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공원에서/ 이달균
어제 한 화가의 부음訃音을 들었습니다
코끼리 어금니를 닮았다는 바닷가
내 안의 나이테를 헤며 가만히 걸어봅니다
딱히 추억할 일도, 버려야 할 무엇도 없이
적막에 기대어 이름 불러보지만
세월은 너무 견고하여 몰입은 쉽지 않네요
안개인가 어스름인가 섬들 지워지고
둔탁한 생각들이 발끝으로 밀려날 때
태양은 시한부로 지는지 붉음을 더해가네요
바람의 반대편으로 이주하는 새들은
비진도 어느 깃 접을 숲이나 봐두었는지
선두의 힘찬 날갯짓이 이른 밤을 재촉합니다
해진 마음이야 이쯤에서 기워야겠지만
밀물의 거리를 재는 달빛이 밀려들어
일몰은 늘 하는 일인 양 어둠을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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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이달균
시인의 마음은 조금 달라야 한다
시인의 눈빛도 조금은 달라야 한다
시인이 듣는 빗소리도 아주 조금은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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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난중일기 50/ 이달균
시심詩心 바닥나 의사와 면담했더니
상상력 칩 하나 몸에 심어 주더군
의술의 혁명적 진화, 예견된 시인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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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이달균 시집/ 달아공원에 달아는 없고/ 가히/ 2024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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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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