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롯데·신세계 등과 반경 3㎞ 경쟁
현대 목동점과도 다른 ‘가족 중심’ 컨셉
키즈파크·문화체험·생활용품 등으로 고객 유치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현대백화점이 서울 신도림역에 ‘디큐브시티’를 20일 정식 개장하고 서남부 상권 공략에 불을 붙인다.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2~3㎞ 내에 있어 위치는 가깝지만 안양천으로 상권이 갈리는 만큼, 목동점과는 차별화된 컨셉으로 주변 고객들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김영태 사장은 19일 디큐브시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 나와 “그동안 디큐브백화점은 40대 고객을 놓치고 있었다”며
“30~40대 및 가족 고객이 찾을 수 있도록 MD를 강화하고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여타 수도권 점포가 해당 연령층의 고객 비중을 76% 정도로 유지하는 데 비해, 기존 디큐브는 40대 고객이 29%에 불과했다. 리빙, 패션 등 40대 고객이 찾을 만한 상품군도 열위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백화점 측이 당장 MD 개편을 실현하기 어려운 이유는 전 사업자인 대성 측과 입점 브랜드들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내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몇 단계에 걸친 MD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김 사장은 “기존 디큐브가 젊은층을 잘 흡수하고, 식음료로 60% 안팎의 매출을 올렸던 부분은 눈여겨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현재도 계약 문제 때문이기는 하지만 1, 2층에는 일부 화장품 브랜드 외에 SPA 브랜드가 대거 포진한다. 유니클로,
H&M, 자라 등이 주요 위치에 자리한다. 명품은 앞으로도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이번 리뉴얼 개장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식품관이다. 해, 강, 산 등 자연을 형상화한 새로운 로고를 ‘현대 식품관’
간판으로 내걸고 990㎡(약 300평) 규모로 지하 2층에 오픈했다. 주변에 프리미엄급 식매장이 뚜렷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신선한 식재료와 정육, 과일 등을 선보여 지역 고객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또 오는 8월 계약이 종료되는 식품 점포는 고디바,
몽상클레르, 풍년제과 등 새로운 브랜드로 전환해 다른 백화점처럼 맛집들이 모여 있는 명소로 차츰 탈바꿈할 계획이다.
패션 부문은 현대백화점 자사의 패션 부문 계열사인 한섬 브랜드의 타임과 마임 등 라인업을 갖추고, 직매입 운영 중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은 메가샵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만들 계획이다. 내년 12월 무렵 MD 개편이 끝나면 지금보다 85개 이상 늘어난
350여개의 브랜드를 갖추게 된다.
특히 아동 상품군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아동 라이프스타일 샵을 전개하고, 올해 10월에 331㎡(100평) 규모의 ‘키즈 카페’를 오픈한다. 6층에는 곧 주부나 가족쇼핑객을 위한 생활용품 매장을 오픈한다.
또 현재 문화센터를 6월 3일부로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로 전환, 기존 백화점 문화센터 이용 고객을 끌어들이고 카페 H, 현대백화점
카드 등 기존 현대백화점의 서비스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지역 CSR 활동을 전개하며 지역 내 도심 속 제3공간의 공원처럼
자리하겠다고 현대 측은 밝혔다.
김영태 사장은 “주변 교통 등 입지적 조건이 좋고, 건물이 쇼핑몰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이점이 있다”며 “다만 그동안 40대 이상 고객이 MD 부족으로 찾지 않았을 뿐”이라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백화점 측에 따르면 디큐브시티가 위치한 신도림역은 지하철 1, 2호선이 교차해 매일 13만명 이상의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곳이다.
반경 2㎞ 내 2만 7000세대가 거주하기 때문에 잠재적 고객 수요도 충분하지만, 반경 3㎞ 내에 백화점 4개와 쇼핑몰 1개가
이미 존재한다는 경쟁 상황도 존재한다.
현대백화점 측은 내년 말까지 MD 개편을 끝내고, 2017년에는 연매출 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디큐브백화점의 매출은 2000억원대 초반이었다.
김영태 사장은 “요즘 백화점 업계가 전체적으로 부진하지만, 지난 4월부터 의류 부문 실적이 회복되면서 소비 활성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김포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장한 데 이어 올 8월 말 판교점을 비롯해 송파구 가든파이브, 동대문 케레스타 등을 잇달아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