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적막감이 돌 정도로 고요한 통도사 마을의 여름 밤이 깊어갑니다.
더워야 여름이고 더위와 친구하며 지내자고 무심코 던진 말의 책임이 무겁게
느껴질 정도의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람 한줄기의 소중함이 이토록 진하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음도 고백하구요. 지구촌 곳곳에서 酷暑(혹서)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의 소식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연일 기록 경신을 하며 끓고 있는 지구를
생각하니 적이 염려가 물밀 듯이 밀려오구요. 부디 무탈한 여름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름의 가운데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한 주, 그럼에도 시원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어가시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고, 옥수수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달, 8월이 왔습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삶의 발걸음이 계속되길 기원합니다.
대서가 지나 입추가 코앞인데 무더위가 극성입니다.
아프리카를 횡단한 탐험가가 폭염속에서 가장 생각난 곳이 북극점이라고 할 정도로
더위는 추위보다 견디기 어려운가 봅니다. 추위를 冬將軍(동장군), 더위를 炎帝(염제)라
하는 것도 그래서일거구요. 장군보다 황제가 위니까요.
짜증이 나고 불쾌지수가 높아지기 쉬운 때, 조금 더 넉넉하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가꾸어나가면 견뎌내기가 좀 쉬어지겠지요.
국내외적으로 어렵고 혼미한 시대이지만 프랑스 파리에선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동안 피땀을 흘리며 노력한 것을 맘껏 쏟으며 승부를 겨루고 있지요.
환희와 아쉬움,희비가 엇갈리지만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지구촌의 모든 선수들에게
큰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갈등과 분쟁등으로 다툼에 끝이 없는 때,
올림픽만큼 화합과 평화의 장은 없을 것이니까요. 무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작은 선물이구요.
지난 화요일 저녁엔 가족들과 모처럼 대학로에서 한여름밤에 잘 어울리는 연극 햄릿을 관람했습니다.
‘시대를 관통한 대가들, 다시 고전을 말하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고전이라 할 셰익스피어 연극
햄릿을 통해 인생과 운명,희노애락의 삶을 성찰하고 생각해 보았지요.
삶에서 문화의 힘을 다시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주말엔 무더위에도 137번째 행복한 발걸음 모임으로 경기옛길 삼남길(학의천길)과 백운호수,
모락산 자락을 걸었습니다. 40여명의 행복쟁이들이 사부작 사부작 걸으며 걷자생존,걷자행복의
삶을 오롯이 느껴보았지요. 걷는다는 것만큼 세상속에서 온전히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엄청난 무더위속에서도 함께 한 모든 님들께 큰 박수 보냅니다.
지난 월요일 저녁엔 우연히 시작하여 10년의 시간이 지난 포유 모임에 함께 했습니다.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여념이 없는 세상에 어떻게 10년을 함께 했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서로에게 바라지 않는 마음이 그 힘일거라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공감했지만요.
이 새로운 삶의 모델이 쭈욱 이어져가길 두손모아 바라봅니다.
휴일 아침엔 양산 통도사 마을에 왔습니다. 가족들과 짧은 시간이나마 휴가를 함께 하기
위함이지요. 맛있는 음식도 먹고 멋진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겼구요.
순간 인류의 미래는 여가를 어떻게 수용해 가느냐에 달려있다던 영국 석학 토인비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호모 루덴스, 삶은 즐기는 자가 최고이니까요.
지난 한 주도 10년지기 시몽친구와의 만남, 더불어 살아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은
세계시민 가족들과의 만남등이 쭈욱 이어졌습니다. 고맙고 고마운 삶입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제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누구에게든지 가서 벗이 되겠습니다.
- '엉겅퀴의 기도' (이해인 시) 중에서
2024. 8. 5
양산 통도사 마을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