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月25日을 맞이하는
스물다섯 가지 이야기
5] 근사한 저녁 식사ㆍ글 : 김져니
글 * 그림: 김져니
온 가족이 둘러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갈색으로 그을린 칠면
조를 나누어 먹으며 보내는 따뜻한 저녁. 이런 크리스마스 식
사는 이제 영화 속에나 있는 그런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보내
기 위해 멀리 흩어진 가족이 모이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
기 때문이다. 더구나 꽁꽁 언 도로 위로 뒤언킨 차들을 생각
하면 따뜻한 칠면조는 티브이 스크린에서 만나는 것이 더 반
갑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둔 어느 수요일, 릴리는 저녁에 먹을 감
자칩과 와인을 사러 마트에 갔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어."
릴리는 얼떨결에 칠며조를 구매했다. 무려 7킬로짜리 대형 칠
면조였다.다만, 칠면조를 들고 귀가하는 길에 칠면조를 구울
오븐이 집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참에 오븐을 하나 마련해야겠어,"
그렇게 릴리는 작은 오븐을 구매했다. 많은 기능은 없지만, 작
은 집에 딱 알맞은 크기의 오븐이었다. 릴리는 이제 매년마다
칠면조 구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릴리는 소파에 누워 스마트폰을 컸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크리
스마스 저녁 식사에 초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까지 연
락을 주고받던 친구들에게만, 너무 오랜만에 연락을 하면, 다
른 의미로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예를 들면, 결혼 발표라던가,
돈을 빌려달라는 이야기라던가. 최악의 상황으로는 테이트 상
대를 구걸하는 것처럼 보인다던가.
12월 25일 오후 6시 릴리네 크리스마스 저녁 파티 30분 전.
릴리는 생애 최초로 대형 칠면조 구이를 완성했다. 완성하고
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큰 칠면조 구이였다.
'내가 너무 들떠있었나 ···"
릴리는 오늘 저녁 이 칠면조를 다 먹을 수 있을 만큼 친구들이
와줄지 걱정이 되었다.
12월 25일 오후 6시 25분. 딩 - 동, 밸 소리가 들렸다. 릴리는
조금 걱정스러운 얼굴로 현관으로 나갔다. 현관문을 여니, 릴
리의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와 그 친구의 친구들이 현관문 앞
에 서있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릴리의 크리스마스 식탁에서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
르고 있었다.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사람들을 위하여
글 한 편 中에서...P34~37
2023年12月15日,金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의한줄
음악과함께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