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의 신

고현숙 대표 (코칭경영원)
‘장사의 신’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부를 못해도, 요리를 못해도, 말주변이 없어도 음식점 장사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우노 다카시. 그는 불경기에도 망하지 않고 입지가 나쁘거나 작은 가게라도 반드시 성공하게 만드는 장사의 핵심이 있다고 말합니다.
5평짜리 가게에서 시작해 일본 수도권에만 20개 넘는 가게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 이자카야의 전설, 우노 다카시가 말하는 장사의 핵심에서 경영의 팁을 얻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내 업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는 우선 요식업은 편한 장사라고 말합니다.
식품이나 술 등 모든 재료는 거래선에서 대주고 조금만 조리해서 내 놓으면 돈을 더 받는 데 이것처럼 쉬운 게 어디 있냐는 것이죠. 이렇게 자신의 업이 가진 장점을 생각하며 일을 하면 일을 더 즐길 수 있고, 본인이 일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성공에 이르는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우노 다카시의 모토는 ‘일소 일배, 하루에 한 번은 웃으며 마시자‘는 겁니다. 프랜차이즈를 했다면 사업규모도 커지고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해서 수첩을 새카맣게 칠하는 지루한 인생은 살고 싶지 않다‘ 고 말합니다. 매일 영업이 끝나면 직원들과 한 잔 술을 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직원들은 그를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주인도 즐기고 손님들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잘되는 장사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음식점은 건전한 다단계 사업
음식점을 비롯한 모든 사업은 한 번 온 손님이 다른 손님에게 소개하고 데려오는 점에서 어찌 보면 건전한 다단계 사업과 같습니다. 그러니 전단지를 뿌리거나 반 값 세일을 해서 새로운 손님을 오게 하는 것보다는 한 번 온 손님을 ‘어떻게 하면 다시 오게 만들까?’에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 따뜻하고 편안하며 즐기는 요소가 있어야 합니다. 우노 다카시는 비가 오면 손님이 줄어들 걸 걱정하고 있을 게 아니라, 손님의 젖은 옷을 닦을 수 있게 귀여운 타월을 준비했다가 나눠주라고 합니다. 그것도 두 개를 준비해서 하나로는 발을 닦도록 하면, 그 마음을 손님들은 쉽게 잊지 못하겠지요? 추운 날 들어오는 손님에게는 ‘어서 오세요!’ 라고 인사만 하지 말고 ‘따끈한 두부 좀 드세요.’라고 서비스를 내줍니다. 이런 작은 일이 쌓이면 대형 체인 가게에서 ‘접객 매뉴얼’ 대로 하는 서비스와는 큰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결국 핵심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서비스에 있는 것입니다.
손님에게도 득이 되게
장사는 주인이 이익을 보기 위한 것이지만, 손님들도 이득을 보기 위해 가게에 온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결국 손님도 이득을 보게 해야 장사가 잘되는 것인데요, 그렇다고 싸게 파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싼 식재료를 쓴다면 장기적으로 손님에게 이득이 되는 게 아니죠. 손님과 따뜻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손님에게 득이 되는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문한 술이 없을 때 더 비싼 술을 같은 가격에 주거나, 남은 음식을 포장해갈 때 부재료까지 잘 넣어서 한 끼 식사가 되게 해주는 것 등도 그런 노력입니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손님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합니다. 손님들이 볼 수 있게 오늘의 수프 재료를 써 붙인다든지, 어디서 온 재료라는 걸 재미있게 알리는 것도 모두 손님 입장에서는 가치를 더해주는 일입니다. 제일 맛있는 가게를 만드는 것은 힘들지 모르지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게, 재미있는 가게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사소한 것이라도 나누려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처음 온 손님에게는 이 동네 사는지 물어보고, 인사를 하고, 다음에 왔을 때 기억할 수 있도록 작은 서비스를 꼭 주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더운 날 들어와서 맥주를 시켜서 한 잔 마신 손님에게, ‘맥주 참 시원하게 드시네요. 한 잔은 서비스로 더 드릴게요!’ 라고 하는 것이죠.
연말에 손님이 많거나 붐비게 되면 초창기 같은 접객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노 다카시는 손님이 부르면 ‘잠깐만 기다리세요’가 아니라 ‘네, 곧 갑니다’라고 응답하라고 말합니다. 손님에게 가는 시간은 같을지 몰라도 잠깐 기다리라는 말은 손님이 아닌 종업원 위주의 말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직원에게 한 테이블 갖다 주면서 그 양 테이블에 더 필요한 거 없는지 물어보도록 교육 시킵니다. 고객이 부르기 전에 먼저 다가가라는 것이지요.
종업원과 함께 성장하는 가게
종업원과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우노 다카시는 직원들에게 언젠가 자기만의 가게를 차리라고 권합니다. 평생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은 재미없다면서요. 실제로 그의 가게 종업원들은 5년 정도 일하면서 착실히 저축해서 자본금 5~6백만엔 정도 모아 독립하게 하는데요, 그런 사람이 지금까지 2백여명에 이릅니다. 동업은 반대합니다. 둘이 동업해서 10평짜리 가게를 할 바엔, 혼자서 5평짜리 가게를 시작해서 넓히라는 게 이 사람의 지론입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비교하거나 미루는 등의 부작용이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자신만의 가게를 꿈꾸며 일을 하게 되면, 고용주를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꿈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므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결국 사장도 종업원도 모두에게 좋은 것입니다.
상황이 안좋을 때 저력이 축적
‘경기가 안 좋을 때’란 음식점 경영의 최고 교과서입니다. 경기가 안 좋을 때에 팔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고, 위기감이 있어서 다들 열심히 생각합니다. 시도하는 것이 들어맞든 실패했든 간에 그게 가게의 저력이 되어가는 겁니다. 장사 실력이 쌓이는 거죠. 사실, 모든 업의 기본은 장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사의 신’이 말하는 영업팁을 통해 기업 경영에 꼭 필요한 요소들, 즉 경영을 즐기는 마음, 고객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혁신 등을 얻어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