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동대문구장은 돔구장이 만들어진 뒤에나 해체에 들어갈 전망이다.
KBO는 지난 24일 이명박 서울시장과 한국야구위원회(KBO) 박용오 총재, 대한야구협회 이내흔 회장 등이 만나 이 같은 내용에 의견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야구계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돔구장 신축의 주체인 서울시와 야구계가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현안에 대해 의견일치를 이뤘다는 데서 의미가 깊다.
이전까지 서울시는 선언적인 의미로 돔구장 신축을 거론해왔다.
박 총재는 24일 회동에서 “돔구장 신축을 조속하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고, 이 시장은 “돔구장의 효율성과 효용에 대해 팀을 구성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곧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진척 상황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덧붙여 “각 구청에 돔구장 유치 의사를 물은 결과 상당수의 구가 유치 신청을 해왔다”고 밝혀 신축에 대해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서울 시내 아마추어팀이 쓸 수 있는 축구장(31개)과 야구장(2개, 동대문·목동)의 수를 비교하고 동대문구장에서 열리는 연중 게임수를 제시한 뒤 “대책 없는 동대문구장 철거는 재고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마추어야구쪽의 생각을 밝혔다.
이 시장은 이에 대해 “아마추어야구계의 어려움을 알고 있다. 대책 없이 허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아마추어경기를 돔구장 신축 뒤 유휴시설로 남게 될 잠실구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전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KBO 관계자는 “매우 유익한 만남이었다. 서울시와 야구계가 현안에 대해 완전한 공감대를 나눈 자리였다. 서로 기분 좋게 헤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돔구장 신축은 곧 정부, 서울시, 야구계가 참여하는 실무위원회 구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마침 지난 17일 대전에서 벌어진 2003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석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야구계 현안을 전해듣고 배석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잘 도와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돔구장 건설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박 총재는 다음주 중 이 문화부장관과 만나 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한 후속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