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경찰서장님께 드리는 말씀 (9.20 시진/이점호)
서장님 말씀대로 우리나라는 이상한 일도 많은 나라가 맞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현실을 왜곡시키는 사람이 많다보니 그렇게 인식이 되니 말입니다. 서장님이 지적했듯이 짧은 것을 길게 긴 것을 짧다고 강요하는 우리사회 지도층의 이상한 엘리스 증후군 말입니다. 그러니 민초들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사물이 갑자기 작게 보이거나 지나치게 크게 보이고 왜곡되면 서장님 말씀대로 재미있을 수 도 있지만 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생각할 땐 보는 사람 스스로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래서 단순히 일시적인 착시에 의한 것이라면 응당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고 이성을 가다듬으면 잘못 본 것이란 판단이 서지만, 아무리 눈을 비비고 바라보아도 그게 현실임을 직시하게 되니 경악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념적, 세대적, 지역적, 계층적 갈등이 고착화 되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서장님 같은 분들이 있어 민초들은 어쩔 수 없이 상대를 인식하는 보편적 가치기준에서 자꾸 벗어나게 되니 저절로 가재미눈처럼 눈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불교가 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게 아니라, 나라가 불교계를 자꾸 건드리고 있으니 절치동물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는데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체 하릴없이 바라보는 돌부처는 아니지 않습니까. 촛불시위에 대한 불법행위는 불법으로 보여 정당하게 합법적 공무집행을 하면서, 백주대낮에 집단으로 가스통을 들고 시민을 협박하고 공익기관인 방송국에 난입하는 불한당들은 어찌 하나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아마 경찰도 긴 것을 짧게 짧은 것을 길게 보는 이상한 엘리스 증후군에 감염되어 그런가 봅니다.
경찰청장은 법질서의 보호를 받아 임기가 보장되어야 하고, 공익방송 사장과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강제로 몰수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민초들의 시위는 불법이라 연행하는 것은 아마도 서장님이나 경찰청장님의 눈도 도다리처럼 우편향이 아니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로 보입니다. 사물을 너무 가까이 장시간 바라보게 되면, 사람의 눈은 일시적 또는 간헐적으로 초점을 잃고 사시(斜視) 현상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쪽 눈은 정면을 바라보면서 다른 한쪽 눈은 좌측이나 우측을 바라보게 되는 현상이지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말은, 이제 초딩들도 알고 있는 기본상식입니다. 국민이 5 년 동안 한시적으로 높은 자리를 위임해 주었더니 제멋대로 담장을 허물고 집안에 있는 가구를 제멋대로 내다버리는데 집주인이 항의하는 하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나 법치로 보아 온당한 것입니다. 촛불집회가 불법이면, 촛불집회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불법에 동조했으니 모두가 불법행위자 입니다. 그럼에도, 앞자리에 서있었고 인터넷카페를 개설해 회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이유만으로 흉악범처럼 단정한다면, 불법을 저지른 사람과 불법을 도와준 사람과 불법에 이용된 재물 모두가 죄형을 구성했으니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도록 시설을 제공한 업자와 사용된 기계나 시스템도 모두 법률로 의율해 영치되는 것이 논리 형평에 부합하지 않는지요.
서장님의 말씀 중에 큰일은 작게 보이고, 작은 일은 크게 보인다는 말씀이 어쩌면 그렇게도 시의 적절한지 참으로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되어 보장되는 국민의 주권도 무시하고 언론과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얼마나 큰일인지 분별도 없이.. 겨우 차도를 걸었고 시위현장의 앞자리에 서있었다는 이유와 인터넷에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리했다는 지극히 소소한 일은 엄청나게 크게 보는 경찰청장이나 서장님의 시각은 이미 돋보기를 써도 분별할 수 없을 정도가 된 듯싶습니다. 또한, 서장님이 하신 말씀 중에, 모두가 자기보고 싶은 대로 보고, 알고 싶은 대로 믿으려 한다고 하신 말씀은, 서장님을 위시한 모든 공권력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힘없는 민초들의 항변에 대한 본질은 외면한 체 개(犬) 한데 던져주어도 외면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증후군에 억지로 끌려나온 법치를 볼모로 삼아 국민과 불교계를 욕보이는 왜곡된 시각을 자평하는 것 같아 참으로 민망할 따름입니다.
국민들이나, 불교계가 보고 싶은 것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나, 공권력을 빙자한 경찰청장이 무슨짓을 하는지를 보지 않을수 없으니 그쪽만 쳐다볼 수밖에 도리가 없지 않습니까. '한 씨 외전에' 나오는 글 귀중에 '수욕정이풍부지' (樹欲靜而風不止) 라는 말이 있습니다. 본래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라는 말과 함께 쓰이는 말로서 '공자'가 유랑할 때 슬피 우는 젊은이의 한탄을 보고 쓴 시구에 나온 말이라 합니다. 서장님께 꼭 해드리고 싶은 말은 바로 '수욕정이풍부지' 라는 말입니다. " 나무가 잔잔하게 있고 싶으나 바람이 멈추지 않는다. " 라는 뜻이겠지요.
국민들은, 그리고 불교계는 모두가 평화롭게 불과 8개월 전에 살았던 그대로 조용하게 살고 싶습니다. 가진 것 없어도 힘은 들지언정 희망을 가지고 살던 불과 몇 개월 전 인터넷에 카페 안 만들고, 거리에 나가 시위 안 해도 되는 세상처럼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부처님도 하느님도 믿을 이유를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목탁 칠일도 없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떠벌릴 이유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서장님처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 같은 것은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며 부처님의 무량(慈悲)자비나 반야지혜(般若智慧) 같은 것은 원치도 않습니다. 하지만 국민이나, 불교계가 우려하며 바라는 것은, 경찰청장이나, 서장님 같은 공권력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시류에 편승해 보편적 가치와 사회통념조차 입속에 들어있는 사탕처럼 이리저리 굴려가며 달콤함에 취하다가 이가 썩게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픈 말씀은, '福在積善禍在積惡 ' 이라는 글귀입니다. 복(福)의 근원은 선(善)을 쌓는 데 있고, 화(禍)의 근원은 악(惡)을 쌓는데 있다는 말이지요. 아침에 뜬 태양은 저녁에 지고 맙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르기에,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세상엔 결코 영원한 것이 없지요.
이글은 http://blog.ohmynews.com/bizwe/rmfdurrl/227632 (사람이중심)에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