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르완다 이상훈 선교사입니다.
한동안 인사를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르완다는 건조한 날씨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우기가 시작되려면 아직 한 달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농부들은 땅을 갈기 시작합니다.
올 해 우기는 조금 일찍 시작하나 보다 생각합니다.
농부들이 파종을 준비하는 일은 달력보다는 경험에 의존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동안 옥수수 농사에 관여한 적이 있어서 그런 농부들의 모습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자연에 질서를 부여하시고 적절한 때에 비를 내리시는데 은혜는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랄까요…..
지난번 콩고의 에볼라 사태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가고 다행히 르완다는 환자 발생 없이 잘 넘어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아들 강희에 대해 먼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희가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졸업장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는데요.
강희가 다닌 선교사 자녀학교와 인연이 많은 오클라호마 크리스챤 대학에서 강희에게
1년 정도 공부하면서 적응이 가능할 지 보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받았었습니다.
이 곳 KICS (Kigali International Community School) 선교사 자녀학교 설립자들이 그 대학 출신들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제가 놀랐죠.
강희는 나름 몇 군데 미국 대학들에 지원을 했지만 입학허가를 받지 못해서 낙담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웬만하면 이게 무슨 떡인가 하고 그러겠다고 하고 싶었지만 강희 혼자서 가족과 떨어져 감당할 일들을 생각해 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강희는 일단 병무청에서 통지서를 보내온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강희가 학교에 반납할 물건들이 있어 잠깐 들렀는데 강희를
2년간 맡았던 특수교사 Mrs. Shrek 선생님이 오클라호마 크리스챤 대학에서 조건부로 입학을 허락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서 혹시 강희가 혼자 미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대학 근처에 사는 자신의 부모님이 맡아 줄 수 있다고 제안을 하시더군요. 저도 모르게 목이 메이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녀석을 그렇게까지 배려해주는 대학도,
선생님도 얼마나 감사한 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하나님은 강희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아끼시는건지……오클라호마 크리스챤 대학 입학사정관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강희는 미국 한국 2중 국적을 갖고 있는데 한국의 병역의 의무를 필할 의무가 있어서 먼저 한국에 들어가야하겠다고 그러나 이후라도 강희가 그 곳에 가고 싶고 강희가 그 곳에서 혼자 생활할 수 있겠다고 부모에게도 확신이 들면 그 때 다시 연락을 해도 괜찮겠냐고 말입니다.
학교측에서는 흔쾌히 언제라도 다시 연락을 달라는 회신이 왔습니다.
강희는 현재 양평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손자를 너무 귀여워하시고 적적한 두 분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한국에서도 미리 준비해 두신 것이 있었네요.
이 곳에서 코이카 봉사단원으로 일했던 최지현이라는 청년을 통해 전국재 목사님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양평에서 가까운 덕소라는 곳에 청소년 놀이문화 연구소를 세우시고 청소년 사역을 하고 계신데 그 곳에서 간사님들과 함께 인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르완다에 한 번 다녀가신 적이 있어 일면식은 있었지만 강희를 그렇게 흔쾌히 받아주신 것에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히려 강희가 놀이를 통해 사회성,
책임감 등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아주 제자리를 찾아 들어간 느낌입니다.
강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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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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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는 10월에 세브란스에서 예정된 자폐 종합 검사를 받고 그 보고서를 들고 11월 춘천에서의 신체검사를 받습니다. 녀석이 병역의 의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그 때 정확히 결정이 날텐데 하나님이 최선의 길로 인도해 주실 줄 믿습니다.
여지껏 강희를 위해 베풀어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이래도 저희가 걱정을 하면 불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누리 병원과 게스트하우스는 지어진 이후 가장 북적거리는 시간입니다.
나누리는 KCOC (한국해외원조 단체협의회)를 통해 봉사단원 5명과 그 분들의 가족을 받습니다. 병원에는 물리치료사 간호사
2명,
2&5 크리스챤 아카데미는 컴퓨터,
태권도,
유아교육 선생님 3명을 받습니다.
두 가족의 어린 자녀들까지 총 12명이 불어납니다.
선교사로서 도전하는 이 분들에게 이 곳에서 생활에 잘 적응하고 하나님의 소명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 부탁합니다.
1995년 저희 부부가 처음 케냐 나이로비에 도착했던 시간들이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열정은 있었지만 이국 땅의 모든 일이 낯설었고 귀머거리 벙어리 바보처럼 살던 시간들….실수만 연발하던 시간들….그러던 저희 부부에게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이제는 막내 강희까지 저희 품을 떠났습니다.
새로 오시는 분들에 대해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 한편 정말 변변치 못한 저희를 여기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느낍니다.
새로 들어올 나누리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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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에게도 저희 가족에게도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곧 민족의 큰 명절인 추석이 되는군요. 멀리서 글로나마 인사를 드립니다. 즐겁고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한 추석 명절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9년
9월
르완다에서 이상훈, 이송희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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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가 돕는 르완다 이상훈 선교사님 편지입니다^^
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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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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