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이야기'는, 모태 공간인 바다를 배경으로 그 시적 이미지를 춤으로 형상화 시킨 작품이다. 긴 여운을 남기며 이어지는 파도소리를 사용하여 바다를 설정하고 무대 바닥에 가득 퍼진 영상은 낭만적 사실감을 드높인다. 짜면서도 달짝지근한 삶이라는 바다에서, 내려 쬐는 햇볕 아래 물레질하고 고무래로 부지런히 소금을 긁어모으는 염부의 모습이 도출된다.
김선주 안무의 '소금꽃'
이소연의 시 '소금꽃 이야기'는 염전에 말없이 피는 꽃을 보거든/사랑에 대하여 말하지 말라/햇볕과 바람으로만 피는 꽃/오래두어도 변하지 않는/침묵의 무게를 달아보라 (중략) 바닷물 부드러운 출렁임 속에/이렇게 뼈있는 말이 들어있을 줄이야/끝까지 바다이기를 고집하지 않고/때를 알아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물의 환희를 보라(후략)가 떨어지는 꽃처럼 풀어진다.
김선주 안무의 '소금꽃'
김선주의 선곡, 에지오 보쏘(Ezio Bosso)작곡의 고전적 미니멀리즘으로 가득한 '천둥과 번개, Thunders and Lightnings'와 에지오 보쏘의 피아노와 지아꼬모의 바이올린으로 편제된 '구름, 바람을 탄 내 마음, Cloud, The mind on the wind'는 노동자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에지오의 기상 요소에 적합한 음악 '천둥과 번개'로 염전은 구체화되고, 시청각을 흔든다.
음악은 시간적 배경을 달리하여 새벽부터 저녁까지 염전에서 일하는 시간을 표현하고, '밀려오는 파도'와 '소금이 점차 퍼져가는' 영상은 작품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자신의 몸짓을 태워 작은 보석으로 변하는 소금들, 소금이 담겨지는 마대자루, 남성 1인, 여성 2인의 3인무(정진아, 황지영, 강윤찬)는 꽃으로 피어나는 소금을 두고 흐느끼며 환호한다. 첼로가 잠재우는 바다, 파도소리가 인다.
김선주 안무의 '소금꽃' 김선주, 충남대학교 무용학과(현대무용)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 출신의 '메타댄스 프로젝트' 핵심 단원이다. 23회 전국무용제 금상수상작 '그림자 도시'에 출연하였고, 해마다 안무작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는 보령 삽시도의 아름다운 눈물과 낭만을 몸소 체험하며 성장한 춤꾼이다. 안팎으로 성숙을 채워간 그녀의 안무작 세 편은 한 해를 마무리한 소중한 결실이었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예술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