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제목 : Love Game
소설작가 : 유루진 (jiyoonkaep@hanmail.net)
Love Game <2화> 무섭고 거대한 세력, 파!
우진의 생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즈음 서울 고등학교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한 학교에 연예인 뺨치는 얼굴을 가진, 보디빌더 뺨치는 몸매를 가진 학생이
하나만 있어도 경산데 둘씩이나 있으니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었다.
학생들은, 특히 여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우진과 민영의 팬클럽을 형성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팬클럽이라고 하기에는 도가 지나쳤다.
우진과 민영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따로 모이면서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자신들도 모르게 경계심을 갖고 경쟁을 하는 것이었다.
우진 팬클럽, 민영 팬클럽이 아니라 조폭들과 같이 조직성이 있는
무섭고 거대한 세력, 우진파, 민영파가 생긴 것이다.
우진파와 민영파의 본부는 당연 우진과 민영의 교실 2학년 2반이었다.
그 두 개 파의 이른바 큰 형님은 모두 여학생이었다.
그녀들은 꽤 노는 애들이었기 때문에 왠만한 남학생들은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그녀들도 우진과 민영 앞에서는
꼬리를 내리고 눈치를 살피며 살금살금 행동했다.
우진파와 민영파의 세력분포는 거의 비슷비슷했다.
1학년의 열개 반 중 다섯 반은 우진파, 나머지 다섯 반은 민영파,
3학년도 1학년과 같았다.
그러나 우진과 민영이 직접 속해있는 2학년은 상황이 달랐다.
어느 한 반도 세력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다섯 명이 우진파에 가입했다면 그 다음날 민영파에도 다섯 명이 가입하곤 했다.
또 우진파에서 다섯 명이 배신하면 민영파도 다섯 명이 배신하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싸움도 자주 일어났다.
특히 2반은 더욱 심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우진의 생일날,
등교하는 우진파 소속의 학생들 손에는 두툼한 가방이 하나씩 들려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큰 웃음꽃이 피었지만
'드디어 왔구나!' 하는 비장한 각오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큰 축제에 참가하는 듯 신나있는 학생들을 선생님들은 이상하게 쳐다보았다.
우진의 생일날, 모든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이 되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있었다.
2학년 2반 교실에는 몇몇 여학생이 우진을 교실에 남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으며
민영파 큰 형님 김지수와 세 명의 간부들이 옹기종기 모여
종이를 자르고 끈을 묶는 등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때 수많은 학생들이 우르르 교실로 몰려왔다.
우진과 민영파의 김지수와 간부들은 화들짝 놀라며 몰려온 학생들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민영파 소속의 학생들이었다.
맨 앞에는 우진파 큰 형님 장서영이 거만하게 서있었으며,
그녀 뒤에는 거구의 삼학년 남학생들이 대여섯명 서있었다.
서영이 반짝이는 구두 소리를 내며 지수 앞으로 다가왔다.
"김지수, 여기가 우진이 생일 파티 장소니까 여기서 꺼져줬음 좋겠는데..."
싸가지 없었다.
"누구 맘대로? 너희나 꺼져!"
김지수도 싸가지 없게 대들었다.
장서영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재수없게 웃은 후 조용히 소리쳤다.
"그래? 얘들아, 끌어내!"
그러자 서영 뒤에 서있었던 거구의 삼학년 남학생 대여섯명이 달려와
김지수와 여학생을 끌고 복도에 던져버렸다.
서영은 그녀들이 만지고 있던 종이와 끈을 움켜잡은 뒤 복도에 아무렇게 쓰려져 있는
지수와 여학생들에게 뿌리며 싸가지 없게 말했다.
"우진이의 신성한 생일 파티 장소에 이런 더러운 걸 두면 안 되지...어서 꺼져!"
그리고 그녀는 문을 꽉 닫은 후 파티 준비를 지시했다.
어느새 교실은 끝내주게 화려해져 있었다.
칠판에는 우진의 생일을 축하하는 온갖 문구가 적혀 있었고
교실 중앙에는 책상 위에 커다란 케익이 놓여져 있었다.
케익에는 열 여덟 개의 촛불이 주위를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 케익 주변에는 교실에 모인 사람 수 보다 많은 포장된 선물들이 간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우진아! 생일 축하해!"
교실에 모인 학생들은 노래를 부르며 우진의 생일을 축하했다.
우진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 없이 무뚝뚝하게 말했다.
"뭐하러 이런 것까지 준비하냐? 어쨌든 고맙다."
그리고 우진은 힘차게 촛불을 껐다.
그러자 교실이 떠나갈 만큼 큰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다음날, 이번에는 민영파 소속의 학생들이 두툼한 가방을 하나씩 들고 등교했다.
23일, 민영의 생일이었다.
그들은 잔뜩 신이 나있었다.
선생님들은 이틀 연속 계속되는 학생들의 행동에 이상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민영의 생일날, 모든 수업이 끝났다.
우진파의 장서영과 몇몇 간부 학생들이 하교를 하기 위해 가방을 가지려 교실로 향했다.
하지만 2반 교실에는 수업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엄청 많은 학생들이 우글대고 있었다.
"지금 뭐하는거야?"
서영이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지만
같이 딸려오던 간부 학생들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녀들은 뒷 문을 향해 용감히 걸어갔다.
그러나 그 용감함은 오래 가지 못했다.
2반 교실의 앞 문과 뒷 문에는 어제 김지수를 복도에 내던진 학생만큼
큰 거구의 남학생들이 지키고 있었다.
특히 뒷문에는 김지수가 껄렁껄렁 서있었다.
"비켜! 나 가방 가지려 왔거든...여기서 재수없게 서있지 말고 비켜!"
장서영이 주눅들지 않고 소리쳤다.
그러나 김지수는 순순히 비켜주지 않을 기세로 소리쳤다.
"너희같이 더러운 년들은 민영이 생일 파티 장소에 못 들어와!"
그때 한 여학생이 다가왔다.
그 여학생의 목에는 신분증 같은 것이 걸려 있었으나 신분증보다는 허가증에 더 가까웠다.
거기에는 그 여학생의 이름과 학년, 반, 번호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하단에는 '민영파 소속의 학생임을 인정하므로 교실 출입을 허락함' 이라고
적혀있었고 지수의 사인으로 보이는 휘갈겨 쓴 이상한 글씨도 보였다.
"통과!"
지수는 서영이 들으라고 큰 소리로 외친 다음 그녀들에게 물었다.
"가방 가지려 왔다구? 조금만 기다려!"
지수는 재빨리 교실로 들어갔다.
서영은 그녀를 창문을 통해 보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보지 못했다.
얼마 후 문이 열리더니 힘들게 빠져나온 듯한 모습의 지수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녀의 손엔 가방이 들려 있지 않았다.
"너희들 아직까지 여기있니? 빨리 내려가봐!"
지수의 말에 서영과 간부 학생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제 더 올 사람 없지?"
지수가 상황 파악 안 되는 서영을 못 본체 하며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남학생들에게 다정히 물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에게 교실로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그 다음 멍하니 서있는 서영과 학생들에게 싸가지 없게 말한 후 교실로 재빨리 들어갔다.
"또라이 년들 아냐? 너희 가방, 창 밖으로 던져버렸어! 어서 꺼져!"
서영과 간부 학생들은 힘이 쭉 빠져 학교를 빠져 나왔다.
그녀들의 가방은 정말 아무렇게나 화단에 내던져 있었다.
서영은 최대한 구차해 보이지 않으려고 끝까지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주워 들고는
2반 교실 창문을 바라봤지만 그녀들을 얄밉게 쳐다보는
지수의 얼굴을 보고는 흥분하며 소리쳤다.
"김지수, 이 씨X년아! 넌 죽었어! 내가 너 죽여버릴거야!"
지수는 아무런 대꾸도 안하며 혼자 설쳐대는 서영을 얄밉게 쳐다 볼 뿐이었다.
우진의 생일도, 민영의 생일도 아닌 24일, 서울 고등학교는 무척 살벌했다.
우진파와 민영파는 서로를 경계하며 언제든 큰 싸움이 일어나기 만을 기다렸다.
이런 상황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공주가 어느 파에 선택하는가였다.
파가 형성된 지 일주일도 지났지만 그녀는 우진파, 민영파 그 어느 파에도 들지 않았다.
이유는 그녀가 우진과 민영을 모두 끔찍하게 좋아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기가
힘든 점도 있었지만 다른 학생들이 그녀를 자기 파로 들게하려고 온갖 말을 해대서
그녀는 몹시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파의 고위 간부들은 공주를 잡아야 2반 전체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 열을 올렸다.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하던 공주는 점심 시간 우진파의 서영 옆에 앉아 조용히 말했다.
"서영아, 아무래도 난 민영이보다 우진이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공주의 그 말 한마디에 서영은 뛸 뜻이 기뻐하며
우진파 소속의 학생들에게 승전보를 전했다.
소식을 들은 학생들은 점심을 먹다 말고 공주의 주위에 모여 웃어대며 즐거워했다.
민영파 지수는 왜 그러는지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럴때마다 서영은 공주의 손을 잡고 높게 치켜 올렸다.
점심 시간이 끝나서야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
민영파 학생들은 얼굴이 굳어진 채 신속하게 움직였다.
지수는 무척이나 화를 내며 주위에 서있던 간부들에게 소리쳤다.
"너흰 지금 이렇게 될 때까지 가만 있었어? 바보 새끼들아!...장서영, 민공주 둘 다 죽었어!"
공주는 오후 첫수업인 국어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
국어 선생이 출석 점검을 할 때 공주가 안 들어온 걸
알아 챈 서영은 지수를 보며 안절부절 못했다.
혹시 공주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서영은 한 시간 내내 공주 걱정 뿐이었다.
그러나 지수는 펜을 돌리며 태연하게 앉아 선생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서영과 몇몇 학생들이 공주를 찾아다녔다.
각 반 교실과 화장실, 특별실, 체육관 그리고 학교 건물 뒤편까지...
그러나 공주는 없었다.
그녀들은 시무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옥상 한번 올라가보자! 혹시 옥상에 있을지 모르잖아!"
한 여학생의 말에 서영의 얼굴은 금새 펴졌다.
그녀들은 재빨리 옥상에 올라갔다.
옥상 문을 열자, 공주가 쓰러진 채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서영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며 공주에게 뛰어가 물었다.
"공주야, 왜 그래? 누가 그런거야? 어떤 새끼가 그랬어? 누가 널 팼냐구?"
"민...민...민영파...얘...얘들이..."
공주가 아주 힘겹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얼굴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퉁퉁 부어 있고 눈과 입 부분은 찢어져 있었다.
교복도 찢어졌고 팔과 다리는 멍들어 있었다.
서영은 씩씩거리며 공주를 양호실로 옮기라고 지시한 후 교실로 뛰어 내려갔다.
지수는 교실에서 아이들과 떠들고 있었다.
서영은 그런 그녀 멱살을 잡고는 막무가내로 체육관에 끌고 갔다.
"이 씨X년아! 따라와! 너 내가 죽일거야!"
지수는 있는 힘껏 저항했지만 이성을 잃은 서영의 힘은 당해내지 못했다.
지수는 질질 끌려 체육관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그녀들을 따라 체육관에 모여 들었다.
어느새 체육관에는 사람이 꽉 찼다.
서영은 엄청나게 세게 지수의 뺨을 쳤다.
"씨X년아! 니가 뭔데 공주를 건드려? 니가 뭔데 건드려? 이 씨X아!"
서영이 또 한번 지수의 뺨을 쳤다...
그러자 지수가 바닥에 쓰러졌다.
서영은 이때다 싶어 지수를 짓밟았다.
그러나 이제 지수도 가만있지 않았다.
그녀는 바닥에서 재빨리 일어나 서영의 뺨을 치고 머리를 잡아댕겼다.
"그럼 넌 뭔데 공주를 데리고 가? 응? 왜 데리고 가냐구...이 쌍년아!"
싸움이 심해졌다.
서영과 지수는 욕설을 마구 주고 받았으며 뺨을 치고 머리를 힘껏 잡아댕겼다.
학생들은 즐겁게 싸움을 지켜보다가 점점 심해지니까 그녀들의 싸움을 말리려고 했다.
그러나 말리려고 모여든 학생들한테도 싸움이 번졌다.
각 파 소속 학생들이 자신의 파 우두머리를 더 보호하기 위해 대치하다가
시비가 붙어 싸움이 일어난 것이었다.
여학생들은 상대방의 뺨을 때리고 머리를 잡아당겼으며, 남학생들은 각목을 비롯하여
쇠 파이프, 그 밖의 공구들을 동원, 체육관을 피로 물들게 했다.
그들의 싸움은 정말 무서웠다.
진짜 조폭 싸움을 연상케 했다.
교복을 입었지만 반듯한 정장과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싸우는 조폭들과 다를바가 없었다.
이렇게 큰 사건의 원인이 그저 얼굴이 잘 생기고 인기가 많은
두 남학생때문이라면 과연 믿을 것인가?
오후 두 번째 수업을 하러 교실로 들어온 선생님들은
텅텅 비어있는 교실을 보고 기가 막힌 표정을 짓고 멍하니 서있었다.
'학생들이 단체로 수업을 거부한 것일까? 아니면 단체로 학교를 탈출?"
선생님들의 머리에는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들이 떠올랐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교장과 교감의 얼굴은 파랗게 굳어 있었다.
"지금 체육관에 난리가 났어요! 엄청...엄청 심해요...정말...빨리 오세요!"
그때 영어 선생이 벌벌 떨며 소리쳤다.
그 말을 들은 선생님들은 교장과 교감을 앞세우고 체육관으로 뛰어갔다.
체육관에 도착한 선생님들은 바로 눈 앞에서 벌어지는
집단 폭력 사건을 보고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직 많은 학생들이 주먹과 무기로 서로 치고 받았으며
몇몇 학생들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또 다른 여학생들은 공포감에 얼굴도 제대로 못 들며 구석에 쳐박혀 있었다.
그밖에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안 맞으려고 도망가는 학생,
온 몸이 멍든 채 펑펑 우는 여학생, 그야말로 체육관은 아수라장이었다.
교장은 마치 조폭이 학교에 쳐들어와 싸우는 것 같이 보이는 등
갖가지 환상이 보였지만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그만! 그만! 그만! 이제 그만!"
그러나 교장의 목소리는 학생들의 폭력 소리에 묻혀버려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교장은 잔뜩 화가 나서 체육관 지붕이 들썩거릴 만큼 크게 소리쳤다.
"그만! 그만! 그만! 이제 그만!!!"
정말 컸다.
그제서야 학생들은 하던 모든 행동을 멈추고 교장을 멀뚱멀뚱 쳐다봤다.
무척 조용해진 채 말이다.
얼마나 목소리가 컸는지 쓰러진 학생들이 들썩거렸다.
물론 체육관 지붕은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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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창작 ]
Love Game <2화> 무섭고 거대한 세력, 파!
유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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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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