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華經, 「提婆達多品 第十二」를 풀어본다(其十三)
12-16.
어린 용녀가 순식간에 성불한다는 문수사리의 말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지적보살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갈라용왕의 어린 딸, 용녀가 부처님 앞에 홀연 모습을 드러내
머리 숙여 부처님께 예를 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며 말합니다.
죄(罪)의 실상 복(福)의 실상 깊이 통달 하신 후에
시방세계 두루 널리 그 실상을 밝히실 새
신묘하다 청정법신 삼십이상 갖추시고
여든 가지 수려 자태 장엄법신 이루셨네.
천인들도 용신들도 우러르고 공경할 새
일체중생 마음 다해 안 받든 자 하나 없고
성불하신 세존부처 모르는 자 하나 없소.
큰 가르침 대승교를 이 몸 용녀 활짝 열어
고해(苦海) 중생 제도하여 해탈토록 하였으니
이 불사(佛事)를 알아줄 분 오직 부처 뿐일러라.
言論未訖 時 龍王女 忽現於前 頭面禮敬 却住一面 以偈讚曰
深達罪福相 徧照於十方 微妙淨法身 具相三十二
以八十種好 用莊嚴法身 天人所戴仰 龍神咸恭敬
一切衆生類 無不宗奉者 又聞成菩提 唯佛當證知
我闡大乘敎 度脫苦衆生
【풀 이】
●言論未訖
<논쟁의 언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所言未竟「12-12」과 같은 뜻의 말.
*訖1136 마칠 글(끝내다), 다할 글(다 없어지다), 이를 흘(迄과 通用)
●頭面禮敬
<머리를 조아려 禮를 올리다.>
●深達罪福相
<죄의 실상이 무엇이며, 복의 실상이 무엇인지 깊이 꿰뚫어 통달하다.>
*達1232 통할 달(꿰뚫다, 깨닫다), 달할 달(영화를 누리다, 榮達),
이를 달(도착하다)
●戴500 머리에 일 대, 받들 대
*戴盆望天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하늘을 쳐다볼 수 없듯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는 무척 어렵다는 의미.
●一切衆生類 無不宗奉者 又聞成菩提 唯佛當證知 我闡大乘敎 度脫苦衆生
상기 찬탄 게송 중 이 구절의 번역은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한글번역본(일본영역 및 Watson 포함)과 필자 사이에 중대한 시각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번역본은 이 구절을 용녀가 자신을 찬탄한 것으로 번역하고 있다.
또 구經과 무비는 용녀자신이 스스로를 찬탄하고 있다는 해설까지 곁들이고
있다. 과연 그런가? 손자나 손녀가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을 부리며
자기 자랑을 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여기서는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니다.
A. 필자의 시각으로 이 부분을 게송이 아닌 평문으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일체중생의 무리들 중 (석가모니부처님을) 높이 받들어 모시지 않는 자가
없고, 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룩하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내가(즉, 용녀가) 대승의 가르침을 펼쳐 苦에 찌든 중생들을 제도하고
또 해탈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오로지 이러한 부처님께서만 증명하고 아신다.>
여기에는, 바로 이러한 부처님께서 내가(즉, 용녀가) 어떤 불사를 행했는지
증명해 보일 것이다, 사리불이나 지적보살이 어찌 이런 사실을 알겠는가,
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 구절은 문법적으로 아래와 같이 두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①一切衆生類 無不宗奉者 又聞成菩提
이 문장에서 <一切衆生類>는 주어다.
또 <又聞成菩提>는 <無不聞成菩提>이다. 즉, <又>는 앞의 <無不>을
받는다.
번역하면, <일체중생 가운데 부처님을 높이 받들지 않은 자가 없고,
또 부처님이 깨달음을 성취하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자가 없다>가 된다.
②唯佛當證知 我闡大乘敎 度脫苦衆生
이 문장에서 <佛>은 주어이고, <證知>는 술어(타동사)다.
그리고 <我闡大乘敎 度脫苦衆生>는 證知(타동사)의 목적절이다.
번역하면, <내가(즉, 용녀가) 대승의 가르침을 펼쳐 중생들을 제도하고
고통에서 해탈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오로지 부처님만 알고 증명하신다>가
된다.
B. 필자와 전혀 다른 시각으로 번역한 내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구經)
일체중생이 높여 받들지 않은 이가 없나이다.
또 *법을 듣고 보리를 성취함은
오직 부처님만 아시고 증명하시리니,
제가 대승의 교법을 열어
괴로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케 하리다.
*구經 해설: 문수보살이 바닷속에서 설한 법화경의 가르침을 듣고
(용녀가)깨달음을 얻은 것.
(무비)
모든 중생의 무리들이 받들어 모시지 않은 이가 없습니다.
또 법을 듣고 보리를 성취함은 오직 부처님만이 아시고 증명하십니다.
나는 대승의 교법(敎法)을 설하여 고통 받는 중생들을 제도합니다.
(일본)
And all species of living beings
Do worship and honor,
That, having heard [the Truth], I attained Bodhi
only the Buddha may bear witness,
I will reveal the teaching of the Great-vehicle
Which delivers creatures from suffering.
(자설)
인용에서 보듯, 위의 세 번역은 한결같이 <聞成菩提>를 <(용녀가)법을 듣고
깨달음을 성취했다>고 번역함으로써 이 게송을 통해 용녀가 자신을 찬탄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또 문법적으로는 <聞成菩提>를 <證知>의 목적격으로 보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필자는 동의하기가 무척 어렵다.
대부분의 한글번역본은 문장의 구조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일본의 번역을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베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지적보살의 발언「12-15」와 용녀의 찬탄게송「12-16」을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나누는 평범한 대화의 형식을 빌어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문수보살에 대한 지적보살의 심한 공박:
여보세요, 문수사리, 석가모니부처님을 한번 보세요. 석가모니부처님마저도
깨달음에 이르시는데 무량겁이 걸렸어요. 그 뿐입니까? 그 무량겁동안 누구도
해낼 수 없는 고행을 쉴 새 없이 하시고, 수도 없이 공덕을 쌓은 후에
깨달음을 얻으셨습니다. 이제 겨우 8 살 난 어린 여자 아이가 눈 깜빡할
사이에 성불할 것이라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다음, 부처님에 대한 용녀의 찬탄게송과 입장 표명:
지적보살님의 말씀이 천번 만번 지당합니다. 어찌 그 뿐이겠습니까?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죄가 무엇이고, 복이 무엇인지 모르는 게 없는
분입니다. 게다가 32상을 갖추시고 여든 가지 눈부신 자태까지 지니셨습니다.
청정한 법신이 빛을 발해 시방 온 세상을 두루 훤하게 비추시니 천상계와
인간계의 모든 중생들이 우러러 모시고 용신들도 모두 공경해 받들고
있습니다. 시방의 중생들 가운데 이런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이 몸 용녀가 대승의 가르침을 펼쳐 苦에 찌든
중생들을 제도하여 해탈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이런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유일하게 아시고 증명하실 것입니다.
이런 불사를 지적보살님이 어찌 아시겠습니까?
(용녀는 자신의 스승인 문수사리보살이 지적보살로부터 심한 공박을 받자,
직접 부처님 앞에 나서서 지적보살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용녀 자신이 아니라) 부처님을
찬탄하고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힌다.
<모르면 입 닫고 좀 가만히 계세요!>라는 말이 아마 용녀의 목구멍까지
올라왔을 것이다.)
*宗350 마루 종, 밑 종(근본), 높일 종(존숭하다)
*聞1008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글자다.
①들을 문(귀로 소리를 감득하다, 들어서 알고 있다),
②맡을 문(냄새를 맡다),
③들릴 문(듣게 되다),
④알릴 문(남에게 들려주어 알게 하다, 특히 높은 사람에게 아뢰다),
⑤알려질 문(널리 알려지다),
⑥이름 문(널리 알려진 이름, 명망)
⑦소문 문(들리는 말, 風聞)
여기서는 <들을 문(들어서 알고 있다)>의 뜻으로 쓰였다.
이 글자에 대해서는 「1-1」에서도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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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속)
첫댓글 감사합니다!_()()()_
감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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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쏴!!!
_()()()_
감쏴합니다
거사님! 여전히 상세하게 잘 하시고 계시니 반갑습... 완료되면 프ㄴ린ㅌ NIV영어성경 거의 반쯤 했읍니다. 뜻이 애매한 곳은 개신교 천주교 한글성경... 또 거기서 애매하면 일본성경등을 참고... 구약에서는 삼국지의 아류라 할만큼 재밌는 곳이 많으나 그 이면엔 저들의 여호와에 순종하지 않으면 멸망한다 이겁니다.... 우주청조신의 마음이 왜 이렇게 좁은지요? 불교의 廣海엔 비할바가.... 어쨋든 고교때부터 이놈의 성경을 한 번 독파하려 했는데 ... 이루어 질 것입니다.... 거사님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niv성경말고 NLT(NEW LIVING TRANSLATION) 성경 좀 부쳐주세요... 서울교보엔 NIV밖에 없어요... 책도 크고 활자도 제일 큰
아니... 수정하려니까 안 되네... 고약하네... 아니 수정못해요??? 내가 몰라서 그러나...
좌우간 거사님의 게시물이 끝나면 프린트 제본해서 법화경 공부의 원천으로 삼아 공부하겠읍니다. 그리고 NLT 성경 글자 제일 큰 것으로 부쳐주시면 大感謝!!! 김에 전번에 거사님이 추천하신 그책도 부쳐주세요
遊戱世間 居士님 참 오랫만입니다.
그노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온 세상이 빠악 얼어 있는데
간만에 거사님 댓글 보니 너무 반갑습니다.
별일 없으시죠? 가족분들도요. 무조건 버텨냅시다.
이 보다 더 힘든 세상도 빡쎄게 살아온 우리들 아닙니까.
이곳은 지금 코로나가 피크를 향해 올라간다해서 모두들 긴장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NLT(New Living Translation), 그리고 추천한 책은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요.
지금 여기는 Grocery Market을 제외한 모든 가게가 전부 close된 상태라서요.
상황이 좋아지면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이 난리 끝나면 한번 만납시다.
그때 저가 추천해드렸던 책 이름이 아마
<Without Buddha I Could Not Be a Christian> written by Paul Knitter 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맞는가요?
아무렴 시간이 1년 걸리면 어때요...
너무 오래되어 기억에...
부처님 때문에 나는 크리스챤이 되었다... 이런 가요? 이 책도 좋으네요
<붓다 없이 나는 크리스챤이 될 수 없었다>라는 제목의 책인데요,
우리나라에 이미 번역본이 나와 있습니다만.
조금 시간이 걸리고 수고스럽더라도 원문으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훨씬 더 재미가 있을 겁니다. 저자가 학자답게 표준문장으로
딱딱하지 않게 쓴 책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전쟁 끝나면 꼭 사서 보내드릴께요.
@나성거사 예
-()()()-
감사합니다
_()()()_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