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 타이거즈의 인수 의사를 밝힌 기아자동차가 광주시가 당초 약속했던 구장 신축을 번복하고 나선 것에 반발,홈 구장 이전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이전할 홈 구장은 현대의 자동차공장이 있는 전주나 시장성이 좋은 인근 군산이 강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인수팀의 한 관계자는 5일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간 결과 현재 사용하는 구장이 너무 낡아 쓰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광주시가 인수 조건으로 공약했던 구장 신축을 못하겠다고 나서 구장 이전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아무래도 이전을 하게 되면 자동차공장이 있는 곳이나 그인근이 팬 동원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며 “광주시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마당에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여 현대자동차공장이 있는 전주나 인근의 군산이 적격지로 꼽히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 구장 신축 여부는 기아의 타이거즈 인수작업에 돌출변수로 떠오름과 동시에 새로운 타이거즈가 연고지를 광주로 유지할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당장 연고지 유지를 원했던 팬들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아는 일단 광주시를 방문해 성실한 공약 이행을 촉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광주시 고재유 시장은 지난 3월 말 연고지 유지를 요청하기 위해한국야구위원회(KBO)를 방문했다가 3만석 규모의 구장 신축을 추진하겠다고밝혔다.그러나 고 시장은 지난달 29일 인수의사를 밝히기 위해 시청을 찾은기아 전천수 전무 겸 광주공장장에게 느닷없이 신축불가를 통보해 참석자들을 당혹케 했다.
고 시장은 “시 재정상 80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새 구장을 지을 수 없는 형편이니 현 구장을 개,보수해 사용해달라”고 말했다.대신 오는 2003년까지구장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