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현대에 단순함으로 저항했던 모더니스트!
장욱진의 그림 소재는 고향, 집, 자연이었다. 틈만 나면 그림 도구 들고 들로, 산으로 나가 새소리와 바람소리, 나무들 춤추는 소리를 들었고, 그것이 그의 그림의 영감이 되었다.
장욱진은 한국 전쟁 통에 부산에 피난을 내려갔다. 피난민의 고단함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한 그루 나무와 새, 항구로 들어오는 배와 생선, 초가집, 황소 등으로 승화했다. 복잡함이 욕망이라면 단순함은 욕망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억지로 하는 억제가 아니라 초가집, 생선 한마리, 황소와 새와 나무 한그루에서 행복을 느끼려 했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현실 도피가 아니다. 현실을 최대한 긍정했고, 그 힘은 단순함이었다. 단순함은 그리움의 표현이다. 가난하더라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기에 그것으로 만족한다. “도인”, “노인“ 제목의 그림이 여러 장인 이유도 동일하다. 도인이든 노인이든 모두가 초가삼간의 삶에 불만이 없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 나라 장욱진은 기독교인이 아니었지만 신앙의 궁극은 단순함이고 고난 중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모습이라면, 그의 삶과 그림은 예수의 가르침과 상통한다.
자화상, 자신의 아내 법명 진진묘, 아이… 소박하고 단순하지만 평온하고 온화하다. 불사선불사악(不思善不思惡), 선을 생각하지도, 악도 생각하지도 말라… 즉 현실에 집착하지 말고, 선악을 이분법적으로 구별짓지도 말라는 뜻.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과 동물, 자연에 적용할 수 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나와 타자, 인간과 자연은 모두 하니이며 친구이고 이웃이다.
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 날마다 즐겁고 기쁜 날! 이 구절이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오롯이 표현한다.
산다는 것은 소모하는 것! 원없이, 아낌없이 살다가 죽겠다는 장욱진은 그렇게 남김없이 자기 인생을 소모했다. 끝까지 욕망, 복잡한 현대성에 저항하면서! |
첫댓글 고향, 집,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