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김종철 이병한 박수원 최경준 전미진 박윤미 석진희 기자
........서울=정운현 김병기 황방열 홍성식 공희정 임경환 기자
사진/ 권우성 이종호 기자
편집/ 김경년 유혜준 기자
동영상/ 기획-연출=이한기 기자, 진행=구영식 기자, 해설=유창선 박사
........제작=라이브투닷컴, 디지털 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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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열린 민주당 서울경선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후보가 부인 권양숙씨와 함께 선거인단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3월 9일 제주경선을 출발로 시작된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국민경선이 50여 일간의 대장정 끝에 노무현 후보를 차기 대통령후보로 선출하고 27일 막을 내렸다.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국민경선은 '당원들만의 잔치'라는 종래의 관행을 탈피, 선거인단의 절반을 비당원 일반국민들로 채워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적극 유도했다는 점에서 우리 선거사에서 또하나의 선거혁명으로 평가되고 있다.
"노무현이 정치개혁 바람 실현했다"
-김근태 의원 '깜짝'인터뷰
▲김근태 의원의 대선출마 선언 모습.ⓒ 오마이뉴스 최경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김근태 의원이 오후 8시 20분께 잠실 실내체육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김 의원은 "경선이 진행되는 동안 모습을 나타내면 (기자들이) 자꾸 이것저것 물어봐서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다"며 <오마이뉴스>와의 '깜짝' 인터뷰에 응했다.
-오늘 민주당 경선이 끝났고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는데.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높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런 관심을 불러일으키도록 국민 경선제가 큰 힘을 발휘했다. 새로운 정치 환경이 변화했고, 노무현 후보가 이러한 국민들의 요구를 즉각 수렴해서 정치 개혁을 해야 한다는 바람을 실현해 후보가 됐다. (나도) 지방선거, 정치개혁,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노무현 후보에게 한 마디 한다면.
"노무현 후보가 잘해왔다. 새로운 정치개혁, 정치 발전 과정에 있어서 원칙을 지키고, 의견이 다른 분들을 존중하면서 함께 더불어 가야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원칙이 승리하고, 민주당이 승리하고, 국민이 승리하는 것이다. 그 페이스를 계속 유지해 나가길 바란다."
-끝까지 경선에 참여한 정동영 후보에게도 한 마디 한다면.
"정동영 후보가 끝까지 참여해서 아름다운 경선으로 끝났다."
민주당 경선은 당초 7명이 후보자로 나섰으나 중도에 5명의 후보가 사퇴함으로써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은 노무현, 정동영 두 후보였다. 노무현 후보와 각축을 벌인 이인제 후보의 사퇴로 경선열기가 사그라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으나 27일 열린 서울경선은 축제와 화합의 분위기로 대미를 장식했다.
민주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가장 격돌을 보인 후보는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였다. 경선 초반에는 조직과 당내 지지기반에서 우위에 있던 이인제 후보의 '이인제 대세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월 16일 광주경선을 계기로 '노풍'이 불기 시작한 후 '노무현 대안론'이 새로운 대세로 등장, 결국 노무현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국민참여'를 극대화시킨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를 동시에 보여주기도 했다. 이인제 후보는 '이인제 대세론'을 잠재운 '노풍'을 두고 음모론을 유포시켰으며, 또 노 후보의 장인의 좌익전력을 근거로 색깔론 공세를 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과거식 정치공세는 성숙한 유권자 의식, 인터넷 매체의 발달 등 새로운 정치환경에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최고의 승리자는 대선후보로 최종 선출된 노무현 후보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경선에 참여한 정동영 후보 역시 또다른 '승자'가 아닐 수 없다. 정 후보는 후보들의 잇딴 사퇴로 경선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서 '경선지킴이'를 자처하였는데 이같은 공로(?)로 경기경선에서는 노 후보를 제치고 1위를 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최종적으로 27.8%라는 적지않은 득표율을 기록해 향후 당내에서 그의 입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노무현 후보의 앞날이 오늘의 영광처럼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우선 12월 한나라당 후보와 대선 본선에서의 대격돌을 앞두고 있으며, 그에 앞서 6월에는 지자체 선거를 다시 승리로 이끌어야할 과제를 안은 셈이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 수습, 김대중 대통령 자제들의 각종 비리연루에 따른 국민적 비판 등도 그가 해결해야할 몫인 셈이다.
"YS에 도움 청하고 싶은 마음 간절"
- 노무현, 기자간담회서 밝혀
노무현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들의 연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기자실을 찾았다. 노 후보는 "이인제 의원이 외국에 나가기 전 연락을 시도해 봤지만 연결이 안됐다"며 "정치인들이 하는 방법으로 예고 없이 쳐들어가는 방법이 있지만 현재 상황이 그런 것은 너무 이르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안 했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최근 제기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탈당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탈당 안 하셔도 대통령을 모시고 대선을 치를 것이고, 탈당해도 그 분 뜻을 받들겠다"고 밝혀 김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 후보는 또 "김영삼 전 대통령 방문이 솔직히 손익이 함께 있겠으나 나로서는 김 전 대통령의 도움을 청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며 "그러나 그 분을 뵙는 명분은 당장 그와 같은 도움보다는 민주세력의 법통을 바로 세우겠다는 생각을 전달하고 인사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최경준 기자
<6신:낮 3시30분>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넘어 개혁과 통합의 시대로"
<클릭! 후보수락 연설 전문>
▲ 민주당 대통령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는 노무현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된 노무현 후보는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겸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선택을 기꺼이 수락한다"며 "불신과 분열의 시대를 넘어 개혁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A4용지 5장 분량 규모의 후보수락 연설문에는 노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12월 대선에 임하는 자세, 향후 국정운영 계획 등을 소상히 담고 있다.
노 후보는 우선 수락연설문에서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을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빛나는 전통을 지켜온 당원, 대의원 동지 여러분의 승리"라며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정치개혁과 관련, 노 후보는 "인사를 공정하고 철저한 능력위주로 하며 특정지역, 특정학교 출신들이 권력을 독점하는 일은 용납하지 않겠다"며 "권력층 비리를 척결할 제도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는 또 대통령이 되면 '친구같은 대통령'이 되겠다며 '보통사람 대통령'을 강조했다. 노 후보는 "저 멀리 높은 곳에 있는 권력자가 아니라 손을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겠다"며 "경호원 한 두명과 시장에서 마주친 시민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그런 친구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노 후보는 국민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정치와 국민이 지역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한 어떤 정책, 어떤 정부, 어떤 대통령도 성공할 수 없다"며 "지역통합, 노사화합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이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끝까지 왔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자부심"
▲정동영 후보
경선이 끝난 뒤 정 후보가 단상에서 내려와 선거인단 석을 돌면서 두 팔을 들고 흔들 때마다 선거인단은 정 후보를 향해 흐뭇한 미소와 함께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어 기자실을 찾은 정동영 후보는 "사력을 다해서 서울까지 왔다. 오늘 내 가슴속에는 약속을 지켰다는 것, 끝까지 왔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고 자부심"이라며 "6767명의 소금과 같은 표, 의인들의 표를 주신 분들에게 마음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국민 경선에 임했을 때의 마음으로 정치활동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또 "다시 한번 노무현 후보에게 축하드린다. 오늘 선출되는 새로운 지도부로 새롭게 단합해서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모든 힘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향후 계획은.
"국민 경선을 완성시키는 것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혹자는 경기도 경선에서 내가 1등한 것을 두고 장난의 결과라고 말하지만 새벽밥 먹고 뛰어온 2700여명의 표심은 끝까지 경선을 완주하라는 뜻이었고 정동영이 끝까지 달려온 것에 대한 포상이었다. 그 힘이 서울까지 온 힘의 밑천이었다. 당장 선거가 임박해 있기 때문에 정동영이 오면 도움되겠다는 전국의 방방곳곳에 가겠다."
-인사말 중 '지나보니까 노무현 후보가 괜찮은 후보였다'라고 했는데.
"12월에 민주당이 승리할 것을 확신한다. 한나라당은 똑같은 국민경선인데 못 살리고 있지 않은가. 민주당은 변화를 선점했다. 노무현 후보는 변화를 충실하게 담아내는 후보이기 때문에 본선 경쟁력이 막강한 후보라고 생각한다."
-이인제 후보가 오늘 참석하지 않았는데.
"아쉽다. 이인제 후보가 당원과 함께 해 줄 것을 바란다."
-이번 경선을 완주한 것이 정 후보에게 어떤 득과 실이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개인적인 이익을 바라고 경선에 뛰어든 것 아니다. 경선이 완성돼야 우리 미래가 있다는 소박한 믿음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믿음에 변함이 없다. 경선에서 쌓인 밑천이 있다면 이것을 가지고 정치를 쇄신하고 국가 개혁하는데 그 힘을 쓰겠다."/최경준 기자
<5신 대체:낮 2시30분> 노무현, 민주당 16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
▲ⓒ 오마이뉴스 권우성
"기호 2번, 노무현 후보. 삼천…." "우와-."
천여명 노사모의 환호 속에, 민주당 서울 선거인단의 박수 속에, 노무현 후보가 총 1만7568표(72.2%)로 민주당의 제16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선출됐다.
노 후보는 서울 경선에서 3924표(66.5%)를 득표해, 1978표(33.5%)를 얻은 정동영 후보를 누르고 서울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노 후보는 50일간 치뤄진 16개 지역 경선에서 제주·대전·충남·충북·경기 등 6개 지역을 제외한 10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누적 투표 결과 노 후보는 1만7568표로 72.2%, 끝까지 경선에 참여했던 정동 후보는 6767표로 27.8%를 기록해 두 사람의 표차이는 1만801표였다.
잠실실내체육관의 2층에 자리잡은 노사모는 연신 연호했다.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후보는 마지막 연설에서 "노무현 후보에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면서 "경선 과정에서 지켜본 노 후보는 정말 훌륭했다. 소박하고 거침없고 정직한 서민의 벗 노무현 후보를 민주당의 후보로 갖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후보는 간략한 소감을 말하는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은 온라인 몰표
이회창은 오프라인 몰표
노무현은 역시 '네티즌 대통령'이였다. 노 후보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전국적 규모로는 처음 실시된 인터넷 투표 결과 81.3%의 득표율을 올려 18.7%를 얻은 정동영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온라인에서 압승을 거뒀다.
국민경선 전체 선거인단의 7만명 중 2.5%인 1750명의 가치를 가지는 이번 인터넷 투표 참여자는 모두 4만1018명. 이중 약 3만3300여명이 노 후보를 지지한 것이다. 81.3%라는 득표율은 지금까지 민주당 16개 경선의 어느 지역 득표율보다 높은 비율로서 사실상 몰표다. 하지만 한나라당까지 비교하면 이회창 후보가 지난 24일 대구·경북 경선에서 얻은 83%라는 '오프라인 몰표'에는 조금 못미친다.
이번 인터넷 투표는 인터넷 투표의 23.4표가 오프라인의 1표의 가치를 지니게 됐다. 투표 참여자가 얼마건 간에 일정 비율로만 반영된다.
투표 참여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남성이 80.7%, 여성이 19.3%로 남성이 압도적이었고, 연령대는 30대가 47.5%로 과반에 육박했다. 나머지는 20대가 23.9%, 40대가 23.2%, 50대 이상이 5.4%다. 지역은 서울이 34.2%와 경기가 20.2%로 투표인수의 54.6%를 차지했다.
인터넷 투표의 실무를 총괄했던 민기영 민주당 사이버팀장은 "경선이 좀 김이 빠진 상태에서 인터넷 투표가 진행됐지만 4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여주어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불법적인 침입이나 자료조작 없이 무사히 전자투표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 이병한 기자
"처음부터 돈과 조직의 열세였습니다. 계보가 없어서 이기기 어렵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일부 언론으로부터 3주간 융단폭격을 받았습니다. 근거없는 사실로 모략도 받았습니다. 색깔공세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이 모든 공격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셨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여러분들의 정치에 대한 희망을 반드시 실현해내겠습니다.
… 그동안 저는 가난하고 힘없는 많은 어려운 이웃과 고통을 함께하겠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해왔습니다. 대통령 당선되면 그때의 맹세를 잊지 않겠습니다."
오늘 서울대회 투표율은 34.9%로 지난 경기 경선보다는 조금 높았다. 16개 지역 경선 총 투표율을 약 43.1%를 기록했다.
노 후보는 잠시후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20분간의 후보수락연설을 갖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다음은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한 각계인사들의 평가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민주당 국민경선은 걱정스런 정치실험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야당인 한나라당도 국민경선이라는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걱정스런 실험이 정치개혁의 디딤돌이 된 셈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다시금 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과 국민적 동의를 얻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노풍'은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거품만으로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향후 본선에서도 노풍이 이어진다면 한나라당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지 않겠는가."
유시민 시사평론가
"이번 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은 한국정치의 외연과 함께 민주당의 외연까지 넓혔다. 국민들의 정치무관심과 정당에 대한 냉소 또한 많은 부분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민주당 경선이 가져다준 가장 큰 효과다.
처음부터 경선은 이인제 후보와 노무현 후보의 싸움이었다. 노무현 후보의 이번 승리로 구시대의 정치공학이 정국을 주도하는 시대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 바꿔 말하면 돈과 조직만으로는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본선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태생에서부터, 지지기반까지가 완전히 다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도 (여론조사 등에서) 이회창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따라잡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재경 시사평론가
"오늘 서울경선은 예상했던 대로 노무현 후보가 66% 얻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 예상됐지만 역사적인 모습중의 하나다. 특히 두 달 가까이 경선이 진행되는 가운데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이를 이겨냈다. 최종 종착역에 도착한 심정일 것이다.
앞으로 민주당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노 후보 중심체제로 변화할 것이다. 코앞에 닥친 지방선거와 대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관심이다.
노 후보의 최대 과제는 앞으로 이인제 전 고문을 어떻게 포용하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어떻게 통합하고 치유하느냐가 문제다.
특히 이인제 전 고문을 끌어안는 문제는 노 후보의 가장 큰 정치적인 실험대일 것이다. 또 다른 한가지는 거세게 이어질 김 대통령 아들 문제에 대한 야당의 공격에 어떻게 대처하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변모할 것인지가 관심 포인트다. 대통령과의 관계 정립문제도 당면 과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영남지역에서 득표율을 끌어올리고 당선자 내는 것도 현실적 과제다.
'노짱'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네티즌들 환호와 힐난으로 인터넷 '후끈'
민주당 국민참여 경선이 27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승자'는 노무현 후보. 그는 색깔론 등의 악재를 딛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우뚝 섰다. 인터넷 공간에서 '노짱'으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있는 노무현인만큼 후보 결정 이후 네트즌들의 설왕설래 또한 뜨겁다.
▲ 인터넷 공간에 '노짱 돌풍'을 몰고온 노사모 회원들. ⓒ오마이뉴스 권우성
'성남시민'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한마디로 국민 전체의 승리다'라며 노 후보를 추켜세웠다. 아이디 '대구대'와 '감격시대' 역시 '가슴이 벅차다. 뭐랄까? 감동과 흥분? 하여튼 좋다' '오늘은 우리 정치역사의 또 다른 하나의 감격의 날입니다. 우리 국민들 참으로 장한 일 해냈군요. 노짱 대통령 만세'라는 말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드러냈다.
'여긴 오리건주'라는 아이디로 올라온 의견도 재미있다. 이 네티즌은 '이민 온 것이 후회된다'며, '노짱이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 민주주의 이거 민주주의도 아냐. 노짱에 비하면 부시는 짐승이야. 도로 짐 싸들고 역이민 가야겠다'라며 노 후보의 경선승리가 자신의 일인양 기뻐했다.
그러나, 노 후보에 대한 칭찬과 추켜세움만 있는 건 아니다. 냉소와 비난의 목소리도 적잖이 눈에 띈다.
'민심이'라는 네티즌은 '착각은 자유라니까'라는 제목의 의견글을 통해 '노풍? 그건 민주당 당심일 뿐 대한민국 민심은 아니다. 당원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노풍이 의미 있겠지만, 한나라가 뽑아 든 창과 맞붙었을 때라야 정작 민심이 뭔지 아는 것이고, 노풍이 태풍인지 허풍인지 그야말로 NO풍인지 확인이 될 것이니까'라며 노 후보의 본선경쟁력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국민경선을 지켜낸 정동영 후보를 칭찬하는 글도 몇몇 발견된다. '(이번 경선은)정동영이 있었기에 가능한 드라마 아니었나?'라며 정동영 후보의 역할에 박수를 보낸 네티즌들이 적지 않았다. '한솔'이라는 네티즌은 '참으로 멋진 정치개혁이었습니다. 당신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라며 정동영 후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홍성식 기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결과표
순위 1위 2위
후보
노무현
정동영
총득표 17577표
(72.2%) 6767표
(27.8%)
서울 3924표
(66.5%) 1978표
(33.5%)
경기 1191표
(45.5%) 1426표
(54.5%)
부산 1328표
(62.5%) 796표
(37.5%)
전남 1297표
(62.0%) 340표
(16.3%)
충북 387표
(32.1%) 83표
(6.9%)
경북 1246표
(47.6%) 183표
(8.7%)
인천 1022표
(51.9%) 131표
(6.7%)
대구 1137
(62.3%) 181
(9.9%)
전북 756표
(34.3%) 738표
(33.5%)
경남 1713표
(72.2%) 191표
(8.1%)
강원 630표 71표
충남 277표 39표
대전 219표 54표
광주 595표 54표
울산 298표 65표
제주 125표 110표
<4신:낮 1시40분>아르바이트 응원과 자발적 응원의 차이
서울지역 선거인단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실내체육관 주변에서는 노사모 회원들의 응원전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250여 명의 노사모 회원들은 '아리랑 목동', '고래사냥' 등의 노래와 함께 기차놀이를 하는 등 주변 분위기를 압도했고, 이를 지켜보던 민주당 관계자들은 "역시 노사모다"라고 탄성을 내질렀다.
반면 오전에 활발한 응원전을 펼쳤던 최고위원 후보 운동원들은 지친 모습으로 그늘을 찾아 쉬면서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일당을 받고 동원된 대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단국대학교 학생이라고 밝힌 한 최고위원 후보측 운동원은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왔다"며 "돈을 얼마나 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힘들어서 잠시 쉬고 있다"고 말했다.
약 100여 명의 학생을 동원한 한 후보 진영은 식사를 끝낸 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응원전에 돌입했지만 맥이 빠진 모습이 역력했다.
이인제 유종근 외에
나머지 5명 모두 참석
노무현 후보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는 날 같이 경쟁했던 나머지 6명의 후보중 이인제, 유종근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는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유종근 지사는 현재 검찰에 구속중이고 이인제 의원이 오늘(27일) 오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김중권 고문과 한화갑 고문은 오후 전당대회가 시작하자 단상 위에 올라가 노무현 후보의 수락연설을 지켜봤다. 김근태 고문은 오후 4시 현재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나 오후 5시에서 5시30분 사이 도착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같이 경쟁했던 정동영 후보는 물론 전당대회에 참석중이다.
관심을 모았던 이인제 후보는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싱가포르의 첨단산업단지 '윈노스'와 말레이시아 과학단지 'MSC' 등을 둘러본 뒤 내달 2일 귀국할 예정이다.
민주당 예비 경선이 시작할 때까지 만해도, 자신이 대선 후보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던 이 의원으로서는 노무현 씨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 황방열 이병한 기자
이와 관련 이낙연 대변인은 "원칙적으로 자원봉사자 외에 금품을 주고 운동원을 동원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면서 "그러나 암묵적으로 동원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노사모 회원인 정종삼(42, 자영업) 씨는 "일은 직원에게 맡기고 참석했다"며 "노사모가 응원하는 것은 단순히 노무현 한 사람이 아니라 사회발전에 도움을 되려는 운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나온 정 씨는 또 "노사모가 지치지도 않고 응원을 하는 힘은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나온 다른 운동원들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노사모는 이날 저녁 경기도 이천에서 1박2일로 뒷풀이를 가질 예정이다.
<3신:27일 낮 12시>투표 결과 2시경 발표 예정
오전 11시50분경 정동영 후보자의 연설이 끝난 뒤 곧바로 투표에 들어갔다. 개표 결과는 오후 2시경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 허운나 디지털분과위원장은 서울개표결과가 발표되기 직전, 세계 최초로 전국규모에서 실시한 인터넷 투표 결과를 발표한다.
정동영 "민주당 살린 '노풍', 나도 승자"
<클릭! 연설 전문>
▲정동영 후보ⓒ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동영 후보는 "내가 빨리 사퇴해 노무현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좋다는 말도 있었는 데 무엇이 죽었던 민주당을 살렸나"라고 반문한 뒤 "국민경선이 민주당을 살렸고, 이를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것이 최고의 지방선거 준비"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꼴지에서 1등까지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면서 "경기도 경선에서 정동영을 격려해주어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됐고, 오늘 이 자리에서 정당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후보는 또 "후보에 출마하면서 정치 태풍의 비를 내리게 해달라면서 정풍이 불기를 기대했으나 느닷없이 노풍이 불었다"면서도 "노풍이 민주당을 살려냈고, 나도 승자의 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경선을 치르면서 두달간의 진통 끝에 민주 정당의 토대를 만들었고 이에 정동영이 앞장섰다"면서 마지막까지 한표 지지를 호소했다.
노무현 "민주 경선은 돌풍 아닌 정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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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 오마이뉴스 권우성
민주당의 마지막 경선인 서울 경선 첫 연설 주자인 노무현 후보는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이변도 돌풍도 아닌 정치혁명"이라면서 "위대한 혁명은 바로 이 자리에 모인 국민당원들이고 이회창 대세론은 물거품이라는 게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또 "노풍은 노무현 바람이 아니라 민주당 바람"이라면서 "과거 수십 년 동안 반독재 체제 아래 민주화 운동의 빛나는 전통과 역사가 이회창 대세론을 박살낼 원동력"이라면서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노 후보는 "우리 국민들은 권위주의 정치와 지역주의 정치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국민경선이 아니라 줄세우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 후보는 이어 "표(몰표)를 조금 줄이라해도 제왕적 지도자에 겁을 먹은 지구당 위원장들이 표를 올리고 있다"면서 "이러니 한나라당에 어떻게 정치개혁을 기대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노 후보는 "남북대화는 오늘 민족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고, 남북대화의 성공이야말로 한국의 미래"라면서 "낡은 시대의 냉전주의자들의 목소리로는 한국의 미래를 열 수 없다"고 주장했다.
<2신:27일 오전 11시>민주 대선 경선 마지막 대회 개최
노무현 후보 수락 연설문 무슨 내용 담나
50일간의 국민경선 끝에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당선이 확실시되는 노무현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문에 무엇을 담을까. 후보 수락 연설은 약 20분간. 이 연설은 지금까지 16차례 경선에서 해왔던 '대선후보 경선의 후보' 입장 연설이 아니라 '민주당의 대선후보'로서의 공식적인 첫 연설이다.
노 후보 측 관계자에 의하면 후보 연설문의 핵심은 '정치개혁', '원칙과 신뢰', '국민통합'이다. 노 후보는 '경쟁력 있는 나라', '골고루 잘사는 나라', '동북아의 질서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를 이루기 위해 '세 개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며 그 다리를 "정치개혁의 다리, 원칙과 신뢰의 다리, 국민통합의 다리"라고 강조할 계획이다.
노 후보는 연설에서 자신의 선출에 대해 '위대한 선택'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선거인단에게 감사를 드리는 한편, '색깔론' 공세에 의해 경선기간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던 아내 권양숙 씨와 가족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덧붙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3월 16일 광주 경선의 결과를 강조하며 민주당이 더 이상 지역정당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정치가 지역구도를 벗어나 정책구도로 바뀌어야 함을 강조할 계획이다.
후보 수락 연설 시간은 전당대회 시작 직후인 오후 3시28분이다. / 이병한 기자
오전 10시 30분부터 민주당 대선 경선 마지막 대회인 서울 경선이 시작됐다. 11시 30분경 노무현 후보가 연설을 마치고, 이어 정동영 후보의 연설이 시작됐다.
한편 이날 잠실 실내체육관 주변은 그동안 경선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최고위원 후보 진영의 다양한 선거 운동으로 그 열기가 더해가고 있다.
특히 이날 최고위원 후보 선거 운동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층이며 각양각색의 티셔츠를 입고 나온 것이 눈에 띈다.
일찌감치 대선후보 경선장을 돌며 최고위원 선거운동을 벌였던 신기남 후보 운동원들은 이날도 오전 일찍부터 잠실 실내체육관 입구를 장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흰색 티셔츠를 입은 신기남 후보 운동원 뒤로 이규정 후보 운동원이 보이고 그 옆으로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한광옥 후보 운동원들이 자리잡았다.
실내체육관쪽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에는 응원단장 복장을 한 리더의 지시에 맞춰 노란색 티셔츠를 입은 박상천 후보 운동원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또 그동안 추미애 후보에 밀려 빛을 발휘하지 못했던 김경천 후보 운동원 10여 명이 '광주의 자랑, 여성의 대변자'라고 쓰인 티를 입고 대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붉은 색 축구복을 입은 정대철 후보 운동원 뒷편에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에서 회원모집을 위한 부스를 만들어 놓고, 배지와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운동원들이 젊은 층인 가운데 30대 후반 여성들이 중심이 된 김태랑 후보 운동원들이 눈에 띈다. 이들은 "기억해주세요. 기호2번 태랑 오빠를. 사랑해주세요. 기호2번 태랑 오빠를..."이라는 내용의 '트롯트'를 부르며 대의원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반면 이들 옆에 있던 이해찬 후보 운동원들은 50대 후반의 남성들로 어깨띠는 메고 있지만 별다른 구호도 외치지 않은 채 '점잖은'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박상희 후보 운동원들은 별도의 응원단 외에 '영남대변인 박상희'라고 쓰인 깃발을 든 '롤러브레이드 군단'을 동원, 실내체육관 주변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고위원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열심히 홍보전을 펼치는 한 가운데에 '대선감시시민옴브즈만' 60여 명이 '돈 선거를 막아야 정치가 바뀐다', '회계장부 공개하라' 등이 쓰인 현수막을 들고 공정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인물과 사상' 독자모임 10여 명이 '누가 망국의 길을 묻거든 눈을 들어 조선일보를 보게 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조선일보 절독'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16부작 주말 정치드라마' 막 내려
지난 3월 9일 제주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오른 민주당 경선이 4월27일 서울경선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주요 경선현장을 인터넷 생중계 해온 <오마이뉴스> 역시 2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서울경선 생중계를 마지막으로 경선 인터넷 생중계의 대미를 장식한다.
▲ '정치 중계'라는 신조어를 만든 <오마이뉴스>의 현장생중계는... ⓒ권우성
민주당 국민경선 생중계가 있던 날마다 <오마이뉴스>의 페이지뷰는 연일 기록을 경신해 왔다. 처음으로 현장생중계를 한 3월 16일 광주경선 당시 <오마이뉴스>는 페이지뷰 325만을 기록했으며, 이어 3월24일 강원경선 367만, 3월30일 경남경선 427만, 4월6일 인천경선 경선에서는 512만 건의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정치 중계'라는 신조어를 만든 <오마이뉴스>의 현장생중계는 독특한 중계스타일로 언론계 안팎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 해설자로 참여한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를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 유 박사는 <오마이뉴스> 생중계와 관련해, MBC <미디어비평>과 <미디어오늘>, <시사저널> 등에 '화제의 인물'로 소개됐다.
27일 서울경선을 끝으로 민주당의 '16부작 주말 정치드라마'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오늘(27일)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