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疏薄소박)
춘호재 http://sunbi.pe.kr/zbxe/
疏薄 (멀리할 소 / 경시할 박) - 愛憎이야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이지만 -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현대인의 내면적인 고독감을 대변하는 말이지만, 내면적 고독감은 물론이요 외면적으로도 참담하기 그지없는 처지를 나타내는 말이 '疏薄맞다'는 말이다.///
疏薄은 가까이해야 할 사람을 '멀리하고' 마땅히 존중해야 할 사람을 '경시한다'는 뜻이다. '疏薄맞았다'고 하면 대개 남편으로부터 냉대받고 쫓겨나는 것으로만 알고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황혼이혼'이 그런 예인 셈이다. 이처럼 아내가 남편을 구박하는 것을 內疏薄(내소박)이라 한다. 그 반대의 경우로, 우리 여인네들의 한이 맺힌 疏薄은 물론 外疏薄(외소박)이다.///
疏에는 '멀리하다'는 뜻외에 疏通(소통)에서의 경우처럼 '트이다'는 뜻도 있다. 이밖에 疏略(소략)에서처럼 '거칠다', 親疎(친소)에서처럼 '멀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신하가 임금에게 올리는 글 역시 疏라고 하며, '올리다'는 뜻의 上(상)을 붙여 上疏라고 한다. 疏는 疎로도 쓰는데, 이는 俗字이다.///
薄는 艸에 溥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글자이다. 溥의 (부)는 '박' '부' 등의 음을 갖는 글자를 이루며, 이들 한자에는 대체로 '넓다' '퍼지다'는 뜻이 들어있다. 이를테면 溥는 '물이 넓게 퍼지다'는 뜻이 된다. 이 溥에 '풀'을 뜻하는 艸가 결합되었으므로, 薄은 풀만 퍼져 있는 초원의 상태처럼 '얇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이에서 파생되어 輕薄(경박)에서처럼 '가볍다', 薄利(박리) 薄俸(박봉)에서처럼 '적다', 瘠薄(척박)에서처럼 '메마르다' 등의 뜻도 있다.///
愛憎(애증)이야 순간순간 변하는 감정이다. 하지만, 疏薄맞는 사람의 마음이야 언제나 참담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