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가욕관(嘉峪關) 초봄
긴 용이 꼬리 감춘 새향(塞鄕)의 천하웅관(天下雄關)
북풍 한설에 이 내 마음 차디찬데
장군부(將軍府) 옥골(玉骨) 옹두라지엔 봄이 몰래 피누나
* 가욕관; 감숙성 주천시에서 22km 떨어져 있는 서쪽 관문이다. 이중으로 된 웅장하고 견고한 요새로, 명 때(1372년) 축조되었다. 일찍 뜬 보름달이 환히 비친 성루
의 정경은 나를 완전 사로잡는다. '天下雄關'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 긴 용; 중국 하북성 발해만 산해관(山海關)에서 가욕관 까지 약 5,000km에 달하는 만리장성. 장성은 사실상 여기서 끝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 새향; 서역 변두리 요새의 고장. 흔히 허시후이랑(河西回廊) 4주(州)인 무위(武威, 凉州), 장액(張掖, 甘州), 주천(酒泉, 肅州), 돈황(敦煌, 沙洲)을 일컬음.
* 장군부; 가욕관은 옛날에 5,000명의 대병력이 주둔했다 하는데, 그 지휘부를 말함. 마침 눈발이 거세게 날리는 데도, 뜰에는 늙은 매화나무 한 그루가 막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변방의 바람은 봄이라 해도 매섭다.
* 옥골; 옥골빙자(玉骨氷姿), 빙자옥골, 빙기옥골(氷肌玉骨), 옥골빙혼(玉骨氷魂). 설중군자(雪中君子) 등. 매화의 아름다움과 향기를 칭송한 말.
* 졸저 세계산악시조 제1집 『산정만리』 제92번(112면).
* 『探梅』 반산 한상철 정격시조 선집 제1장 테마 시조 ‘매화’ 2-9(32면). 2023. 9. 20. 도서출판 수서원.
10. 빈교행(貧交行)
손바닥 뒤칠 때는 구름인가 했더니
손등을 엎을 때는 소나기가 내려도
오갈 든 매형(梅兄) 못 잊어 천리 찾은 늙은 학(鶴)
* 돈이 있는 동안은 사이좋게 친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싹 돌아서고 만다. 마치 손바닥을 뒤집으면 구름이 일고 다시 제치면 비가 되는 것처럼 변화가 심하다. 이와 같이 변덕스럽고 경박한 인심은 일일이 문제 삼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번수작운복수우(翻手作雲覆手雨) 분분경박하수수(紛紛輕薄何須數) -두보 빈교행에서 차운하다(당시선 중국 고전명언사전 825쪽). 가난했을 때 사귄 벗은 절대 잊어서는 아니 된다.
* 매화와 학은 서로 멋지게 어울리는 사이다. 송의 임포(林逋)는 벼슬을 하지 않고, 은둔하면서 ‘매화를 아내, 학을 자식 삼을’ 정도〔梅妻鶴子〕로 매화를 지극히 사랑하였다.
* 매형; 매화의 별칭, 이 밖에도 한사(寒士), 매군(梅君), 매선(梅仙) 등 여러 애칭(愛稱)이 있다.
* 졸저 제4시조집 『仙歌』(선가-신선의 노래) 제108번(137~138면).
* 『探梅』 반산 한상철 정격시조 선집 제1장 테마 시조 ‘매화’ 2-10(33면). 2023. 9. 20. 도서출판 수서원.
매화도. 먹지에 백매 낭곡 작. 필자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