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희가 함께 살펴볼 주제는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초기 기독교 문헌, 도마복음(Gospel of Thomas)입니다. 특히 신약학자이신 문우일 연구교수님의 강연을 중심으로, 난해하기로 소문난 로기온(Logion) 13의 숨겨진 의미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2. 연구 배경과 문헌 동향 (간단 요약)
문 교수님은 요한복음 전공자시자, 최근 알렉산드리아의 필론의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을 번역하신 전문가입니다. 이 필론 연구를 통해, 도마복음 로기온 13의 주제들(술 취함, 샘물, 돌)이 필론의 사상과 놀랍도록 연결된다는 점을 발견하시고 비교 연구를 시도하게 되셨습니다.
여기서 도마복음의 기원에 대한 연구 동향을 간단히 짚어드리면, 과거 아람어 기원설이 유력했지만, 최근에는 사본 발견지(이집트/알렉산드리아)와 초기 인용 교부들(클레멘스 등)의 언어(그리스어)를 근거로 2세기 중엽 알렉산드리아에서 그리스어로 쓰였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3. 🔥 핵심 분석: 로기온 13, ‘예수는 누구인가’
이제 강연의 핵심인 로기온 13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내가 누구와 같은지 내게 말해보라”고 묻는 장면입니다. 이는 공관복음의 질문과 달리, 예수님이 ‘딱 꼬집어 규정할 수 없는 초월적 존재’임을 미리 전제하는 질문입니다.
💬 베드로와 마태의 실수: 인간의 범주에 갇히다
세 명의 제자가 대답하지만, 처음 두 명의 대답은 예수님의 정체성을 축소했습니다.
1. 시몬 베드로: “당신은 마치 정의로운 천사와 같습니다.”
o 오류: 도마복음에서 천사는 깨달음의 수준이 제자들보다 낮거나, 하늘과 땅이라는 현세적 경계에 갇힌 존재로 그려집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분의 초월적 본질이 아닌, 현세적 역할 안에 가두었습니다.
2. 마태: “당신은 마치 지혜로운 철학자의 한 사람과 같습니다.”
o 오류: 마태는 예수님을 인간 지혜의 최고봉인 철학자(플라톤 전통)로 보았지만, 결국은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 도마의 정답: 형언할 수 없는 존재 (Ineffable)
오직 도마만이 정답을 말합니다.
도마의 응답: “스승님, 제 입은 당신이 누구와 같은지 말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해석: 이는 예수님이 인간의 언어나 지혜로는 형언할 수 없는(Ineffable) 존재, 즉 유대 전통의 테트라그라마톤(YHWH)과 같은 초월적인 신적 존재(Τὸ ὄν, 토 온)임을 정확히 꿰뚫어 본 것입니다.
🌊 지혜의 샘물을 마시고 취하다
도마의 정답에 예수님은 “내가 더는 그대의 스승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의미: 도마가 이미 “솟아오르는 샘물에서 내가 측량한 그것(지혜)을 마시고 취했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필론이 하나님의 지혜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측량된 지혜’ 개념과 연결됩니다. 즉, 도마는 스승에게 배운 지식을 넘어, 신적인 지혜 자체를 얻어 영적인 몰입(취함)의 경지에 올랐음을 뜻합니다.
💎 돌 비유의 심화 해석
예수님이 도마에게만 따로 말씀하신 세 단어와 돌 비유 역시 초월적인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돌 비유에서 제자들이 돌(단수: 그리스도)을 던지면 돌들(복수: 자연 본성/오감)이 그들을 삼킬 것이라고 경고하시는데, 이는 필론의 ‘낙원의 다섯 그루 나무(오감)’ 알레고리를 통해 해석됩니다. 진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인간적 본성(오감)에 갇힌 제자들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입니다.
4. 🎉 결론: 이 강연의 학술적 가치
문우일 교수님의 강연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1. 다학제적 통찰: 도마복음을 단순히 초기 기독교 문헌으로만 보지 않고, 알렉산드리아의 필론이라는 1세기 유대-헬레니즘 철학자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하여 도마복음 사상의 깊은 배경을 밝혀냈습니다.
2. 문헌의 격상: 로기온 13을 통해 예수님이 초월신적 존재임을 입증함으로써, 도마복음을 단순한 교훈집이 아닌 고도의 철학적-신학적 문헌으로 격상시켜 해석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3. 전문 연구 동향 정리: 도마복음 기원과 해석에 대한 최신 학계의 동향과 엄밀성을 제시하여, 연구의 방향성을 확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