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문> 쉬운 성경 잠언 9장 1 - 12절
1 지혜가 일곱 기둥을 깎아서 자기 집을 건축하였다.
2 지혜가 짐승을 잡고, 혼합한 포도주로 상을 차리고,
3 자기 여종을 보내어, 마을 높은 곳에서 소리쳐 사람들을 초대하게 하였다.
4 "어리석은 자는 누구나 이리로 오시오." 지혜 없는 사람들에게 여종이 말했다.
5 "와서, 준비한 음식을 먹고 포도주를 마셔요.
6 어리석음을 버리고 거기에서 멀리 떠나세요. 그러면 살 것입니다. 명철의 길을 걸으세요."
7 비웃는 자를 꾸짖는 사람은 오히려 모욕을 받게 될 것이고 악한 사람을 책망하는 사람은 해를 입을 것이다.
8 비웃는 자를 꾸짖지 마라. 오히려 미움만 산다. 지혜로운 사람을 꾸짖어라. 그는 네 꾸지람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9 지혜로운 사람을 훈계하여라. 그는 더 지혜롭게 될 것이다. 의로운 사람을 가르쳐라. 그는 더 많이 배울 것이다.
10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한 분을 아는 것이 명철의 시작이다.
11 나 지혜를 통해서 네가 오래 살고, 네 생명이 길어질 것이다.
12 네가 만일 지혜롭다면, 지혜가 네게 유익하지만, 만약 네가 거만하다면, 너만 손해를 볼 것이다.
<묵 상>
본문은 지혜가 초청하는 잔치와 미련한 여인이 초청하는 잔치를 뚜렷하게 대비하여 줍니다.
1. 지혜가 베푸는 잔치에로의 초청(1-12절)
"지혜가 일곱 기둥을 깎아서 자기 집을 건축하였다."(1절) 여기서도 '지혜'를 8장에서 창조 이전부터 존재했던 지혜처럼 의인화하여 성자 하나님으로 보기도 합니다. 그 지혜가 집을 건축한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당시에 헤롯왕이 짓고 있던 성전을 보시고, 이 성전을 헐면 사흘 동안에 일으키시겠노라며, 당신의 몸을 집(성전)으로 비유하셨습니다. 히브리어로 ‘지혜’가 복수형입니다. 그런데 동사 '건축하다'는 단수형입니다. 이처럼 주어가 복수형임에도 동사를 단수형으로 쓸 때의 복수를 ‘장엄복수’라고 합니다. 지혜를 장엄복수로 쓴 것은, 지혜의 신적 탁월함과 완전함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만약 인격화된 지혜가 성자 하나님을 의미한다면, 이 집은 성육신 하실 그리스도의 몸을 가리키는 것이 됩니다. 이 집의 기둥은 7개입니다. ‘7’은 완전수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지혜의 완전성’, ‘그리스도의 완전성’을 의미합니다.
"지혜가 짐승을 잡고, 혼합한 포도주로 상을 차리고,"(2절) ‘짐승을 잡았다’는 것은 ‘풍성한 잔치’라는 의미입니다. 지혜가 베푸는 잔치는 영적으로 풍성한 은혜가 있음을 뜻합니다. ‘포도주를 혼합했다’는 것은 ‘기쁨의 잔치’라는 의미입니다. 성경에서 포도주는 기쁨에 비유되곤 합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시 4:7) 농부에게 최고의 기쁨은 추수할 때입니다. 그 해의 농사가 풍년이면 그 기쁨은 배가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추수를 마친 후, 추수의 기쁨을 감사하기 위해서 지킨 절기가 ‘수장절’입니다. 지혜가 잔치를 열고서 포도주를 혼합했다고 하는 것은 맛과 향을 높이기 위해서 향료를 넣었다는 의미입니다. 잔치의 기쁨을 더 크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지혜가 베푸는 잔치에는 풍성한 기쁨이 있음을 뜻합니다. ‘상을 차리다’는 것은 ‘준비된 잔치’라는 의미입니다. ‘차리다’라고 번역된 단어는 '갖추다', ‘순서대로 놓다’, ‘정돈하다’의 뜻입니다. 음식을 아무렇게 배열한 것이 아니라 초청된 사람에게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를 했다는 뜻입니다. 준비하는 수고의 정도와 초대된 사람이 존중을 받는다고 생각되는 잔치를 갖춘 것입니다.
"자기 여종을 보내어, 마을 높은 곳에서 소리쳐 사람들을 초대하게 하였다."(3절) 잔치 준비가 끝나자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지혜가 사람들을 초청할 때에 은밀한 곳에서 부르지 않습니다. 마을 높은 곳에서,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소리쳐 부릅니다. 그 부름의 대상에는 예외가 없음을 뜻합니다. ‘소리치다’의 뜻은 ‘방문하여 말하다’는 의미입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소리만 치는 것으로 임무를 다한 게 아니라 책임성의 강조를 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대면하여 간절하게 초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누구나 이리로 오시오." 지혜 없는 사람들에게 여종이 말했다. 와서, 준비한 음식을 먹고 포도주를 마셔요. 어리석음을 버리고 거기에서 멀리 떠나세요. 그러면 살 것입니다. 명철의 길을 걸으세요."(4-6절) ‘어리석은 자’와 ‘지혜 없는 사람’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이 없고, 온갖 종류의 유혹과 미혹에 노출되어 있는 미성숙한 사람을 지칭합니다. ‘지혜 없는 사람’은 문자적으로는 ‘마음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즉 ‘지각이 모자라 무지한 사람', '속없는 사람'을 지칭합니다. 이런 부류의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빠져 있고, 뭔가에 중독되어 있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지혜는 그들에게 '준비한 음식을 먹고, 포도주를 마시라'고 합니다. 그것이 어리석음을 버리는 것이고, 생명을 얻는 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준비한 음식'과 ‘포도주’는 일차적으로는 잔치상에 차려진 음식을 뜻합니다. 하지만 상징적으로 주님의 몸과 피를 나누는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를 의미합니다. 그 빵과 포도주가 이 세상이 전부라는 생각의 어리석음을 버리게 해 주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잔치에서 먹고 마시는 사람이 ‘명철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명철’은 ‘분별력’, ‘통찰력’입니다. 하나님을 향하는 것과 하나님을 향하지 않는 것을 구별하는 능력입니다. 이 잔치에서 먹고 마시는 사람이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나님을 향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비웃는 자를 꾸짖는 사람은 오히려 모욕을 받게 될 것이고 악한 사람을 책망하는 사람은 해를 입을 것이다. 비웃는 자를 꾸짖지 마라. 오히려 미움만 산다. 지혜로운 사람을 꾸짖어라. 그는 네 꾸지람을 고맙게 생각할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을 훈계하여라. 그는 더 지혜롭게 될 것이다. 의로운 사람을 가르쳐라. 그는 더 많이 배울 것이다."(7-9절) 지혜가 생명의 잔치를 열고 초대할지라도 끝까지 거부하고 비웃는 사람과 악한 사람에 대해서 말합니다. 여기서 '비웃는 자'는 '거만한 자'입니다. 하나님을 업신여기고 조롱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악한 사람'은 '도덕적으로 악할 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 불경건한 사람'을 뜻합니다. 거만한 사람에게 훈계하는 것과 악한 사람을 책망하는 것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거만한 사람을 훈계하였다가 오히려 수치와 모욕을 당할 수 있으니 그렇게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믿는 것이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 아니라, 진리를 말해도 그가 그 가치를 결코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 차라리 지혜로운 사람을 훈계하면 그들은 고마워하게 되고, 그는 더 지혜가 더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거만한 사람, 악한 사람은 점점 더 영적인 것과 더 멀어지게 되고, 지혜로운 사람, 의로운 사람은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여호와를 경외함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한 분을 아는 것이 명철의 시작이다."(10절) ‘근본’은 ‘시작’, ‘처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지혜의 시작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 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는 사람은 지혜의 근본이 없는 사람입니다. 거룩하신 분을 아는 것이 명철이라 함은, ‘통찰력’, ‘분별력’을 갖게 되는 것은 하나님을 알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명철함, 최고의 통찰력과 분별력은 거룩하신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나 지혜를 통해서 네가 오래 살고, 네 생명이 길어질 것이다. 네가 만일 지혜롭다면, 지혜가 네게 유익하지만, 만약 네가 거만하다면, 너만 손해를 볼 것이다."(11-12절) 지혜가 성자 하나님이시라면,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날이 많아지고, 생명의 해가 더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지혜이신 성자 하나님을 거부하면 궁극적으로 손해를 당하는 것도 불을 보듯이 뻔한 일입니다. 만일 내가 지혜롭다면 지혜가 나만 유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게 합니다. 하지만 거만한 자는 자신 홀로 해를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초청하십니다. 우리 역시 주님의 초청에 응하므로 자녀의 권세를 누리십시다.
<오늘의 기도>
창조의 아버지 하나님!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지혜로운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법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옵소서.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겨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명철을 지니고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아는 지혜로 자신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유익하고, 이롭게 하는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바로 알아가는 명철함으로 세상을 의롭게 하는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