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자취방에는 새님이 두 마리 군림하고 계십니다.
문조 페페는 7월 중순에 털갈이를 다 마쳤고,
페페보다 좀 더 일찍 가시깃이 돋아나 선명한 주황띠를 쓴 모란 쿠는 아직도 간간히 가시깃이 올라와요....어째서지????;;
어쨌건 처음엔 사이 좋지 않던 두 마리 새들은 발정기를 기점으로 항상 신경질적이던 페페가 구애춤+구애노래를 부름으로써 차차 나아지더니 이제는 이동장에 같이 넣어도 싸우지 않고 서로 뽀뽀하는 사이에 이르렀으나..
저는 봤던 겁니다. 약 2주 전 아침, 가지고 놀라고 넣어준 실뭉터기달린 구슬에서, 열정적으로 허리짓을 하던 모란 쿠를....
.......ㅇ<-<
네, 그래요. 두 마리 다 수컷이에요.
게다가 쿠도 발정행동을 보이더니만 서로 등 뒤를 올라타려는 게이 새들이 되어버렸습니다.
꺼내주면 페페는 일단 제 엄지발가락으로 올라와 열심히 구애송을 부르며 엉덩이를 부비고,
쿠는 제 손가락 간을 열심히 맛보면서 손톱 밑을 부리로 긁다가.. 살 파고들어서 지금도 손톱 밑이 쓰리고..
내가 아파하건 말건 빨랫줄 횃대에 앉아서 서로 게이짓하고 있고....ㅠㅠ
너네 진짜 미,미ㅇ......
..........아니 그냥 좋다구....................☞☜
(무지개다리를 건넜던 베아티와는 달리 쿠야는 저를 그닥 따르지 않았어요.
몇일이 지나도 새장 앞에 사람이 다가가면 뒤쪽 횃대로 가고, 문 열어도 반응도 없고, 손가락을 앞에 가져다대면 주춤주춤 물러서고, 그나마 사람이랑 좀 익숙해 지니까 부리로 손톱 밑 살쪽을 가지고 장난쳐서 항상 손톱 밑은 쓰리고, 볼 쓰다듬어주려고만 하면 손가락을 왁 깨물던가 그러고.. 저보다는 맨날 자기 때리거나 공격하는 페페를 더 좋아할 때면 진짜...ㅠㅠ
그래도 다섯 달 정도 지내고 때때로 서글픈 마음을 삭히면서 간간히 머리부터 등까지 쓰다듬거나 졸릴 때 볼을 만진다던가 하는 시도를 계속하니까, 이제는 물을 따라 주면 스스로 목욕도 잘 하고 목욕 후 셀프쓰담을 하거나 쓰담강요도 하고, 졸리건 안졸리건 머리나 볼을 만져주면 털 부풀리면서 하품도 하고 느끼기도 하고 이쪽 긁으라고 고개 조금씩 기울이기도 하고..
이제 그 손톱 밑 살 파고들어서 아프게 만드는 버릇만 고치면 참 좋을텐데 이건 영원히 안 고쳐질 듯............ㅠㅠ
페페는 첫번째와 두번째 털갈이 이후 굉장히 사나워지고 반응도 없고 문 열고 손을 새장 안에 넣으면 도망도 갔어요. 그래도 털갈이 시즌 끝난 후 몇주가 지나면 새장 문 앞에 사람이 나타날 때마다 어서 열어달라고 문 앞에 달라붙을 정도로 회복되었어요.
아 이놈의 털갈이....)
p.s
사진도 올리고 싶은데 찍을 만한 거라곤 휴대폰 뿐이고.
내 휴대본 잭은 쿠가 박살낸 지 오래고.
결국 너네 사진은 오늘도 휴대폰의 4G이동식디스크에 쌓여갈 뿐 컴퓨터로 옮기지도 못하고...
아.....................................;ㅁ;
첫댓글 나츠(페페)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페페와 쿠야가 더욱 주인과의 교감이 더욱 친밀해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좀 더 시간이 흐르면 주인과의 교감이 잘 이루어 지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