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 ‘친구의 고백’을 읽고
나에게는 보물 상자가 있다. 오래된 운동화 박스 3개. 여기에는 내가 받은 모든 편지가 모여 있다. 받은 편지를 버리지 못해 모으기 시작했는데 제법 많다. 일 년에 한 번씩 받은 편지를 하나씩 다시 읽어본다. 저녁부터 읽기 시작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새벽녘이 되어야 편지를 다 읽지만 그 날은 잠자기를 포기해야 한다. 왠지 모를 감정들이 소용돌이쳐서 눈물이 나고 마음이 먹먹해지기 때문이다. 그 때의 순수한 나의 모습, 열정, 무모함등이 사라지고 남은 건 중년의 찌든 모습이다.
황국명 목사님이 쓰신 ‘친구의 고백’은 꼭 옛 편지 같았다. 책을 읽는 내내 안절부절 못했고, 눈물이 나고, 불편하고, 아팠다. 황목사님은 집회 때 멀리서 본게 다다. 그러나 이분이 꼭 내 친구처럼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았다. 그 삶이 내 삶과 겹치고 아픔이 공감되었다. 그러나 반응은 나와 달랐다. 나는 잃어버린 그 마음을 그 분은 여전히 붙잡고 계셨다. 그래서 더 그런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촌스러운 책이다. 요즘 나오는 책처럼 뭔가 세련된 맛도 없고, 최신 신학적 성찰도 없고, 합리적인 신앙을 강조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신앙의 본질을 일깨운다. 어리석고, 불합리하며, 왜 그렇게 사냐고 타박을 받아도 될 만한 삶의 모습도 있지만 이게 믿음인 것을 보여준다. 계산하지 않고 따지지않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사람들을 살리며 묵묵히 삶의 고난을 견디며 노래하는 모습. 21세기 한국 기독교에서 잃어버린 신앙의 순수함을 일깨워준다.
이 책은 내가 빚쟁이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분들의 노래와 삶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위로받고, 다시 일어섰었다. 그러나 나는 잊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 겨우 이분들에게 은혜의 빚을 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빚을 갚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그저 이제 사라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줄로 혼자 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이렇게 믿음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는 것은 여전히 이 길을 가고 있는 이분들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돼서 감사하다.
다윗과 요나단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던 ‘예수여’를 이분들과 함께 불러본다.
‘예수여 나의 소리 들으소서. 간절한 나의 소원 들으소서.’
난 음치이지만 이분들의 목소리에 나의 목소리를 얹어 불러본다. 중년의 나이에 다시 이분들의 노래에 기대어 간절한 기도의 노래를 올려본다. 이 노래가 영원했으면 좋겠다. 삶의 마지막까지, 아니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 노래를 계속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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