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일이란] 자식을 바르게 사랑하라(파냐난다 스님, 도안옮김)-36. 아이들과 옷

[도안]

아이들과 옷

친애하는 부모님들

요번 10월 5일은 10월 들어 첫 번째 월요일이기도 했습니다. 이 날은 국제적으로 어린이 날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돕는 모든 조직들이 어린이 날에 무언가 축하행사를 열죠. 원하는 대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붓다사단(Buddhasathan; 불교회관)은 아이들이 모임을 하러 오는 공동체의 중심이기도 했습니다. 교사들의 인솔을 받고 온 아이들도 있었고, 부모가 데려온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제게는 모든 아이들이 기분좋아 하고 모든 활동에서 정말이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했습니다. 저는 붓다사단에 있으면서 아이들 청중한테 이야기를 해줄 기회를 약간 얻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장차 미래의 어른들이 되리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라고 일깨워주었습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 아이들은 자립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장차 그들은 자신과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앞에 펼쳐질 미래의 세계에서 벌일 모험은 아주 대단할 테고, 몹시 힘겨울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모든 아이들은 합당한 사람이 될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합당한 사람으로 여겨지기 위해서는 세 가지 자질을 갖춰야 합니다.

1. 풍부한 지식을 갖추기.

2. 그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갖추기.

3. 바른 행실 갖추기.

이런 세 가지 자질들은 한 사람이 안정되게 살며, 발전하는 인생길을 개척하기 위한 보험과도 같죠. 저는 또한 아이들에게 겸손하고,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존중하도록 상기시켰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여전히 이 세상에 미숙하므로, 그들의 인생길에 교사와 같은 어른들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바라는 대로 별 탈이 없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을 따라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조금만 말했는데, 오랫동안 수상께서 보내신 편지글 낭송을 들어왔고 그 편지에 이미 몇 가지 유익한 주제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일 아이들이 그런 내용을 기억해서 준수할 수 있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인생을 잘 살 것입니다. 강당모임이 끝난 후 아이들은 붓다사단 건물 주위를 돌아 근방으로 행진했습니다. 이어 그들은 학교들 간에 벌어지는 스포츠에 참여하러 되돌아 왔습니다. 아이들은 아주 재미있어 하는 듯했고 질서정연하게 시합을 벌였죠. 주먹질이나 난폭한 행동은 전혀 없었어요. 그들을 바라보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보여서 다시 한번 아이가 되고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어찌 그럴 수야 있겠어요? 어린 시절은 저를 지나쳐가버렸으니, 제가 갈 유일한 길은 내리막길밖에 없겠죠. 결국 제 인생은 끝날 겁니다. 태어나고 죽는 일이란 게 사실 평범한 일이예요. 여러분이나 저나 한 배에 탄 사람입니다.

그날 아침 늦게 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한테 관심이 많았으므로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며 주위를 돌아다녔죠. 한 소녀애가 눈에 띄어 보니, 엄마와 같이 왔더군요. 한 여섯이나 일곱 살쯤 되어보였지만 옷을 입은 모습은 특별했어요. 즉 아주 빨간 입술을 하는 등 어른처럼 화장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양 볼이 불그스름했고 머리에는 두 개의 리본이 달려 있었습니다. 손톱과 발톱 역시 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었죠. 그 아이가 입고 있는 스커트는 짧았고, 여러 층으로 겹쳐 바느질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를 쳐다보며 혼잣말로, 좀 지나치게 차려 입었군, 했습니다. 엄마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분은 딸보다 훨씬 짙게 화장을 하셨고, 훨씬 더 지나치게 차려 입었더군요. 해서 저로선, 저 엄마되시는 분이 흉할 정도로 딸을 차려입힌 장본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런 결론에 따라 조금은 이야기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저는 그 어머니에게 약간은 장난기썩인 투로 말했습니다. “야, 따님을 아주 예쁘게도 차려입히셨군요.” 엄마되시는 분이 행복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띄워주는 말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난하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죠. 하지만 칭찬하는 말도 역시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천성적으로 귀엽고 바라보면 사랑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사람은 누구나 사랑해주지 않을 수 없고 껴안아주지 않을 수 없죠. 아이들은 전혀 화장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매력적입니다. 너무 화장을 해버리면 예쁘기보다는 흉해보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이런 사실을 깊이 생각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입술과 뺨을 온통 칠해버리죠. 그래봐야 아이는 전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갖추갖추 입기 좋아하는 어머니들은 온통 단장을 해서 입고는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죠. 어린 딸들도 역시 잔뜩 갖춰 입힙니다. 해서 여아들이 아주 산란스러워보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건설적이기보다는 망치는 편입니다. 해서 저로선 모든 어머님들에게 아이들을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예쁘게 보이도록 내버려두라는 충고를 드리고 싶군요. 화장을 해서 아이들을 예쁘게 보이게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화장을 많이 하면 할수록 사람이 아니라 프랑스 인형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자녀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도록 내버려두세요. 아이들의 참된 정체성을 깨뜨려선 안됩니다. 수수하게 차려입은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대단하게 차려 입은 아이들은 결코 좋아보이지 않아요. 부모님들은 이점 유념하셔야 합니다.

여러분께서 자녀에게 어떻게 옷을 입힐지 깊이 생각하고 싶으시다면, 다음의 지침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것이 얼마나 해로울 수 있는지를 인식하시게 될 겁니다.

지나친 화장과 차림은 자녀들이 스스로를 꾸미는 데 너무 쓸데없이 신경쓰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자랄 경우, 화장으로 인한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인식함으로써 자신들의 이미지에 중독되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육체적으로만 스스로를 차려 입히려 할 뿐, 결코 마음을 차려입히고 싶지는 않을 테죠. 그런 아이들은 자신의 육체적 특징을 놓고 지나치게 자부심을 느낄 것입니다. 자기 몸에 매혹되어, 자기네처럼 차려 입지 않은 다른 아이들을 경멸하겠죠. 이것은 아이들의 버릇을 망쳐버리는 한 가지 첩경이 될 것입니다.

2. 이런 행위로 인해 아이들은 사치스런 습관을 불필요하게 배양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이 모든 육체적 장식물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는 품목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이 필수적이지 않은 상품에 혹하게 되도록 훈련시키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들은 더욱 더 과소비하도록 부추켜지는 셈입니다. 이는 또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해롭습니다.

더 많이 입을수록 마음의 오염도 더 커진다는 사실은 인간이란 존재에 흔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움이란 찬다 라가(Chanda Raga: 사랑의 정열)의 원인으로 스스로를 불태우는 불과도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정열을 지나치게 자극해서 과도하게 발휘되도록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런 정열이 점차로 자신의 합당한 진로를 찾아가도록 내버려 두는 편이 더 낫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아이들이 너무도 빨리 어른으로 되어버립니다. 왜냐하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더러 지나치게 어서어서 자라도록 자극을 주기 때문이죠. 저로서는 여러분들이 이점에 대해 조금은 생각을 해보셔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라는 바입니다.

질서와 규율은 우리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이고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된 대로 얼굴화장 이외에도, 아이들을 위한 옷을 택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 사람들은 다양한 모양과 형태로 된 별스럽게 보이는 의상을 착용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불필요하게 돈을 낭비하는 길이죠. 하지만 어른들의 경우를 지적하며, 제가 여러분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더라도 저는 여러분에게 단지 잠시라도 우리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보시라고 부탁드리고 싶군요. 부디 태국 아이들을 알맞고 올바르게 키우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의 스커트와 블라우스는 간단한 디자인이어야 하고, 쉽고 편안하게 입을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옷을 입는 주된 목적은 추위와 더위, 그리고 우리의 신체를 공격할지 모르는 다른 동물들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것입니다. 다른 목적을 위한 게 아니죠. 소박하고 편안하게 옷을 입음으로써 아이들은 서로 낮추어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너무도 차이가 나는 수많은 방식으로 옷을 입는다면, 비슷한 옷들을 입지 않는 아이들은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유별난 디자인으로 된 의상들은 아이들 마음에 긍정적으로보다는 부정적으로 자극을 줄 테죠. 아이들의 바지가 너무 지나칠 정도로 몸에 착 달라붙게 만들어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런 바지는 스페인의 투우사들이 입어야지 이곳에서 아이들이 착용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여아들이 투우사 바지같은 꽉 끼는 바지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식으로 꽉 끼는 옷을 입은 여아들은 남아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할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자극적인 의상 때문에 발생하는 많은 성적(性的) 유괴사건들이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내면의 강한 충동을 너무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도록 충고해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다간 생각보다 빠르게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옷색깔조차도 튀지 않고 차분한 색깔이어야 합니다. 그런 색깔이 성가시게 하는 색깔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색깔은 팬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영화배우가 아니죠. 시선을 상하게 요란한 색깔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요. 한 가지 더 말씀 드리자면, 색깔이 많아질수록 돈이 많이 든다는 점이죠. 돈이 없으면 장차 큰 어려움에 처합니다. 그러니 여러분 역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옷 이외에, 결코 아이들한테 필수품이 아니므로 아이들을 장식하기 위해 절대 구입되어서는 안되는 다른 장식적인 보석류가 있습니다. 자식을 치장하기 위해 힘들게 번 돈을 귀중한 물품인 팔찌, 목걸이, 또는 다른 장식물들을 사는 데 쓰는 부모님들은 그런 물품이 과연 필수품일지 거듭해서 생각하셔야 합니다. 만일 오래, 깊이 생각하신다면, 결코 필수품이 아님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런 보석류 없이도 아이들은 여전히 편안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이들이 그런 걸 가져야 하나요?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욕망은 종종 자아(自我)에 문제를 일으킵니다. 금으로 된 장식물들은 수많은 사람들, 특히 항상 그것을 훔치고 싶어하는 도둑들에게 엄청난 유혹거리입니다. 2바트짜리 금목걸이를 둘렀던 어린 소년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아이를 찾아나서 연못에서 시체를 발견했는데, 목걸이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는 아이한테 너무 귀중한 물건을 장식물로 줘서 발생한 위해(危害)입니다. 그 위해가 실로 목숨까지 앗아갔으니, 부모님이 꼭 이해했어야 하는 사항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모든 부모님들은 부디 돈, 금, 보석류는 아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여러분에게도 어떤 위해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그런 귀금속을 착용하지 마세요. 요즘같은 시대에는 도둑들이 과거보다 몇 배는 더 수가 많습니다. 값나가는 보석류로 아이들을 장식하는 것은 그들을 망치는 지름길이며, 보통 사람들로 하여금 도둑이 되도록 유혹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이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저는 반지, 손목시계, 고급 만년필 같은 아주 비싼 물건을 가진 아이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 걸 사용하는 사람들은 자기 소유의 물품으로 인해 틀림없이 우쭐해 합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비싼 물품을 사용함으로써 그런 아이를 사치스런 사람으로 만들 뿐 아니라, 그런 걸 갖지 못한 아이들은 갖고싶다는 유혹에 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나아가 그런 걸 사는 데 돈을 많이 지출해야 하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락하게 됩니다. 정부관할 학교들에서는 그렇게 하는 게 금지되어 있지만, 그러나 학생들이 비싼 품목을 착용한 채 학교로 오도록 허용하는 정책에 대해 경고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립학교들이 좀 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적에는 절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처지의 학생이 40명 되었습니다. 한 아이가 집으로 갔다가 목걸이를 착용한 채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절 전체에 유일하게 한 개의 목걸이가 있게 되었죠. 그런데 어느 날 그 애가 강으로 수영하러 갔습니다. 그애는 목걸이를 벗어 셔츠 주머니에 넣고 그 셔츠를 나무에 걸어두었습니다. 수영을 한참이나 즐기다가 강에서 나와 바지와 셔츠를 입다 그만 목걸이를 물에 떨어뜨려버렸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가 찾았지만 허사였어요. 아이는 절로 되돌아와 친구들이 자기 목걸이를 훔쳐갔다고 비난했죠. 우리 모두가 심문을 당해야 했습니다. 매질하는 의식을 거행하는 한 마녀 의사가 아이들을 심문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누구든 목걸이를 훔친 사람은 엉덩이에 불이 날거라고 경고했습니다. 마녀의사가 오랫동안 심문했지만 볼기짝을 맞은 아이는 전혀 없었습니다. 목걸이는 결코 발견되지 않았을뿐더러, 친구들 사이에서 갈등만 일으켰습니다. 이런 일은 필수품이 아닌 물품으로 인해 야기되는, 제가 모든 부모님께 깊이 생각해보시도록 요청하는 또 하나의 문제사례입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너무 갖고 싶어하지 않도록 훈련되어야 합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불행이 초래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아이들이 물건을 살 때 검소하도록 가르치셔야 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장래에 검소하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검소함을 배우는 것은 어린 나이부터 마음속에 하나의 기초를 놓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가 어떤 아이를 흉내내거나 끊임없는 욕구를 갖게 될 정도로, 지나치게 우쭐대거나 욕망에 들끓게 허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만 합니다. 적절한 소유물과 관련한 일정한 규율이 있어야 합니다. 꼭 필요하고 너무 비싸지 않은 것만을 사용하게 지도하세요. 아이들에게 자신의 유용함을 살펴야지, 자신의 용모를 살피지 않도록 가르치세요. 이런 태도는 어린시절부터 훈련되어야할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또한 옷을 갖춰입는 경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본보기이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아이의 거울입니다. 만일 그 거울이 흐릿하면, 아이들은 나쁜 이미지를 보게 되겠죠. 만일 거울이 깨끗하다면, 이미지 또한 명료할 것입니다. 그러니 부모님들은 항상 자녀의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럴 경우 아이들은 좋은 본보기를 기억하게 될 테죠. 성장할 경우 아이들은 의심할 바 없이 가족내에 합당한 사람으로 될 것입니다.

청취하시는 분들께서 이점 유념하셔 합당하게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질서, 규율, 검소함이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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