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라면 우리의 것과는 거리가 먼 서구의 차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많이 마시는 녹차와 홍차는 사실 같은 차나무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찻잎을 충분히 발효시킨 것은 ‘홍차’이고 반 정도 발효시킨 것은 '우롱차’, 발효시키지 않은 것을 ‘녹차’라고 부를 뿐이다. 여러가지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녹차와 함께 최근 홍차에도 암 알레르기 치매 등 현대의 고질병에 대한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져 관심을 끌고 있다.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리운 이 계절에 그 효능을 알고 마신다면 더욱 즐거운 티타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홍차는 17세기에 중국으로부터 유럽으로 전해져 전세계로 퍼지게 됐는데 그때부터 홍차는 ‘만병에 효과가 있는 동양의 신비스러운 약’으로 귀하게 여겨졌다. 실제로 홍차는 심신의 건강에 도움을 주는 매우 뛰어난 차라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 과 속속 밝혀지고 있다.
홍차 특유의 선명한 적갈색은 홍차에 들어 있는 테아플라빈, 테아루비진 등에 의한 것으로 두 성분을 묶어 폴리페놀이라 부르며 카테킨과 함께 이것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 여러가지 질병에 효능을 나타낸다.
그밖에도 홍차에는 카페인, 감마아미노산, 불소, 칼륨, 플라보노르, 사포닌 등의 약효성분이 들어 있어 양은 그리 많지 않지만 폴리페놀과 함께 홍차의 약효와 풍미를 한층 높여주고 있다.
특히 녹차보다 두배 가량 많이 들어 있는 카테킨은 암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카테킨과 홍차의 폴리페놀이 간암 위암 소화기암 폐암 대장암 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녹차나 홍차를 열잔 이상 마시는 사람
일본 사이타마현 암센터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하루에 녹차나 홍차를 열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암으로 사망하는 나이가 5~7세 가량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다른 홍차의 효능으로는 알레르기성 질환에 대한 것을 들 수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의 대표적 질병인 아토피성 피부염은 쉽게 치료되지 않는 성가신 병이다.
이 아토피성 피부염에도 홍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을 비롯한 여러 성분이 항알레르기 작용을 해 증세를 완화시켜 준다는 것이 실험결과 밝혀졌다.
한편 카테킨과 폴리페놀은 뇌세포의 작용을 활발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어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전적으로 뇌졸중을 일으키도록 만들어진 실험용 쥐에게 소금기가 많은 먹이를 주면서 음료수로 홍차, 녹차, 물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먹이면서 관찰해봤다.
물을 준 그룹의 쥐들은 한달쯤 지나자 뇌출혈로 죽어가기 시작했으나 홍차나 녹차를 먹인 그룹의 쥐들은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훨씬 오래 살았다.
염분의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
이처럼 홍차에는 염분의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염분이 많은 음식을 먹더라도 혈압이 올라가지 않고 뇌졸중 예방에도 효능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전에는 에너지의 반 이상을 탄수화물로부터 섭취했으나 지금은 식생활의 변화로 주로 지방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있다.
이같이 지나친 지방섭취는 암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지만 몸속에 들어온 지방이 산화해 과산화지질이 만들어지면 피부 세포 내장 등 전신의 노화와 질병을 앞당기게 된다.
그러나 홍차에 많이 들어 있는 카테킨은 몸속에서 과산화지질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홍차를 늘 마시게 되면 노화방지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뇨병에 효과 있는 바나나홍차
일에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오후나 왠지 몸이 나른하고 찌뿌드드할 때 홍차의 향기와 바나나의 달콤한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는 바나나홍차는 홍차의 폴리페놀·카페인과 바나나의 영양분에 의해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 주는 데 효과적인 음료 수다. 특히 홍차에는 혈당치를 조절해주는 작용이 있고 바나나에는 천연의 당이 들어 있어 당뇨병 환자의 식사요법으로도 권할 만하다.
재료(1인분): 홍차잎 약 3g(작은술로 넉넉히 한숟갈), 바나나 얇게 썬 것 5조각
1. 물이 끓기 바로 전에 홍차와 바나나 3조각을 넣고 불을 끈 뒤 뚜껑을 덮고 3분 가량 뜸을 들인다.
2. 미리 따뜻하게 해둔 컵에 차를 걸러 따른 뒤 나머지 바나나 두 조각을 띄운다.
●고혈압에 좋은 생강홍차
홍차와 함께 생강에 들어 있는 진게론은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감기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생강은 홍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이나 카페인과 합쳐져서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순환기계 장기활동을 활성화해 고혈압이나 냉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
또한 생강에는 자율신경의 활동을 도와주는 작용이 있어 두통이 있을 때나 술을 많이 마시고 난 다음날 생강홍차를 마시면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재료(1인분): 홍차잎 약 3g, 우유 70㎖, 생강 저민 것 2조각, 설탕 약간
1. 그릇에 우유와 물을 넣고 끓인다.
2. 우유가 끓기 바로 전에 홍차잎과 생강을 넣고 불을 끈 뒤 뚜껑을 덮고 3분 가량 뜸들인다.
3. 미리 따뜻하게 해둔 컵에 차를 걸러 따른 뒤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서 마신다.
●불면증에 좋은 레드와인홍차
레드와인홍차는 홍차의 선명한 홍색에 레드와인의 색이 더해져서 보기만 해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색을 띤다.
붉은 포도주는 혈관에 장애를 일으키는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막아 노화나 심장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술이다.
이런 포도주를 섞어서 만든 레드와인홍차는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또 홍차에는 알코올의 분해를 도와주는 작용이 있어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레드와인홍차라면 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재료(1인분): 홍차잎 약 3g, 붉은 포도주 약간, 설탕
1. 티포트와 컵을 미리 따뜻하게 해놓는다.
2. 포트에 홍차잎을 넣고 끓인 물을 부은 다음 뚜껑을 덮은 채 2분 가량 뜸을 들인다.
3. 컵에 먼저 붉은 포도주를 담고 홍차를 걸러 따른다.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 마셔도 된다.
●피로회복에 러시안홍차
러시안홍차는 러시아인들이 즐겨 마시는 홍차로 마말레이드나 잼을 넣어 마시는 것이 특징이다.
마말레이드의 단맛은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며 홍차의 폴리페놀이나 카페인 등의 피로회복 작용과 함께 혈액순환과 뇌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함으로써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재료(1인분): 홍차 약 3g, 마말레이드나 잼 적당량
1. 따뜻한 티포트에 홍차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덮고 약 3분간 뜸을 들인다.
2. 미리 데워놓은 컵에 차를 걸러 따라 놓는다.
3. 기호에 따라 마말레이드나 딸기잼, 꿀 등을 넣어서 마신다.
● 감기 예방하는 홍차
겨울은 감기와 독감이 성행하는 계절이다. 그 예방책으로 손쉽고도 확실하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홍차로 입안헹구기다. 홍차에 들어 있는 테아플라빈과 테아루비진은 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의 활동과 증식을 억제하는 강력한 살균력을 가지고 있다.
보통의 홍차를 10배 정도로 희석하더라도 이 살균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감기기운을 느끼기 시작할 때나 감기가 든 뒤 편도선이 붓고 염증이 생겼을 때 홍차로 입안을 헹구면 빠른 시일 안에 그 효과를 볼 수 있다.
감기를 확실히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홍차를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홍차에 우유를 타면 테아플라빈이 우유의 단백질과 결합해 살균효과가 떨어지므로 타지 않는 것이 좋다.
재료: 우리고 난 일회용 티백이나 적당량의 홍차잎
1. 한번 마시고 난 일회용 티백 한두개를 약 1ℓ의 물에 담가 끓인다.
2. 물을 식힌 뒤 병에 넣어 담아두고 감기기운이 있을 때나 외출하고 돌아온 뒤 이 물로 입안을 헹군다.
●눈의 피로·다래끼에 홍차찜질
홍차에 많이 들어 있는 테아플라빈이나 테아루비진에는 강력 한 살균" 소독작용이 있다. 그밖에도 홍차에 있는 플라보노르와 사포닌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눈이 붓거나 다래끼가 생겼을 경우 홍차액을 눈 주위에 발라주면 좋아진다. 또한 오랫동안 책을 보거나 컴퓨터작업을 해 눈이 피로해졌을 때도 눈을 감은 채 차가운 홍차 티백을 눈 위에 올려놓고 있으면 눈의 피로회복은 물론 기분마저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피부트러블에 좋은 홍차 세안
홍차 끓인 물로 얼굴을 씻고 나면 피부가 상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은 카테킨의 살균효과 때문이다. 피부를 청결하게 해주고 또 적당한 보습효과도 있어 습진 염증 등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홍차를 화장수 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데 끓여서 식힌 홍차 약 1백㎖를 깨끗한 병에 넣은 뒤 3㎖의 글리세린과 5㎖의 에틸알코올을 섞은 뒤 냉암소에 보관해두면 홍차가 쉽게 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피부에 좋은 천연화장수가 된다.
●충치 예방하는 홍차 양치질
홍차에는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소 성분이 들어 있다. 따라서 홍차잎으로 만든 가루로 양치질을 하면 충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잇몸의 염증이나 치조농루는 입안이 불결하면 증세가 더욱 악화되므로 양치질을 한 다음 홍차물로 입안을 헹구면 카테킨의 살균효과에 의해 잇몸질환의 증세가 개선되거나 예방되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정남선 건강정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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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홍차 만들기>
1. 티포트와 찻잔은 미리 뜨거운 물로 헹궈서 따뜻하게 해놓는다.
2. 포트에 양질의 홍차를 한 찻숟가락 넣고 끓인 물 약 1백49㎖를 붓는다.
3. 포트의 뚜껑을 덮은 뒤 2분 정도 뜸을 들인다.
4. 조리로 차를 거르면서 마지막 한방울까지 천천히 따라낸다.
홍차잎을 넣은 포트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홍차잎이 상하로 나뉘어져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점핑’이라 한다. 이때 홍차잎의 맛있는 성분이 우러나게 되는데 이같은 점핑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포트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점핑이 끝나고 홍차잎이 포트 아래로 가라앉을 때까지가 뜸이 드는 순간으로 이때 홍차의 향과 색이 빠져나오는 것이다.
맛있는 홍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품질이 좋은 차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량을 정확히 넣는 것이 홍차의 맛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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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홍차 고르기>
홍차는 세계 약 20개국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도의 다지린과 앗삼, 스리랑카의 우바, 중국의 키몬은 독특한 향과 맛이 뛰어나서 세계의 4대 명차라 불린다.
또 홍차는 높은 산에서 채취되는 하이글론과 중간의 미들글론, 그리고 낮은 밭에서 딴 로글론으로 나뉘는데 높은 곳에서 나온 것일수록 상품으로 분류된다.
수확시기에 따라서도 품질에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첫번째보다는 두번째 수확한 것이 좋아서 명차의 대명사인 다지린이나 앗삼은 모두 5~6월에 따낸 두번째 수확품이다.
차를 고를 때는 잎의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만져봤을 때 중량감이 느껴지고 손끝에 가루가 남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잎의 색은 갈색이나 붉은색을 띠고 광택이 나는 것을 고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