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와 사복대사- 삼국유사
<말하지 않던 사복:사복불언蛇卜不言>
‘삼국유사’에는 원효(617~686)에게 가르침을 준 고승이 여럿 등장한다. 사복蛇卜도 그런 인물 중 하나다.
원효의 후배도반이면서 조력자이다. 사복蛇卜, 사파蛇巴, 사복蛇伏 혹은 사포蛇包라고도 한다. 흥륜사 금당에 모셔진 신라 십성十聖 중 한 명이다.
그의 생몰연대는 불분명한데, 다만 원효가 고선사高仙寺에 머물 때(681~687)에 사복 어머니의 장례를 함께 거행했다고 한다.
●경주 만선북리에 한 과부가 있어 남편도 없이 잉태를 했다. 아이를 낳으매 나이 열두 살이 되도록 말도 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다.
(뱀은 말하지도 손발이 없으니 일어
나지도 서지도 못한다--
사蛇:긴뱀 사, 복卜:점복)
그래서 ‘사동蛇童’(뒤에서는 ‘사복’,
또는 ‘파’, ‘복’ 등으로 되었으나
모두 사동:뱀아이)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그 어머니가 죽었다. 그때 원효대사는 고선사에 머물러 있었는데 원효가 사동을 보고 맞아 배례했더니, 사복은 답례도 하지 않은 채, 원효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대와 내가 지난날에 경을 싣고 다니던 암소(사복어머니)가 지금 죽었다.
같이 장사지내는 것이 어떠한가?”
원효는 그러자고 허락하고, 함께 사복의 집으로 왔다. 사복은 원효로 하여금 포살수계布薩授戒를 하게 했다.
원효가 시체 앞에 임하여 고축했다.
나지 말지어다, 그 죽음 괴롭도다.
죽지 말지어다, 그 태어남 괴롭도다.
원효의 고축을 듣고 사복은 말했다.
“말이 번거롭다.”
그래서 고쳐서 다시 고축했다.
죽는 것도 나는 것도 괴롭도다.
둘이서 상여를 메고 활리산 동쪽 기슭으로 갔다. 원효가 말했다.
“지혜 있는 호랑이를 지혜 숲 속에 장사지냄이 그 아니 마땅한가!”
사복은 그제 게송을 지었다.
•옛날 석가모니 부처님,
•사라수 사이에서 열반하셨네.
•지금도 그와 같은 이 있어,
•연화장세계에 들려고 하네.
게송을 마치고 띠풀을 뽑아내자
그 아래에 한 세계가 열려 있어 명랑, 청허하고 칠보 난간에 누각이 장엄하여 인간 세상이 아니었다.
사복은 시체를 지고 함께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그 땅은 이내 아물어졌다. 원효는 돌아왔다.
뒷사람들이 사복과 그 어머니를 위해 금강산(경주 북산을 가리킴) 동남
기슭에 절을 세우고 이름을 ‘도량사’라 했다. 그리고 매년 3월 14일엔
점찰법회占察法會(점찰경漸刹經
에 의한 참회법회,=점찰법占察法)를 행하여 그것을 항규恒規(보통있는 일)로 삼았다
사복이 세상을 지낸 시詩 말이
오직 이것뿐인데 세간에서는
흔히 황당한 설說로써 기탁寄託(어떤 일을 부탁하여 맡겨 둠)해 붙였으니 가소로운 일이다.
•잠잠히 용龍이 잠자고 있은들
어찌 등한했으랴,
•떠나면서 읊은 일곡一曲(한 곡조)
모든 것 다했네.
•괴로운 생사生死는 본시 괴로운 것이 아니니,
•연화장에 부휴浮遊(물위나 물속,
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하매
세계가 너르구나.
<참고>
●고선사高仙寺
고선사는 토함산에 있던 사찰이다.
경주 시내에서 대왕암을 향해 토함산을 오르자면 제법 규모 있는 호수가 나타난다(덕동댐). 고선사의 옛터는 덕동댐 건설로 호수 아래 잠겨 있다. 절터는 1975년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는데 1962년 국보로 지정된 높이 9m의 삼층석탑은 이때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절터는 동서 100m, 남북 80m에 이른다. 회랑 내부에 금당과 석탑이 나란히 있는 절집은 우리나라에서 고선사가 유일하다. 금당과 회랑의 초석과 장대석, 서당화상비를 받치고 있던 귀부도 모두 삼층석탑 곁으로 옮겨 갔다. 석물들은 지금 경주박물관 마당 한켠에 모여 있다.
원효의 손자인 중업仲業이 세웠다는 서당화상비에는 대사의 일생이 새겨져 있다. 서당誓幢은 원효의 어린시절 이름이었다고 한다.
1914년 고선사 터에서 서당화상비 일부가 발견된 데 이어 1965년엔 멀리 떨어진 동천사 터 주변 농가에서 작은 조각이 추가로 수습됐다.
●경주 흥륜사興輪寺
신라 최초의 사찰이며 이차돈순교 추모재를 매년 음력8월 올린다
신라의 흥륜사 금당(경주 사정동)에는 신라 십성의 소상이 모셔져 있었는데,
동쪽 벽에 앉아서 서쪽으로 향해서는 아도我道, 염촉厭髑, 혜숙惠宿, 안함安含, 의상義湘이, 서쪽 벽에 앉아서 동쪽을 향해서는 표훈表訓, 사복蛇卜, 원효元曉, 혜공惠空, 자장慈藏이 있었다고 한다.
이 순서로 본다면, 사복은 원효의 후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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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봉사 현각대일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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