않는것이 없을정도입니다. 부모님께서 결혼하시고 17년있다가 저를 그리고 3년뒤 동생을 낳으셨습니다...그래서 부모님도 저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시고 또한 저희도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다른집보다는 좀 남다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응급실 한쪽에서 아빠는 계속 피 쏟으시고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고 안쓰러워 미칠것 같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6시가 넘는 시간까지 아무것도 못드시고 계셔서 의사에게 계속가서 뭐라도 드셔도 되냐고 했더니 섭취하는건 괜찮은데 혹시나 객혈이 심해질까봐 자제하시는게 났다길래 기다렸습니다. 엄마가 저녁에 오셨는데 의사가 그 주위를 돌길래 얼른 가서 엄마에게는 아직 말하지말라고 부탁했습니다. 혼자 집에서 얼마나 걱정을 하셨는지 얼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엄마에게는 몇일 입원하고 쉬다가면 괜찮다고 말하며 안심시켰습니다. 엄마를 집에 보내고 아빠옆에 있다가 배고프다고 하셨습니다 당뇨도 있으시고 심장도 안 좋으신데 하루 종일 식사도 못하셔서 혹 무리라도 갈까봐 담당 의사에게 가서 말하니 식사를 드리라고 했습니다. 응급실을 나와 밥을 사러가는데 길에서 엉엉 울면서 문연 식당을 찾아다녔습니다...평소에도 식성이 좋으신 아버지는 간도 거의 안하고 멀건 순두부찌게를 얼마나 맛있게 드시는지 그걸 보면서 북바치는 마음을 누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그리고 저는 아빠와 응급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밤이 되어서야 병실이 나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10일 정도를 학교갔다오면 병원에서 자고 아침에 동생과 교대하고를 반복했습니다. 하루하루 최종결과가 나오는 것이 두려웠고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면서도 엄마에게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92세이신 할아버지께서도 계속 물어 보시고 혼자있으면 눈물만 나고 학교가서도 멍하고 아무 생각도 없고 갑자기 눈물이 나서 화장실로 뛰어가곤 했습니다. 중간중간 외삼촌,삼촌, 고모에게는 말을 했고 정작 엄마에게는 항암치료 전날인 3월18일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랑 얼마나 울었는지 평생 고생만 하시고 착하게 살아오신 우리 아빠에게 왜 이런 시련을 두번이나 주시는지....세상이 다 원망스러웠습니다.....아빠에게도 저녁에 말했습니다... 아빠옆에 계신 어르신 께서 자기와 똑같이 검사하고 하니 옆에서 자기보다는 상태가 경미한것 같다며 치료가 쉬울것 같다고 너지시 귀뜸해서인지 아빠는 이런저런 검사를 자꾸 하니 아주 약간은 눈치를 채신듯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말하고 나니 놀라셨는지 떨리는 손을 보여주기 싫어 주먹을 꽉 쥐시는 겁니다...누구보다 자존심도 강하시고 약한모습 보이기 싫어 하시는 성격이시라 혹 치료 안받는다고 하실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치료를 받겠다고 했습니다....그리고 3월19일 1차 항암치료 그리고 다음날 퇴원 매주 하루씩 입원해서 항암제를 맞으시고 4차가 끝나고 5주차에 CT결과를 기다리는데 너무나도 잘 견뎌준 아빠와 가족들의 노력 덕분인지 그 차갑게 말씀하시던 담당교수께서 처음으로 미소를 보이시며 처음보다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너무도 너무도 마음 졸였던지라 다리에 힘이 다풀릴 지경이었습니다...속이 울렁거려도 원래 드시던데로 식사도 다하시고 중간중간 간식 같은것도 참고 다 드신 아빠의 의지가 너무도 감사했습니다...그리고 4월 16,17일(5차) 23,24일(6차) 까지 끝내시고 방사선 치료를 계획 중입니다....5월15일 외래때 중간에 찍은 CT를 더 보고 결정한다고 합니다....그런데 5차때는 하루 설사를 좀 하셨고 6차때는 이틀을 계속 설사 하셨습니다....그리고 6차끝나고 4월30일 부터 오늘까지 3일 동안 설사를 심하게 하십니다..병원에서 오늘 전화 왔길래 말하니 지사제도 함께 먹으라고 하는데 하루에 현탁액으로 된 대웅제약의 스맥타를 한 3개 정도 드셨는데도 계속 설사를 하셔서 너무 걱정입니다...... 좀더 심해지면 외래전이라도 가야겠어요.....앞으로 좀더 자주 글올려야겠네요...너무 장문이라 읽을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다같이 힘내요!!!!!!!!!
첫댓글 혹시 대구분이시라면 꼭 연락부탁드립니다. 마음을 전하고싶어 이글남깁니다. 전화나 문자주세요. 아싸이가 희망의 불씨가 되었음 합니다...(018-546-8312)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누구든지 처음에는 님의 심정과 같습니다. 차츰 병원치료에 적응하시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 힘 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