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月25日을 맞이하는
스물다섯 가지 이야기
6] 우린 만나야 해요ㆍ글 : 김져니
글 * 그림: 김져니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어느 금요일 테이비드는 18년간 몸을
담았던 크라프트 맥주 회사에서 퇴직을 했다. 내년이면 영업
부 부사장으로 승진을 앞두고 있었지만, 더 늦기 전에 삶의 템
포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데이비드의 삶은 단조롭지 않았다. 맥주 회사 영업
직이란,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마다 맥주 한 잔 두 잔은 기본이
다. 우리 몸에 술이 들어갔을 때를 생각해 보라, 절대로 단조로
울 수 없지 않은가, 더구나 경쟁업체에서 나온 맥주 시음은 그
의 하루 일과였다. 아,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것은, 그의 주변을
배회하던 수많은 여인들, 마리암, 패트리샤, 그리고 35번가 골
목 맥줏집의 그녀...그는 직장 생활을 하며 맥주로 빚어낸 동
그란 배를 감싸고 이제는 삶의 재미를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이비드는 따뜻한 샤워를 하고 나와 퇴직을 자축하는 의미로
새로 장만한 샤워가운을 걸쳤다.
허리띠를 들러메니 꽤나 포근한 가운이었다. 데이비드는 물기
를 대충 털어내고는 의자에 앉아 긴 종이 노트를 펼쳐들었다.
"어디 보자, 밥 한 번 먹기로 한 사람들이랑 전화 한 번 하기로
했던 사람들로 나누어보면 되겠군,"
데이비드는 긴 종이를 반으로 접어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었
다. 오른쪽에는 '언제 밥 한 번 먹어요'라는 약속을 주고 받았
던 사람들의 이름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왼쪽에는
'전화할게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걸지 않았던 그 많던 사람들
을 적었다.
18년간 데이비드는 영업직에 헌신했다. 그가 맡은 라거* 제품
은 시장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는 이렇게나 성실한
직원이었으며, 이 성실의 대가는 지키지 못할 수많은 약속들을
남겼다.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이 많은 사람들, 데이비드
는 자신의 18년을 되돌아보며 이제는 약속을 지킬 때라는 마
음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사각사각' 종이 위에 펜을 끄적이는 소리만이 방안을 맴돌았
고, 밤의 정적은 길어져만 갔다.그리고 자명종이 울렸다. 밤
12시, 방 안으로 울려 퍼지는 자명종 소리가 12월 25일 크리
스마스라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군,,,"
매일이 크리스마스인 사람들을 위하여
글 한 편 中에서...P38~41
2023年12月16日,土曜日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책속의한줄 좋은글에
다녀갑니다 늘봄님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