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김익경
손톱을 깎을 때 당신의 뇌는불편해진다
방심할 수 없는 경직처럼
촉수에 가해지는 무게보다
이빨을 무는 힘이 더 강해진다
나에게 손톱을 허락하라 마요!
온 몸이 까칠해진다
손톱이 삐딱해진다
큰 톱이 된다
맛있는 얼굴을 탐할 때마다혀를 물거나
입속을 깨무는 것처럼통제되지 않는다
손톱이 발이 되고
발톱이 도구가 되는
이상한 뇌들은통속적이지 않다
손톱깎이로얼굴을 깎는다
난 도둑질을 할 때만 노크를 하지
계란프라이는 누구의 도시락에 있을까
가해자가 없는 잡손들의 상처가 달콤하다
서로의 피를 밀서처럼 간직하고 있다
오후 3시 목이 긴 최후의 진술들은 코가 길다
오래된 공습처럼 아무것도 증명할 필요 없는
모든 이유는 훔치기에 적절하므로
더 이상 모자에서 새는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의 체위는 표정을 짓지 않는 신발처럼 구겨지거나
드문드문 혈흔으로 재생된다
열 개의 입은 열 두 개의 입을 버리고 무릎 없는 기둥을 완성하고 있다
덜 여민 저녁 코가 무럭무럭 자라고
김익경 시인
2011년 <<동리목월>> 등단
시감상- 독자의 입장에서 김익경의 시는
매우 불편하다
숟가락으로 얼굴을 파 먹고....
엉덩이가 세 개인 여자....
팔달린 상어를 키우고...
분리된 몸을 상징으로 어느 한부문 망가지지 않은 곳이 없는
사회 병리의 불편한 진실을 포바스,, 호크스,
등이 주도했던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육화한다
시인의 잠재의식 속에서는 왜 이런 난해한 시가
발화하는가
잠수함 속의 토끼에 비견되는 시인이 바라보는
옳고 그름의 분별마저 허무한 ,
몰가치의 타락한 시대 정신이
시의 문법으로 재구성되어 나오는 듯하다 류윤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