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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49
씬1 . 동, 방안 (전회 마지막 장면)
(들어서는 성모.. 요원 1이 따라 들어오는 순간.. 성모, 빠르게 요원을 가격하고 쓰러뜨린다.
요원의 안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드는 성모, 손잡이 부분으로 내리치면 요원 1이 쓰러지고..
성모, 문을 잠그더니 그 옆에 기대선다. 다른 요원이 시끄런 소리에 문을 두드리며..)
요원 2 : 무슨 일입니까? 문 열어요..!!
(성모, 권총을 장전한다. 매서워진 눈빛.. 성모, 문을 확 열더니 요원 2의 이마에 총을 겨눈다. 놀라는 요원 2...)
성모 : 당장 부장님한테, 전화 걸어, 어서..!!
씬2. 조필연 사무실 안
(고재춘이 와 있다)
필연 : ..!!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뭐? 성모가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구?
재춘 : 지금 요원들과 대치중이랍니다.
필연 : 그 놈, 요구조건이 뭐야?
재춘 : 안기부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답니다.
필연 : (쾅, 책상을 내리치며) 그래서? 김부장한테 보고가 됐나?
재춘 : 김부장님은 지금 청와대에 들어가 있습니다.
필연 : 이 일이 밖으로 새나가면 골치 아파. 어서 따라 와..! (급히 나간다)
재춘 : (따라 나가고)
씬3. 어느 건물 비상계단
(찬성이 강모를 만나고 있다. 다급한 분위기.. 소태와 시덕이 비상계단의 위층과 아래층을 망보다가 놀라서 찬성 쪽을 보는데..)
강모 : ..!! (놀라서) 형이 지금 감금돼 있는 데가 어디에요?
찬성 : 연희동 주택가에요.
강모 : 거기 주소하고 전화번호 주세요.
찬성 : 소용없을 겁니다. 이미 그곳 전화는 다 도청이 되고 있어요.
강모 : 형, 지금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요.
이대로 장부가 조필연에게 발각될 까봐 저러는 거라구요.
찬성 : 그렇다고, 이쪽 소식을 알릴 방법도 없잖아요.
강모 : 시간 없어요, 어서요..!!
씬4. 주택, 마당 쪽
(윤계장과 요원들 너댓 명이 문 쪽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다. 오실장과 박과장이 와 있고.. 초조하게...)
씬5. 동, 거실 안
(성모가 심각한 표정으로 총을 들고 창문으로 밖을 살핀다. 요원 1, 2가 뒤 수갑이 채워진 채 앉아 있고..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성모 : ... (잠시 보다가, 수화기 들고) 네.
필연 : (F) 너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성모 : ... (눈빛) 부장님을 뵈야겠습니다.
씬6. 달리는 차 안
(고재춘이 운전 중이고.. 필연이 카폰으로 전화중이다)
필연 : (화나서) 내가 다 해결한다고 했잖아. 며칠만 참으라고 한 말 잊었어?
성모 : (F, 버럭) 저보고 언제까지 등신처럼 참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필연 : 야, 이성모..!
씬7. 동, 거실 안
성모 : (수화기 들고) 제가 다 뒤집어쓰겠다는 것도 말리셨습니다.
이렇게 무작정 죄인취급 받느니 차라리 제가 나서서 결백을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필연 : (F, 어조 바뀌며) 니 맘 안다, 성모야... 다 이해해.
성모 : 아시면, 그냥 제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필연 : (F) 지금 그리로 가고 있다.
성모 : ..!! (조필연이 온다는 말에)
씬8. 달리는 차 안
필연 : 거의 다 왔어. 내가 도착할 때까지 절대 섣부른 짓하지 마라.
씬9. 동, 거실
필연 : (F) 알겠냐, 성모야?
성모 : .. (눈빛이 서슬 퍼렇게 바뀐다)
필연 : (F) 왜 대답이 없어? 내말 알겠냐구..!
성모 : ..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성모, 수화기 놓더니 뭔가 비장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
성모 : (E, 마음의 소리) 그래.. 장부가 발각되기 전에... 어쩌면 여기서 끝장을 내버리는 게 나을지도 몰라.
같이 죽는 거다, 조필연...
씬10. 주택가 골목
(인근의 주택가.. 승용차가 지나갈 수 있는 골목이다. 강모와 시덕이 초조하게 차안에 있고.. 소태가 골목에서 나와 차에 탄다)
소태 : 더 못 들어가. 정보부 요원들이 지키고 있어.
시덕 : 어떡하냐? 도청 때문에, 전화 잘못 했다간 오히려 형이 더 위험해 질 수도 있을 텐데...
(강모, 뭘 어떡해야 할지, 답답한데.. 이때, 승용차가 천천히 그 앞을 지나간다. 조필연의 모습을 똑똑히 보고..)
시덕 : 가, 강모야? 조필연이 왔어.
강모 : ..!! (놀란다)
소태 : 조필연이 니네 형 말릴 수 있을까?
강모 : .. 죽일 거야.
소태 : 어?
강모 : 형이... 조필연 죽일 수도 있다구..!!
시덕 : 그럼 어떡해? 니 형도 죽는 거잖아?
씬11. 주택, 마당
(조필연과 고재춘이 들어선다. 오실장이 맞이하며...)
오실장 : 어서 오게. 이성모가, 우리말을 전혀 들으려하고 있질 않아.
필연 : 내가 들어간다고 전해.
재춘 : ..! (놀라서) 의원님? 성모, 지금 권총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실장 : 많이 흥분해 있는 상태야. 설득을 하려면 여기서 하게.
필연 : 아니, (문 쪽을 노려보며) 내가 직접 들어가서 얘기해야 돼.
씬12. 동 안 거실
(성모, 창문으로 조필연을 확인하더니 거실 쪽으로 걸어 나온다. 능숙하게 탄창을 빼내서 총알을 확인해보는데..
심상치 않은 분위기.. 요원들이 성모의 모습에 겁에 질린 채..
이때, 밖에서 현관문을 두드리며..)
필연 : (E, 밖에서) 성모야.. 나다. 지금 들어가도 되겠냐?
성모 : ..! (눈빛)
필연 : (E) 우선, 거기 있는 두 사람부터 내 보내는 게 좋겠구나.
(성모, 이를 악물며 권총을 장전한다.
이때, 전화벨이 울린다. 성모, 수화기를 든다)
강모 : (F) 삼일빌딩에서 만나기로 하신 분이죠?
성모 : ..!! (목소리 알아듣는다)
강모 : (F) 동생들하고 다 연락 됐어요. 이달 말까지만 참으시면 됩니다.
성모 : ..! (놀라는데)
씬13. 주택가 인근
(승용차 안... 강모가 카폰으로 전화중이다)
강모 : 박승철씨? 제 말 듣고 계십니까?
성모 : .. (F) 전화 잘못 거셨습니다. (끊긴다)
강모 : ... (카폰을 끊는다)
시덕 : 형이, 알아들었을까?
강모 : ... 알아들었을 거야.. 분명 눈치 챘어.
씬14. 주택 안, 거실
(성모, 요원 한명의 수갑을 끌러준다. 요원들, 얼른 현관문을 안에서 열면 조필연과 고재춘이 들어선다. 요원들이 나가고..)
성모 : 문을 잠가주시죠.
재춘 : (현관문을 잠근다)
필연 : .. (다가오고) 성모야, 그 권총부터...
성모 : ..! (겨눈다)
재춘 : ..!! (놀라서) 야, 이성모..!
필연 : .. (차갑게 보며)
성모 : 의원님을 위해서라면... 그 동안 더럽고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어째서 날 의심하시는 겁니까?
필연 : .. (동요 없이, 노려본다)
재춘 : 성모야... 니가 뭔 오해를 한 모양인데..
성모 : ..! (재춘 쪽에 한번 겨눈다) 닥쳐..!! (다시 필연에게 당장 쏠듯이) 이제 더는 속지 않습니다.
필연 : (웃는다) 잘 봤다.. 난 널 의심하고 있어.
재춘 : ..!! 의원님..!
성모 : (노려보는데)
필연 : 하지만.. 죽이기 위해서 의심하는 것과, 살리기 위해서 의심하는 건 분명 달라.
무슨 말인지 아냐? 니 결백을 세상에 밝히기 위해선.. 내가 널 의심해야 돼. 그래야 니 의혹이 다 풀릴 수 있어.
성모 : ...
필연 : 봐라, 성모야.. 이제 내가 원하는 세상이 얼마 안 남았다. 그곳에 우리 다 같이 함께 가기 위해서라도..
진범이 잡힐 때까진, 난 널 끝까지 의심할 거다.
성모 : ...
필연 : 니가 범인이라면 지금 방아쇠를 당기는 게 좋아. 아니라면.. 그 총을 나한테 넘겨.
성모 : .. (본다)
필연 : ... (조심스럽게 손을 내민다) 어서..
성모 : ... (망설이는데)
(필연, 천천히 손을 뻗어 총을 잡는다. 성모, 그대로 저항 없이 총을 건네주는데..
재춘이 안도하는 순간... 필연이 성모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재춘 : ..!! (놀라서) 의원님?
성모 : ..!! (굳어지고)
필연 : 의심은 말이다, 성모야... 중간이 없어. 다 털어내던가.. 끝까지 가지고 가던가..
성모 : .. (본다)
필연 : 내가 보기엔... 넌 지금 여전히 날 의심하고 있어. 권총을 내준 건.. 프로답지 못해, 알겠냐?
성모 : 그래서.. 그 총으로 절 쏘시겠다는 겁니까?
필연 : (독해지며) 난 너와 다르니까... (본다)
성모 : .. (보는데)
(필연, 권총을 쏠 듯한 기세다. 긴장된 순간...
성모, 손에 쥔 탄환을 펼쳐 보이더니 주르르 바닥에 쏟는다. 크게 놀라는 필연.. 재춘도 놀라는데..)
성모 : 잘못 보셨군요. 전, 처음부터.. 의원님을 쏠 생각 없었습니다.
필연 : ..
성모 : 의심을 다 털지 않았다면.. 총알도 빼지 않았고.. 총도 넘겨주지 않았을 겁니다.
필연 : (얼굴에 서서히 풀리더니 크게 웃는다) 그래, 성모야.. 내가 원한 게 바로 그런 거다. 다 풀든가, 끝까지 의심하던가..
(필연, 성모의 어깨를 다독이며 크게 웃는데.. 성모, 만만치 않게 본다)
씬15. 만보건설 전경
씬16. 동, 회장실 안
(민우가 분노에 찬 모습으로 사진을 들고 보고 있다. 강모와 미주가 안고 찍은 사진...
민우, 주먹을 불끈 쥐며 사진을 구겨버린다. 주먹을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민우 : 하필... 하필... 왜 이강몬 거냐? 왜 하필이면..!
(이때 노크소리.. 민우, 감정 추스르고 네 대답하면 성중이 들어온다)
민우 : 이미주에 대해서 더 알아보셨습니까?
성중 : 저... 회장님... 그게.. (머뭇거린다)
민우 : (불안하다) 말해보세요. 뭡니까? (순간 언성 높아지며) 대체 왜 이강모하고 미주가...!! (분노로 말문이 탁 막혀 버린다)
성중 : .. 이미주씨가 사는 아파트.. 이강모 사장이 사준 겁니다.
민우 : ..!! (순간 쿵..! 하는 충격)
성중 : (안타까워서) 아직 연인관계인 걸로 단정 짓긴 어렵습니다. 조사를 한 친구도 며칠 동안 계속 따라 다녔지만...
이 사진을 찍은 날 외엔 두 사람이 만나는 걸 본 적이 없답니다.
민우 : ... (좀처럼 충격이 가시지 않는 표정)
성중 : 또 한 가지 이상한 건... 이미주씨 방송국 출연을 서울시 부시장이 도와 줬다는 겁니다.
민우 : ...? 한명석 부시장 말입니까?
성중 : .. 예, 회장님.
민우 : ... 오늘밤에, 이미주 어디 가면 만날 수 있는 지 알아보세요.
성중 : 알겠습니다.
민우 : ... (혼란스럽다)
씬17. 달리는 차 안
(지나가 운전 중이다. 정연이 조수석에서 카폰으로 전화중이고..
미주가 뒷자리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통화내용을 듣고 있다)
정연 : 그래, 알았어.. 어, 내가 전할게. (전화 끊는다) 강모도 지금 로열클럽으로 출발했데.
미주 : (마음 급해서) 우리 큰 오빠는 괜찮데요?
정연 : (미소) 안심해. 오늘, 강모가 큰 오빠하구 통화했데.
미주 : ..! (놀라서)
정연 : 당분간 무슨 일이 있을 거 같진 않다고 했어.
미주 : ... (크게 안도의 숨을 내쉬는)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에요..
정연 : 이번 행사만 잘 끝나면 강모가 큰오빠 구해 낼 거야. 믿어두 돼, 미주야.
미주 : (그제야 미소) 예, 언니..
지나 : .. (백미러로 뒤쪽을 보며) 아까부터 우릴 쫓아오는 차가 있어요.
(정연, 사이드 미러로 보면, 승용차 한 대가 따라오고 있고..)
정연 : (알고 있었다) 알아.. 그냥 모른 척하고 운전해.
지나 : (놀라서) 저 사람들, 누군데요?
씬18. 다른 승용차 안
(정보부 박과장이 카폰으로 전화중이다. 요원들이 타고 있고..)
박과장 : 지금 로열클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씬19. 민홍기 사무실 안
(민홍기가 수화기를 들고 통화중이다)
박과장 : (F) 황정연을 따라 다녀봤지만... 황태섭, 그림자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홍기 : (수화기 들고) 계속 감시해. 부녀지간이니까 분명 연락이 있을 거야.
(사이) 이성모가 불기 전에 놈을 잡아서 장불 빼앗아야지, 안 그러면... 우린 닭 쫓던 개 신세가 되고 말아.
씬20. 로열클럽 복도
(미주와 정연이 들어선다. 경옥이 나오다가 마주치고..)
경옥 : 어서 와요, 정연양.
정연 : 방 좀 하나 주세요. 행사 일로, 수정이랑 회의 할게 좀 있어요.
경옥 : 끝 방으로 들어가요. 거기가 조용해요.
(이때, 뒤쪽에서 박과장이 요원 1과 들어선다. 웨이트레스가 맞이하며)
여자 : 어서 오세요.
정연 : (적게) 저 사람들, 우릴 하루 종일 미행했어요.
경옥 : .. (박과장쪽을 본다)
정연 : 누군지 좀 알아봐 주세요.
경옥 : (박과장 쪽으로 간다) 어서 오세요. 저희 가게, 처음이신 거 같은데..
씬21. 동, 룸 안
(정연과 미주가 후원회의 밤, 행사 진행표를 보며.. 얘기 중이다)
정연 : 개막 행사 끝나면, 곧바로 파티가 시작될 거야. 차수정은 2부 오프닝을 장식할 거구.
미주 : (보다가 미소, 뭔가 기대하는 듯) 근데, 언니... 우리 작은 오빠하곤 그냥, 친구 사이기만 한 거예요?
정연 : (순간 당황해서) 어?... 어..
미주 : (약간 실망) 혹시나 하구 기대 했는데.. 우리 작은 오빠, 진짜 재미없죠, 그쵸?
정연 : 아냐, 재밌어. 거기다가 얼마나 남자다운데?
미주 : 우리 오빠가.. 언니 눈에 남자로 보이긴 해요?
정연 : ..! (그제야 놀라서) 어? 아니, 그런 게 아니구.. (할 말 못 찾는데)
미주 : 언니 같은 사람이 강모오빠 결혼 상대였으면 좋겠어요.
(정연, 가슴이 먹먹해 온다. 한숨 내쉬는데 노크소리..)
정연 : 네?
명석 : .. (들어선다)
정연 : 어서 오세요, 부시장님.
미주 : 안녕하세요.
명석 : (미주를 보자 당황) 차수정씨 계셨네요? 얘기들 나눠요. (나가려는데)
정연 : 아니에요, 저 지금 유사장님 뵈야 돼요. (미주에게) 나머진 부시장님하고 상의해 봐.
미주 : 네, 언니.
명석 : 저기, 황사장..
정연 : (나간다)
명석 : .. (쑥스럽게 자리에 앉고)
미주 : (행사 진행표를 건넨다) 이번 행사 프로그램이에요.
명석 : 아, 예.. (본다)
미주 : 거꾸로 드셨어요.
명석 : .. (얼른 위아래를 바꾸며)
미주 : (피식 웃는데)
씬22. 동 밖, 복도
(민우가 들어선다. 이때, 지배인이 나오다가 민우를 보더니 인사한다)
지배인 : 어서 오십시오, 조회장님.
민우 : 차수정씨, 지금 어느 방에 있죠?
씬23. 동, 룸 안
(미주와 명석이 나란히 앉아서... 명석, 행사 진행표를 보고 있지만.. 어색한 분위기...)
명석 : 계속 앉아 있을 필요 없어요. 불편하면 나가셔도..
미주 : (보다가 가볍게 목례) 저번에 인사 드렸어야 했는데... 고맙습니다.
명석 : 예?
미주 : 그동안, 부시장님이 저 도와주신 거, 사장님한테 다 말씀 들었어요.
명석 : ...?!! 아... 그거, 그냥.. 유사장 부탁도 있고 해서..
(명석, 쑥스럽다. 진땀... 물 컵을 들고 마시는데... 손이 미끄러져서 옷에 물을 쏟는다. 명석, 허둥지둥 닦는데...
미주, 백에서 얼른 손수건 꺼내 도와주는데...)
명석 : 놔, 놔둬요. 내가 할게요...
(이때, 민우가 들어선다. 두 사람의 모습에 표정이 굳어지고..
미주, 민우를 보고는 놀라는데..)
명석 : ..? 조회장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민우 : (이내, 표정 풀고, 미주를 힐끔 보며) 부시장님께서 여기 계시다길래 왔습니다.
명석 : 앉아요. 그렇잖아도 술 한 잔 하고 싶던 참이었는데..
민우 : .. (앉는다)
명석 : 참, 이쪽은 신인가수신데..
미주 : 죄송합니다.. 저, 잠깐 실례 좀 할게요. (목례하고 일어서는데)
민우 : 앉아계세요, 차수정씨.
명석 : ..? (본다) 두 분, 아는 사이세요?
민우 : 제가 열렬한 팬입니다. 그것도 아주 오래 전부터...
명석 : 그래요?
미주 : (당혹스럽다) 말씀들 나누세요. (나가는데)
민우 : .. (미주 쪽을 보며) 부시장님도 차수정씨 팬이세요?
명석 : (쑥스럽게) 어... 뭐... 그런 셈이죠.
(미주, 나가다 뒤돌아본다. 민우의 노려보는 시선과 마주치는데..)
씬24. 동, 사장실 안
(정연이 전화 중이다. 경옥이 옆에 있고..)
정연 : 니 말대로, 민홍기 의원 쪽에서 감시를 붙인 거야. 틀림없어. 사장님이 확인 하신거야... 지금 어딘데?
강모 : (F) 다 왔어. 곧 도착할거야.
경옥 : ...
씬25. 동. 복도
(미주가 나오는데 민우가 벽에 기댄 채 기다리고 서 있다. 미주, 외면하고 가려는데... 민우, 막아선다)
미주 : 비켜요.
(민우, 다짜고짜 미주의 팔을 잡아끌더니 다른 방으로 들어간다. 미주, 소리도 못 지르고 끌려 들어가는데...)
씬26. 동, 다른 룸 안
(건대협 투표했던 방 정도의 크기.. 민우, 미주를 끌고 들어선다. 미주, 민우의 손을 확 뿌리치며..)
미주 : (당황해서, 큰 소리도 못 내고) 뭐하는 거예요?
민우 : (노려보다)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으면, 입 다물어. 지금 나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
미주 : .. (쏘아본다) 얼른 용건만 말해요. 금방 나가봐야 돼요.
민우 : (쿡 하고 웃는다) 이번엔 또 누구 만나려고?
미주 : ..?
민우 : 이강모, 한명석 말고... 또 있는 거니?
미주 : ...? 무슨 소리예요?
민우 : 이강모한테 아파트... 한명석한텐 방송국 출연.. 또 뭐가 필요한 건데?
미주 : ...!! (말의 의미를 알고, 차갑게 굳어진다)
민우 : 니가 원하는 거 뭐든 내가 해준다잖아..! 왜 이 남자 저 남자한테...
미주 : ..!! (따귀를 날리려는데)
민우 : (잡고, 노려보며) 이런 방법으로.. 내가 너, 싫어지게 할 생각이었니?
이렇게 하면, 내가 너한테 정떨어져서 도망칠 줄 알았어?
미주 : .. (눈물 고인 채 노려보며)
민우 : (눈 벌겋게 부릅뜨며) 잘못 생각했어. 이미주... 그 딴 방식이면 포기 해...
니가 어떤 짓을 해도... 너 안 싫어해. 못 싫어한다구...
미주 : (눈물이 흐른다, 독하게) 소리 지르기 전에.. 이 손 놔요.
민우 : 질러 봐...
씬27. 동, 밖 복도
(강모가 들어선다. 사장실 쪽으로 가고 있는데... 옆 룸 안에서..)
민우 : (E, 버럭) 이제부터 너 안 봐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강모, 문 앞에서 민우의 목소리를 듣고는 걸음을 멈춘다)
미주 : (E) 이러지 마, 민우씨.. 그런 거 아니라구요.
강모 : ..!! (미주 목소리 듣고 놀란다)
씬28. 동 그 룸 안
민우 : 알아.. 너, 그런 애 아냐.... 그래서 더 미치겠어..! 이렇게까지 하면서 니가 날..!
(이때, 강모가 확 들어선다. 미주, 강모를 보고 놀라는데.. 민우, 강모를 보더니 놀라다가 인상 일그러지며..)
민우 : (악에 바쳐서) 나가, 이강모..
강모 : 나가 있어, 미주야.
민우 : (버럭) 나가지 마, 이미주..!
미주 : (강모 말리며) 내가... 해결할게.
민우 : (그 모습에 더욱 독 올라서) 야, 이미주...! (미주 팔을 잡아채는데)
강모 : 너, 이 새끼..!!
(강모, 주먹을 날리고... 민우, 고개 젖혀지더니.. 독이 올라서 주먹을 날린다. 엉켜 붙으며 싸우는 두 사람...)
미주 : (말리며) 그만해... 두 사람 다 그만 두라구...!!
(강모, 민우를 확 밀치면 탁자 쪽으로 쓰러지는 민우... 강모, 죽일 듯이 민우에게 다가서는데... 미주가 그 사이를 가로 막는다)
미주 : (떨리는 목소리로) 제발... 제발.. 내가 해결하게. 부탁이야.
강모 : ...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떤다)
민우 : 니들 도대체 뭐야..? 니들, 대체 무슨 사이냐구..!!
강모 : 미주.. 내 동생이야...
민우 : .. 뭐? (잠시 머릿속이 멍해져서) 동생..?
강모 : 어릴 때 헤어졌던.. 내 친 동생이다.
미주 : ... (민우를 본다, 받을 충격에 맘이 아프다)
민우 : ...!! (정신이 아득해져서 미주를 보는데)
강모 : 우리 미주가 왜 고아원에서 그 고생을 했는 줄 알아?
미주 : (무슨 말 할 줄 안다. 당황해서) 오빠...?
강모 : 니 아버지가... 우리 아버질...
미주 : (O.L) 말 하지 마, 오빠..!
강모 : .. (본다)
미주 : 말해도 내가 할게. 그러고 싶어... 부탁이야. 오빠... 제발...
강모 : ... (본다. 미주 맘 알겠고) 밖에서 기다릴게.
민우 : ... (혼란스러운)
강모 : (민우에게) 다신 미주 근처에 얼씬 거리지 마라... 그땐... 내가 널 죽일지도 몰라.
아니.. 널 내손으로 죽여 버릴 거야. (나가는)
씬29. 동, 복도
(강모가 나온다. 정연이 그 앞에 서 있고... 방안의 대화를 다 들은 거...
정연이 안타깝게 강모를 보는데..)
씬30. 다시 룸 안
(미주, 천천히 돌아 선다. 민우, 혼란스러운 듯, 눈가가 붉어져서...)
민우 : 정말... 이강모가 헤어졌던 니 친 오빠야?
미주 : ... (안타깝게 본다)
민우 : .. (눈물 고여 오며) 이강모가 하려던 얘긴 또 뭐니? 우리아버지가.. 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미주 : ... (눈물 고이는 거 참고) 우리 아버질... 죽였어요.
민우 : ...!! (충격에 숨이 턱 막힌다. 무너지듯, 테이블에 기대는데)
미주 : 이게 내가... 당신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예요.
민우 : ... (눈물이 흐른다)
미주 : .... 민우씨...
민우 : (작게 시작해서 점점 크게) 아냐.. 아냐,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다구..! 이럴 순 없는 거라구..!!
(민우, 미칠 듯 비명 지른다. 미주, 그런 민우를 보다가... 가만히 안아 준다)
미주 : (눈물 고여서) 진정해요. 민우씨... 진정해요.
민우 : (턱까지 차오르는 울음에 숨이 막히는데)
미주 : (안은 채) 나, 민우씨 사랑한 거 후회 안 해요.
민우 : ...!! (가슴이 찢어 질듯 아프다) 미주야...
미주 : (본다) 미안해요... 민우씨 잘못 아닌데... 이렇게 밖에 못해서...
민우 : ...!! (본다.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미주 : (슬픈 미소) 이제 그만.. 날 놔버려요... 더 이상 아파하지 말아요.
(미주, 밖으로 나간다. 민우, 잡지 못한다. 남아서 흐느껴 우는데서...)
씬31. 포장마차 안 (그 밤)
(강모와 미주가 나란히 소주를 놓고 앉아 있다)
강모 : 힘든 일 있으면, 오빠한테 얘기하랬지? 왜 바보같이 그걸 혼자 감당하려구 그래?
미주 : .. (담담하게) 나보다도.. 민우씨가 더 힘들 거야.
강모 : ... (본다)
미주 : 알아 오빠.. 나두 다 알아.. 근데, 그 사람.. 나, 진심으로 사랑해줬어.
강모 : .. (가슴 아프다, 소주 한잔 털어 넣는데)
미주 : 민우씨한테, 울 아빠 얘기 안한 거.. 그냥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했어..
나한테 오빠들이 소중한 거처럼.. 민우씨도 자기 가족들 소중할 테니까..
강모 : ...
미주 : 내가 그 사람 가족이 돼줄 수 없으면서... 민우씨한테 그것까지 잃게 하고 싶지 않았어.
강모 : (안아준다) 그래.. 니 마음 알아. 이제 이걸로 된 거야. 조민우도.. 더는 너한테 못 올 거다.
미주 : .. (안긴 채, 애써 눈물 참으며)
씬32. 한남동 집 거실
(미주가 들어선다. 정자가 맞이해 주며..)
정자 : 이 밤에 연락두 없이 어쩐 일이야?
미주 : (희미하게 미소) 엄마 보구 싶어서요. 우리 우주두 보구 싶구...
정자 : 참, 우주 유치원 옮겼어. 너, 엄마라는 거 알고 있는데, 나중에 차수정이 숨겨둔 아들 있다는 소문나면 어떡해?
미주 : .. (미소, 조금은 씁쓸하게)
정자 : 얼른 가서 우주 옆에서 자. 내일 우주가 눈뜨면 지 엄마 왔다고 좋아 하겠다.
씬33. 동 우주 방
(들어서는 미주... 우주가 자고 있다. 미주, 끌어안고 우주를 보는데..
이때, 미주 눈에 띄는 도화지 그림 한 장.. 미주, 도화지를 들고 보는데..
엉성하게 그린 사람 모습.. 그 밑에 서툰 글씨로.. ‘우리 아빠’
미주, 우주를 꼭 끌어안는다.. 참고 있던 울음이 터져 나오는데... 목이 꺽꺽 막히면서...)
미주 : 우주야... 우주야... 우주야... 우주야...
씬34. 조필연 사무실 전경 (낮)
씬35. 동, 사무실 안
(재춘이 와 있고..)
재춘 : 전화통화 물론, 일체 성모한테 접근해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필연 : 그래도 절대 방심해선 안돼. 성모, 그 놈.. 애들 몇 명이서 상대 할 놈 아냐.
재춘 : 걱정 마십시오. 요원들한테 단단히 주입 시켰습니다.
필연 : .. (생각)
씬36. 주택 안, 거실
(성모가 신문을 보고 있다. 요원 1, 2가 있고.. 이때, 현관문을 두드리며...)
시덕 : (E) 자장면 왔어요.
(요원 1이 문을 열어주면 시덕이 배달통을 들고 들어선다.
통 안에서 자장면들을 꺼내는 시덕, 힐끔 성모를 보면... 성모, 여전히 신문만 본 채..)
요원 1 : 뭘 그렇게 봐. 임마?
시덕 : 여기 차수정씨 사는 데 아니에요?
성모 : ...!! (그제야 돌아본다. 시덕임을 알아보는데)
요원 1 : 차수정?
시덕 : 아, 그거 있잖아요. (노래 흉내) 댄스, 댄스.. 그 가수..
요원 1 : 여기 없어, 임마.
시덕 : 이상하다? 분명히 요 앞에서 붕어빵 파는 아줌마가, 이 집에 차수정 산다고 했는데...
(성모, 그 말뜻을 알아차린다. 뭔가 생각하는데..)
씬37. 주택가 골목
(붕어빵을 만들어 파는 리어카.. 재수와 복자가 누런 봉투에 붕어빵을 잔뜩 담아서 요원 1에게 건넨다)
재수 : 덤으루 두 개 더 줬어. 자주 와, 총각.
복자 : 얼굴 한 번 되게 잘생겼네.
재수 : 이 여편네는 붕어빵 안팔구 그저..
복자 : 왜유? 내가 틀린 말 했슈? 이 얼굴보단 훨씬 낫지 뭐.
요원 1 : (천원짜리 두어장 내고) 많이 파세요.
(요원 1이 급히 간다. 일각의 승용차 안에서 이를 보던 강모와 시덕이 차에서 나와 리어카로 다가선다)
강모 : 고마워요.
복자 : 고맙긴... 오늘 벌이가 아주 쏠쏠 한게 우리두 좋구먼...
재수 : 근데.. 정말 우리가 도움이 되긴 하는 겨?
강모 : 그럼요...
복자 : 뭔 일인 줄 모르것지만서도... 이 붕어빵들 먹어봐. 나 선수됐어.
강모 : .. (골목 쪽을 본다)
씬38. 주택 거실 안
(성모가 아령으로 운동을 하고 있고.. 요원 2가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다. 이때, 요원 1이 붕어빵을 사들고 들어선다)
성모 : (아령 놓고) 사왔냐?
요원 1 : ... (봉지 채 건넨다)
성모 : 밖에 있는 애들도 나눠줬지?
요원 1 : 예, 과장님... 근데, 은근히 붕어빵 좋아하시네요?
성모 : 맛있잖아, 임마. (요원에게 몇 개 나눠주며) 니들은 이것만 먹고 떨어져.
(성모, 붕어빵을 한 개 씹으며 봉지 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간다)
씬39. 동, 방안
(들어서는 성모, 잠시 바깥쪽을 살피더니 책상 위에 붕어빵들을 쏟아낸다.
봉지를 뜯어서 안쪽을 살피면 모퉁이에 강모의 글씨가 적혀 있다)
강모 : (E) 곧 형에 대한 의심을 풀 일이 생길거야.
성모 : 강모야...
강모 : (E)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형..
(성모, 글씨 부분을 뜯어내더니 입에 넣고 씹는다. 눈빛에 걱정이 가득하고..)
씬40. 국회 안, 소회의실
(민홍기와 박의원, 강의원들이 모여 있다. 그들 손에 복사본 동의서들이 들려 있고..)
박의원 : (내보이며) 이게 이번엔 우리 집 대문에 끼어져 있었어요.
강의원 : 나도 받았습니다. 벌써 세장 째예요.
박의원 : 도저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러다가 그 놈이 말한 대로 이게 청와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홍기 : 계엄령을 선포할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국회가 해산되고... 우리가 얻는 건 아무것도 없게 될 겁니다.
박의원 : 황태섭이 이렇게 대담하게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홍기 : 어떻게든.. 황태섭, 그잘 잡아야 합니다.
강모 E : 지금, 민홍기를 비롯한 의원들은...
씬41. 별장 안
(태섭과 경옥, 영국, 강모가 얘기 중이다)
강모 : 자신들을 협박하고 있는 인물이 회장님일 거라고 확신할 겁니다.
태섭 : 그럴 테지... 정연이까지 감시를 하고 있다면서?
경옥 : 그 사람들, 정보부 사람들이었어요.
영국 : 그럼 우린 이제 어떡해야 하는 거야?
강모 :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탈출구 밖에 안 보이는 법입니다. 민홍기, 그 자를 미끼로 쓰려면... 탈출구를 만들어 줘야죠.
씬42. 국회, 소회의실 안
(‘법제사법위원회’라는 푯말.. 오병탁, 민홍기, 여당 의원들이 모여 있다. 손에 안내책자들을 들고 있고..
한명석과 정연이 앞에 나와 있다)
명석 : 의원님들, 귀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88 서울 올림픽 후원회 발족의 취지에 관해서
황정연양이 설명을 해 드릴 겁니다.
정연 : (앞에 나선다, 인사하고, 좌중을 보며) 안녕하세요, 황정연입니다. 아시다시피 올림픽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국가 간에 다양한 문화와 경제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세계적인 행삽니다.
이번에 결성될 조직은, 일차적으로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한 민간인 차원의 후원회 성격입니다.
(정연, 자신감 있게 열정적으로 브리핑을 이어나간다.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의원들... 명석, 병탁이 흡족하게 보는데...
정연을 노려보는 홍기의 매서운 눈빛..)
씬43. 동, 소회의실 (시간 경과)
(브리핑이 끝나고 정연과 지나, 오병탁과 한명석만 있는 자리..)
병탁 : 오늘 브리핑, 아주 좋았어요.
정연 : (자료 챙기며) 의원님들, 다들 오시겠죠?
병탁 : 정치인들, 원래 미녀한테 약해요. 다들 정연양 미모에 입들 쫙 벌리고 듣는 거 보니까, 출석률 백 프로야.
정연 : (미소) 근데, 법사위에 야당의원님들이 안보이시네요?
병탁 : 요즘 야당의원들, 다 거리에 나가서 국회 안에선 통 못 봐요.
정연 : 오늘 고마웠습니다, 위원장님. 행사 때 뵙겠습니다.
(정연과 지나가 밖으로 나간다. 오병탁과 한명석만 남고..)
병탁 : (표정 진지하게 바뀌며) 이번 행사에 여야당 의원들 다 모이는 거, 자네 생각인가?
명석 : 아닙니다. 정연양 생각입니다.
병탁 : (뭔가 생각) 그렇구만...
명석 : 왜 그러십니까?
병탁 : (명석에게) 아무것도 아니네.
명석 : ...? (보는)
씬44. 동 밖, 복도
(정연과 지나가 걸어 나온다)
정연 : 다음 스케줄은?
지나 : 곧바로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을 방문해야 하구요, 저녁 때 전경련 회장님들과 식사 약속 있어요.
정연 : (지친다, 한숨 내쉬며) 이건 완전이 중노동이야.
필연 : (E) 정연양이 여긴 어쩐 일인가?
정연 : .! (보면)
필연 : (다가온다)
정연 : (얼굴에 미소를 띠고, 팜플랫을 건넨다) 조의원님도 와주실건가요?
필연 : (팜플랫을 본다) 올림픽 후원회의 밤이라.. 글쎄.. 국가 전복세력들이 설치는 마당에
한가롭게 샴페인이나 터뜨릴 시간이 있는지 모르겠군.
정연 : 바쁘실 줄 알고, 저도 초대장 안 만들었어요. 가볼게요.
(정연, 간다. 지나가 따라가고.. 필연, 곱지 않게 정연을 보다가 가는데..
민홍기가 정연 앞에 나타난다)
홍기 : 잠깐, 나랑 얘기 좀 할까요?
정연 : .. (보는데)
씬45. 국회 안, 민홍기 방
(민홍기와 정연이 단 둘이..)
홍기 : 난 황회장께서 어리석은 짓을 그만 두길 바라고 있어요.
정연 : .. 저보고, 아버지한테 그 말씀을 전하라는 거군요.
홍기 : 아버님을 위한다면..
정연 : 혹시... 요즘 날 미행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의원님 수하들이었나요?
홍기 : ... (본다)
정연 : 맞군요. 그럼, 우리 아버지를 협박하고 계시는 분도 의원님이겠군요.
홍기 : ...? 협박이라니?
정연 : 아버지한테 괴문서들이 날아왔어요. 이상한 협박전화도 왔구요. 민의원님 아닌가요?
홍기 : ..!! 그럼 황회장도 우리처럼..
정연 : 무슨 말씀이죠?
홍기 : 아버님과 연락 가능한가요?
정연 : ... (못 믿겠다는 듯이, 본다)
홍기 : 나 역시, 황회장을 협박하는 놈한테 위협을 당하고 있어요.
정연 : 그 말을 저보고 믿으라는 건가요?
(홍기, 살생부 복사본과 협박 편지를 보여 준다. 정연, 보고는 놀라는 척...)
홍기 : 내가 그동안. 황회장을 의심하고 있었던 거 사실이에요. 만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해요.
정연 : .. (보는데)
씬46. 요정집 전경 (밤)
태섭 : (E) 난 이성모라고 말 한 적 없습니다.
씬47. 동, 방안
(황태섭과 주영국, 민홍기가 앉아 있고..)
태섭 : 처음부터 의원님이 넘겨짚으신 겁니다.
홍기 : ... 장부를 주고받을 때 얼굴을 본 적이 있을 거 아니오?
태섭 :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나도 이성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겁니다.
홍기 : ... 하지만, 황회장 손에 복사본 장부가 있었질 않았소? 그 장부를 복사해 놓은 것도 없소?
태섭 : 내가 안 해 봤겠습니까?
(영국이 가방에서 복사용지를 꺼내는데... 글씨가 없이 새까맣게 복사되어 있다)
영국 : 이무리 복사를 해보려고 해도, 이렇게 밖에는 안 나오더군요.
홍기 : (받아 보곤) 정보 요원이 확실하긴 하구만...
태섭 : ..? (본다)
홍기 : 복사 방지 스프레이를 뿌린 거요. 최근에 일본에서 개발된 건데.. 정보부에서 자주 쓰고 있죠.
태섭 : 그래도 다행인 건.. 이성모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겁니다.
홍기 : 그렇군요... 성모만 억울하게 됐소.
태섭 : 이젠 어떡하실 생각이십니까?
홍기 : ..
태섭 : 놈의 요구조건은 간단합니다. 시간, 장소를 정해서 연락할 테니...
그쪽에서 야당 의원들과 개헌 찬성을 위한 6인 위원회를 만들라는 거죠.
홍기 : ... (생각)
태섭 : 민의원님?
홍기 : 그 자의 요구대로 해야만 할 것 같소.
태섭 : ..
홍기 : 장부를 그자가 가지고 있으니, 더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태섭 : ... (의미심장한 미소)
씬48. 민우 아파트 안 (그 밤)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고 있고... 쓰러진 옷걸이며 깨진 술병들.. 엉망인 실내..
비디오테이프가 다 돌아간 TV화면이 치칙대고 있고...
민우, 취한 채 술병을 물끄러미 빗물이 흘러내리는 창 밖을 보다가...
술병 내던지는 민우, 정신이 나간 듯이 겉옷을 집어들고 밖으로 뛰쳐나간다)
씬49. 미주 아파트 안
(방금 들어와서 막 옷을 다 갈아입은 미주... 이때 거칠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민우 : (E) 미주야... 문 열어.. 이미주...!
(미주, 놀라서 급히 현관 쪽으로 간다)
씬50. 동, 현관문 밖
(미주가 나오는데... 만취한 민우가 비를 흠뻑 젖은 채..)
미주 : (놀라서) 민우씨...
(민우, 다짜고짜 미주의 팔을 잡고 끌고 간다)
씬51. 아파트 부근 공터 (그 밤)
(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를 흠뻑 맞으며 민우가 미주의 팔을 끌고 나오는데)
미주 : 민우씨... 왜 이래요, 정말..!
민우 : ... 도망가자.
미주 : ...!! (놀라서) 미, 민우씨..
민우 : 도망가자.. 도망가자구, 이 바보야...
미주 : ...
민우 : 나하고 이대로 외국에 나가서 살면 돼.
미주 : ...!! (잡은 손을 뿌리치는데)
민우 : 꽁꽁 숨어서... 다신 내 아버지나 어머니... 니들 오빠하고 마주치는 일 없이... 그렇게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자.
미주 : ... (눈물 고인다)
민우 : ... 선택해... 나야.. 니 오빠야...?
미주 : ...
민우 : 난... 난, 너 잃으면 다 잃는 거야. 니 오빠는 아니잖아..!
미주 : 미안해요. 민우씨... 난.. 민우씨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어요. (돌아서는데)
민우 : (버럭) 난 너 없으면 죽어..!
미주 : ...! (멈칫, 서는데)
민우 : 내가 죽는다구 해두 안돼? 그래두 안 돼? 그래두 안돼냐구?
미주 : ... (눈물 고여서 돌아본다)
민우 : 그래두 안되는 거냐구?
미주 : ... (목이 멘다) 다시는... 여기 오지 말아요...
민우 : 이미주...!!
미주 : (꺽꺽 목이 막히면서) 서로... 아는 척 하지도 말고... 얼굴 보는 일도... 하지 말아요.
민우 : 너 결국.. 내가 죽어도 상관없단 거지?
미주 : ... 미안해요.
(미주, 뒤 돌아서서 간다. 고스란히 비를 맞으면서... 울며 가는데...
민우, 눈가에 눈물이 고여서 미주를 노려보는데..)
미주 : (E. 마음의 소리) 나도 당신하고 도망치고 싶어요... 그치만.. 그치만..
씬52. 일식집 방안 (다른 날, 낮)
(노갑수와 황정식, 장의원, 최의원, 오의원이 식사를 하고 있는 자리..)
갑수 : 앞으로 의원님들 후원자금은 이 친구가 맡을 겁니다.
정식 : 황정식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장의원 : 부탁은 우리가 드려야죠. 여하튼, 노사장 같은 분이 민주화에 대한 열의를 보이시니, 우리로선 아주 든든합니다.
갑수 : 전 그냥 아주 평범한 이 나라의 국민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민주화를 열망하고 있지요.
장의원 : 좋은 세상이 오면, 이 은혜를 꼭 갚겠습니다.
갑수 : 전 그런 거 안 바랍니다. 그저.. 나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살맛나는 세상만 만들어 주세요.
정식 : (주전자 들고) 제가 한잔씩 올리겠습니다.
정연 : (E) 노갑수 사장에 대한 신뢰가 생각보다도 아주 커.
씬53. 로열클럽 밀실 안
(태섭과 정연, 강모가 모여 있고...)
정연 : 노사장이, 야당쪽 동향을 조필연한테 보고를 하는 형태야.
강모 : 조필연이 길을 아주 잘 닦아 놨어. 그 길, 우리가 이용하면 돼.
태섭 : 역정보를 흘리자는 거냐?
강모 : 네. 그래야 형을 구할 수 있어요.
정연 : 사채 쪽엔 내가 정보를 흘릴게.
태섭 : 난 민홍기를 만나면 되겠구나.
강모 : ...
씬54. 모처 / 차 안
(한적한 어느 곳... 태섭와 민홍기가 앉아 있다)
태섭 : 그자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홍기 : 뭐라고 합니까? 장부를 들고 나타나겠답니까?
태섭 : 야당의원들과 비밀 회동하는 자리에 가지고 나온다고 했습니다.
홍기 : 시간과 장소는요?
태섭 : 이번 주 금요일 여섯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부산행 새마을홉니다.
홍기 : 새마을호요?
태섭 : 예, 대전역을 지날 때 식당칸에서 보자고 했습니다.
홍기 : 새마을 호.. 대전 역... ?
태섭 : 근데 야당의원들에 대한 감시가 삼엄한 거 같던데... 연락하실 수 있겠습니까?
홍기 : 그건 걱정 마시오. 나도 다 방법이 있으니까.
씬55. 요정집 방안
(젊은 야당 보좌관 서너 명이 정식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명월과 기생들이 있고.. 취한 분위기.. 다들 흥겹게...)
정식 : 자, 자.. 요즘 같은 시국에, 야당 의원님들 보좌하느라 힘드실 텐데.. 맘껏들 드세요.
보좌관 1 : 우리가.. 이런 환대를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식 :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명월아, 여기 계신 분들, 이 담에 다 훌륭한 정치인들 되실 분이거든? 너, 잘 모셔야 한다?
명월 : 예, 오라버니.
정식 : (잔 들고) 자, 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하며..!
(다들, 건배한다. 정식, 건배를 하고 이내 싸늘해진 표정으로..)
씬56. 노갑수 사무실 안 (다른 날, 낮)
(정식이 와 있다)
갑수 : (놀라서) 그게 사실인가?
정식 : 야당의원 보좌관들 입에서 나온 거니까... 믿으셔도 될 겁니다.
갑수 : 날짜가 언제야?
정식 : 토요일에, 부산에서 대규모 군중집회가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여섯시에 출발하는 부산행 새마을호에
여당의원들이 탑승할 겁니다.
갑수 : .. (수화기 들고 전화를 건다, 신호음...) 조의원님.. 저, 노갑숩니다. 이번에 우리가.. 제법 굵직한 정보를 하나 건졌습니다.
정식 : .. (흡족하게 보는데)
씬57. 조필연 사무실 안
(오실장이 와 있다. 조필연이 있고...)
오실장 : ..!! (놀라고) 부산행 새마을호?
필연 : 내일 오후 여섯시, 서울역 출발이라더군.
오실장 : 여당의원들은 누군가?
필연 : 확실하게 드러난 의원들은 아직 없어. 접촉하고 있는 야당의원들한테 까지 정체를 숨기고 있네.
오실장 : 지난 번 비밀회동 때 실패를 하더니, 용의주도해졌군.
필연 : 이성모도 잡혀있겠다.. 우리 쪽 작전이 새어 나갈리 없을 거야.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반역자들을 색출해 내야 돼. 알겠나?
오실장 : 그러지..
필연 : 참.. 그날, 올림픽 후원회의 밤인가 뭔가 하는 행사에 야당의원들도 초청된 거 알지?
오실장 : 이미 그쪽에 파견될 요원들도 다 선별해 두었네.
필연 : (흡족하게) 잘했어. 야당 놈들한텐 한시도 눈을 떼선 안 돼. 어디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르거든.
씬58. 커피숍 안
(장민재 의원이 신문을 보며 앉아 있다. 그 주변으로 정보부 요원들이 곳곳에 앉아서 감시하고 있고...
정연이 당당한 발걸음으로 다가간다)
정연 : 벌써 와계셨네요?
장의원 : 어서 와요, 황사장. (신문 접고)
정연 : (앉는다, 팜플랫을 꺼내들고 펼치며) 내일, 행사에 오실 거죠?
장의원 : 실은.. 내가 지방엘 내려갈 일이 있어서 못갈 것 같아요.
정연 : (본다. 낮게) 그러실 테죠. 새마을 호, 대전, 식당 칸...
장의원: ..!! (보고, 크게 놀란다)
정연 : (미소, 낮고 빠르게) 표정관리 하세요. 감시하는 눈들이 있어요.
장의원 : ... (미소)
정연 : (책자를 펼쳐들고) 이거 보시면서 제 말씀 듣기만 하세요.
(장의원, 팜플랫을 본다. 정연, 자연스럽게 행사를 설명하는 척 뭔가 이야기를 전한다.
그 일각의 정보부 요원들이 그런 정연 쪽을 주시하는데..
정연, 간간히 웃어 보이며.. 장의원의 표정도 한결 자연스럽게..)
씬59. 동, 커피숍 앞
(정연이 핸드백을 들고 나오는데... 요원 두어 명이 막아선다)
요원남 : 잠시 저희들과 같이 가시죠.
정연 : ..? (뭔가 이상해서) 무슨 일이죠?
(이때, 승용차가 다가와 선다. 요원들이 재빠르게 정연을 차에 밀어 넣는다)
정연 : 당신들 누구야? 왜 이러는 건데.! 놔..!
(정연을 태운 승용차가 급히 출발해버리고..
뒤이어 나타나는 승용차.. 시덕이 운전 중이고.. 강모가 차분하게 보고 있다)
씬60. 안기부 건물 앞
(승용차 안에서 강모와 시덕이 기다리고 있다.
조사를 마친 정연이 나오면 윤계장과 요원 두어 명이 따라 나오고.. 정연, 매섭게 윤계장을 노려보며)
정연 : 제가 분명히, 서울시 공식행사 때문에 야당의원들 만난 거라고 했죠? 원래 죄 없는 시민들을 이딴 식으로 조사하나요?
윤계장 : 죄송합니다. 우리 애들이, 큰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정연, 잠시 쏘아보고는 강모의 승용차로 다가와 탄다. 강모, 선그라스를 낀 채 윤계장쪽을 노려보는데..
시덕이 운전해서 승용차가 출발하고..)
윤계장 : (요원남의 조인트를 깐다) 너, 정신 못 차려?
요원남 : 죄송합니다.
씬61. 달리는 차 안
(시덕과 강모, 정연이 있고..)
강모 : 수고했어, 정연아.
정연 : (으쓱해서, 미소) 뭘 이까짓 걸 갖구..
강모 : 장민재의원한텐 얘기 잘 전했지?
정연 : 어, 많이 놀라는 눈치였어.
강모 : 내일, 놈들이 허탕친 거 알면, 조필연이 분명 후원회 행사로 눈을 돌릴 거야. 한 치라도 어긋나면.. 우린 다 끝장이다.
정연 : 정신 바짝 차려야지.
강모 : .. 바쁘겠다, 지금부터 무대 준비하려면.
정연 : 오늘밤부터 꼴딱 새야 할 거야.
강모 : 아르바이트 생 필요하지? 내가 소개해 줄게.
정연 : ..? (보면)
씬62. 몽타주 (호텔 안)
- 홀 입구...
서빙을 할 남녀 호텔 직원들이 인사 연습을 하고 있다. 그들 중에 가발을 쓴 남영출과 경자의 모습이 보이고...
어리버리 열심히 따라하는 영출... 이에 비해서 경자는 능숙하다.
- 행사장 안...
테이블을 배치하고 이것저것 장식품들을 옮기며 분주하다.
정연, 바쁘게 돌아다니며 지시하고.. 지나가 옆에서 열심히 받아 적는다.
정연, 진행 요원들에게 게스트들의 동선을 설명하기도 하며..
- 어느덧 행사장 모습을 갖춘 홀 안...
각 테이블마다 초청된 명사들의 이름이 적힌 종이 명함이 놓여있다.
맨 앞쪽에 ‘이강모’ 이름이 보이고.. ‘황태섭’ ‘유경옥’도 보인다.
정면에 대형 플래카드가 펼쳐진다. ‘서울시 주관, 88 서울 올림픽 후원회의 밤’
정연과 지나가 흡족하게 보고 있는데.. 한명석이 들어서서 플래카드를 본다.
정연, 명석에게 인사하면 명석, 어깨를 두드려주며 치하하고..
씬63. 도로 위
(두 대의 승용차가 연거푸 달리고 있다)
씬64. 뒤쪽 승용차 안
(뒤쪽의 승용차 안... 시덕이 운전을 하고 있고.. 뒷자리에 박의원과 강의원이 잔뜩 긴장한 채 앉아 있다. 등산복 차림이다)
씬65. 앞쪽 승용차 안
(주영국이 운전 중이고.. 앞자리에 황태섭, 뒷자리에 민홍기가 앉아 있다. 홍기 역시 등산복쯤의 차림..)
태섭 : 뒷차 잘 따라오고 있지?
영국 : 예, 회장님.
(홍기, 긴장하는데.. 이때, 카폰이 울린다)
태섭 : (수화기 들고) 네.. (놀란다) 뭐? 이번에도 정보가 새나갔단 말인가?
홍기 : ..! (놀라는데)
씬66. 호텔 로비
(강모가 전화 부스에서 전화 중이다. 그 옆에 시덕과 소태가 초조하게 있고)
강모 : (수화기 들고) 민홍기도 행사장으로 데려 오십시오. 야당의원들도 곧 이쪽으로 도착할 겁니다. (수화기 놓는다)
(이때, 호텔직원 복장의 영출과 경자가 접시가 가득 든 카트를 밀고 지나가고..
경자, 소태를 보자 반가워서 손을 흔들어 보이다가 영출의 저지로 얼른 내리고.. 서로 눈짓으로만 인사하는데..)
소태 : 영출이 형님, 가발 쓰니까 진짜 몰라보겠네?
강모 : ...
씬67. 조필연 사무실 안
(필연이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이때, 오실장이 급히 들어선다)
필연 : 어떻게 됐어? 그 놈들, 열차에 탄 거 확인 했나?
오실장 : .. (화가 나서) 야당 의원들이 갑자기 차를 돌렸어.
필연 : 갑자기 차를 돌리다니? 이번에도 정보가 새 나갔단 말인가?
오실장 : 자네가 틀렸어.. 이성모가 아니야. 진범은 따로 있단 말이네..!!
(필연, 멍해져서.. 이때, 재춘이 급히 들어선다)
재춘 : 야당의원들이.. 방금 후원회 행사에 나타났습니다.
필연 : ..!! (놀란다) 놈들, 아직 포기 안 했어.
오실장 : 그건 또 무슨 말이야?
필연 : 놈들이 비밀회동 하려는 장소... 새마을 열차가 아니라.. 후원회 행사장일지도 몰라.
오실장 : ..! (놀란다)
필연 : 거기 요원들 배치했다고 했지?
오실장 : 그렇긴 하지만... 다 통제하긴 어려울 거야.
필연 : 당장 비상 걸어.. 행사장, 통제해야 돼..!!
씬68. 주택 안 거실
(윤계장이 와 있다. 전화중이고.. 요원 너댓명이 있다)
윤계장 : 뭐? 작전이 또 새 나갔다구? 그래서? (굳어진다, 수화기 놓고) 비상이야..! 니들 둘만 남고 다 후원회 행사장으로 간다.!!
(윤계장과 요원들이 급히 나간다. 요원 1, 2만 남고.. 잠을 자다 깬 듯 방안에서 나오는 성모...)
성모 : 또 뭔 일이냐?
요원 1 : 또 작전 정보가 새나간 모양입니다.
성모 : 내가 잠깐 나갔다가 알려주고 왔다.
요원 1, 2 : 네에? (놀라는데)
성모 : 내가 도술을 좀 하거든.
요원 1 : (웃으며, 요원 2에게) 것봐. 내가 첨부터 과장님은 아니라고 했지?
성모 : (피식 웃으며) 자식들.. 아무튼 나가기만 해 봐. 니들 다 죽었어.
(돌아서는 성모, 이내 굳어진 채, 긴장한다. 걱정스럽고..)
씬69. 만보건설, 회장실
(민우, 손으로 이마를 짚고 생각에 잠겨 있다. 들어서는 성중. 후원회 밤, 초청장을 건넨다)
성중 : 올림픽 후원회 밤, 초청장입니다.
민우 : 필요 없어요.
성중 : 저.. 오늘밤 초대가수가.. 차수정양입니다.
민우 : ..?
(민우, 초청장을 펼쳐보는데.. 초대가수에 ‘차수정’ 이름 석 자가 보인다. 마음이 울렁거린다. 길게 한숨 내쉬며 구겨버리고..)
민우 : 이미주 뒷조사 하란 거.. 오늘부로 그만 두세요.
성중 : 예? 예, 알겠습니다.
씬70. 행사장, 드레스 룸
(미주가 선화의 도움으로 드레스를 입고 있다. 이때, 들어서는 정연..)
미주 : 언니..
정연 : .. (미소 한번 지어보이고, 선화에게) 수정이랑 할 말이 좀 있는데.. 잠깐 자리 좀 비켜 줄래요?
선화 : 예, 그러세요.
(선화가 나가면, 정연, 잠시 밖을 살피더니 문을 잠근다.
사진 석장을 꺼내 드는 정연... 민홍기와 박의원, 강의원 등 여당 의원 사진이다)
정연 : 이 사람들.. 얼굴 기억 할 수 있어?
미주 : .. (사진들을 보며) 이 사람들이 여당 의원들인가요?
정연 : (고개 끄떡인다) 잘 할 수 있겠니?
미주 : (표정 다부지게) 네... 꼭 성공해야만 큰 오빠 구할 수 있는 거잖아요.
씬71. 행사장 입구
(명사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화사한 드레스 차림의 정연이 입구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 그 옆에서 한명석이 다른 손님들을 맞이하며 악수한다.
이때, 멋진 턱시도 차림의 강모가 다가온다)
정연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강모 사장님.
강모 : 오늘 행사, 기대되는군요.
(정연, 화사하게 미소 지어 보이면... 강모, 의미심장하게 웃는데..)
필연 : 초대장이 없어도 괜찮겠죠? 정연양?
(강모와 정연이 보면... 필연이 턱시도 차림으로 걸어온다)
강모 : 오랜만이군요.
필연 : (본다) 참 좋은 밤이야. 오늘은 서울 시내에서 시위도 없었다지?
강모 : 그런 날도 있어야죠.
필연 : 정연양이 준비한 자리라서 더 기대가 되는군.
강모 : 아주 멋진 파티가 될 겁니다. (노려보는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