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다양한 동식물을 품고 있는 생물자원의 보고로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2002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08년에는 물장오리오름 산정화구호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한라산에는 수많은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한라개승마, 한라구절초, 한라꽃향유, 한라노루오줌, 한라부추, 한라산비장이, 한라설앵초, 한라송이풀, 한라솜다리, 한라장구채 등 기본종 이름 앞에 ‘한라’를 붙인 식물만도 사십여 종에 달한다. 그중 하나인 한라개승마는 장미과 개승마속 여러해살이풀이다. 한라산의 계곡 바위틈에서 자라는 풀로 희귀식물 위기종으로 지정되었으며 높이는 20cm 정도로 아주 작은 게 특징이다.
잎은 넓은 삼각형이며 2회 깃 모양으로 갈라지고 다시 세 갈래로 갈라진다. 갈라진 낱조각은 달걀 모양이며 가운데 조각이 가장 크고 꼬리처럼 길게 뾰족해지며 갈래 형태로 갈라진다. 8월경 원줄기 끝에 원뿔 형태의 송이꽃차례가 형성되고 작은 황백색 꽃이 다닥다닥 피며 꽃차례에는 흰색 털이 있다. 꽃받침은 반원 모양으로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길이 1mm 정도로 흰색이며 거꿀피침 모양이다. 꽃잎은 꽃받침보다 조금 더 길고 긴 수술이 밖으로 빠져 나온다. 이름은 앞에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한라산에서 사는 데다 승마보다 못하다는 의미에서 ‘개’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승마속 식물보다 키가 현저히 작지만, 꽃은 아름답고 오래 가 최근 조성된 생태공원의 암석 주변에 조경용으로 심어둔 게 더러 보인다.
글/사진 : 정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