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요, 취미(여행) 24-7, 부산 와서 너무 좋아요
한적한 해운대
김성요 씨와 부산 가는 날, 하늘이 흐리고 보슬보슬 비가 내린다.
오랜만에 고향 가는 날이라 하늘이 맑았으면 했는데, 아쉽다.
비 오는 바다도 나름의 멋이 있겠지, 이런 날 바다 보며 커피 한 잔 마시면 참 좋겠다,
이렇게 마음을 달래며 떠난다.
부산은 벌써 꽃이 피었다. 매화, 산수유가 가는 곳마다 반긴다.
겨울이고 날이 흐리니 참 한적하다.
작년 여름에 찾았던 해운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복잡하지 않아서 여행지를 찾아다니기에 오히려 편안한 점도 많다.
아직 다 가지 않은 겨울, 흐린 날의 해운대도 나름의 멋과 편안함이 있다.
저녁 고깃집은 자주 가기 힘든 곳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저녁을 먹으러 나선다. 숙소 근처가 상당한 번화가다.
김성요 씨와 밤거리를 거닐다 마음에 드는 고깃집을 찾아 들어간다.
김성요 씨가 꼭 먹고 싶다던 삼겹살을 주문한다.
지난번 6여전도회 신년회를 거창의 어느 고깃집에서 했다. 그때 김성요 씨가 참 좋아했다.
이렇게 고기 구워 먹는 식당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다른 어떤 메뉴보다 고깃집은 자주 가기 힘든 곳이다.
고깃집은 대부분 저녁쯤 문을 여는데, 김성요 씨와 지인들의 약속은 주로 점심시간이다.
물론 집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야 있지만, 식당에서 먹는 것과는 또 맛이 다르다.
김성요 씨에게 저녁 고깃집은 자주 가기 힘든 곳임을 이번에 알았다.
이렇게 여행 왔을 때, 일부러라도 자주 와야겠다.
다음에는 두 밤 자면 안 돼요?
숙소 둘러보던 김성요 씨가 말한다.
“여기 좋다. 다음에 또 와요. 다음에는 두 밤 자면 안 돼요?”
1박 2일 여행은 여러 차례 했으니, 이제 2박 3일 여행에도 욕심을 내본다.
이야기 나온 김에 직원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슬쩍 말해 본다.
“성요 씨, 여름에 이런 곳에서 열흘쯤 지내면 어때요?
1년에 한 번 정도, 이런 숙소를 빌려서 열흘 정도 성요 씨가 지내보는 거예요.
전처럼 거기서 밥도 먹고 손님도 초대하고요. 잠도 잘 수 있고요.”
김성요 씨가 아주 좋다고 한다.
지난여름, 사택을 두 달 정도 빌려 지내던 것처럼 그렇게 지내고 싶다고.
숙소에서 혼자 자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게 다른 곳을 오가며 오랜 시간 지낼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김성요 씨가 때마다 조금 긴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보고 싶은 가족
고향에 오니 부쩍 가족 생각이 나나 보다.
김성요 씨가 아버지 오빠 언니 동생 어머니 이름을 여러 차례 부른다.
언젠가 박현진 선생님이 김성요 씨가 원한다면 가족을 다시 찾아보자고, 함께 방법을 찾아 보자고 하셨다.
“성요 씨, 가족들 보고 싶어요?”
“네, 보고 싶어요.”
“가족들, 찾아볼까요?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성요 씨가 원하면 한번 찾아보면 어때요?”
“찾으면 좋죠. 그런데 못 찾으면요?”
“못 찾으면 어쩔 수 없지만, 찾지 않으면 또 영영 찾지 못하니까요.”
“네, 그렇죠. 그래요.”
“가족들 만나면 뭐 하고 싶어요?”
“그냥 같이 있고 싶어요. 같이 집에서 밥 먹고 놀고 그러고 싶어요.”
담담한 말투로 말하는 김성요 씨.
김성요 씨에게는 가족과 좋았던 기억이 많다.
그저 가족과 함께 있고 싶다는 김성요 씨가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지내면 좋겠다.
기억에서나마 가족과 내내 함께이면 좋겠다.
부산 와서 너무 좋아요
어느덧 창밖이 까맣게 물들었다.
잘 준비를 마치고 김성요 씨와 나란히 숙소 침대에 눕는다.
어두운 방에서 김성요 씨가 낮은 목소리로 소근소근 오늘의 부산 여행에 관해 이야기한다.
“오늘 바다도 보고 커피 마시고 편지도 쓰고, 저녁에 고기도 먹었다. 침대에서 자고 숙소에서 샤워도 하고.
참 좋다. 너무 좋아요, 부산 와서 너무 좋아요.”
김성요 씨가 오늘 유난히 너무 좋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저녁의 고요함 탓인지, 부산에 와서 너무 좋다는 김성요 씨의 작은 목소리가 참으로 크게 들린다.
2024년 2월 20일 화요일, 신은혜
자주자주 외박하는 성요 씨. 신아름
파도소리와 성요 씨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다음에는 두 밤 자면 안 돼요?” 열 밤도 좋아요! 월평
첫댓글 좋은 생각이네요. 작년 여름 단기사회사업을 통해 성요 씨의 의지와 역량이 높아졌을 것이고 올해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시도해볼 수 있겠어요. 성요 씨가 부산을 좋아하니 부산에 머무르는 것도 좋겠네요.
이렇게 나누어 쓰신 기록을 보니 이번 부산 여행, 참 알차게 다녀오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행의 운치를 즐기며 또 다른 희망을 품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