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일 하늘나라로 떠난
함중아씨를 그리워 하고 추모하며
오래전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려봅니다.
지금으로 부터 20여년전,
어제 같은데 벌써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내가 경주 월성요업에서 근무할 때
가족들은 서울에 두고 혼자 경주에서 하숙을 하였다.
본사에서는 수출품을 주로 생산하였고
본사 옆 3공장에서는 내열도자기 남비를 만들었으며
건천에 있는 신공장에서는 본차이나를 생산했다
보문단지내에 2공장이 있었으며
경주법주병과 청자 백자 분청 같은 고전자기를 생산하였다.
2공장 옆에는 한옥으로 지은 대궐같은 전시장이 있었고
중요한 손님이 오실 때는 숙소로도 사용하였으며
회사에서 중요한 일이 있을 때
부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장소로도 사용되었다.
때로는 술이 아주 쎈~~
경주법주(금복주 계열회사) 간부들과도 가끔씩 같이 밤새 술을 마시기도 하였다.
주말이 되면
집이 논현동일 때에는 경주에서 강남 고속버스터미날로 갔고
목동에 살 때는 포항 비행장으로 가서 김포공항으로 날아갔다.
평일 저녁에는 중간간부들과 개별적으로 저녁을 먹었을 때가 많았고
바이어들이 회사에 인스팩션이나 상담을 하러 올 때면 주로 내가 접대를 하였다.
때로는 중역들과 고스톱을 치기도 했지만
그 쪽은 내 적성과는 거리가 멀어서 어울려 주는 척만했으니 당연히 재미가 없었다.
30대 중반~후반 사이의 젊은 나이 때여서
혼자 생활하다 보니 저녁이면 외롭고 따분했고
스케쥴이 없는 저녁엔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는 게 그당시 나의 형편이었다.
하숙집 부근 내가 이용하는 세탁소, 분식집, 비디오 가게 아저씨, 아지매
그리고 시집 안 간 건물주 딸등 몇분들과도 저녁이면 가끔씩 어울리기도 하였다.
그당시에 나하고 친한 선배가 부산에 있었는데
경주와 가까워서 한 달이면 두어 번 부산으로 놀러 갔다.
그 선배는 가수 함중아씨와는 친한 친구사이였다.
그당시 함중아씨는 동래 온천장 늘봄나이트클럽의 사장으로
있으면서 공연도 하였는데 우리가 갈 때면 공연 중간중간 쉴 때마다
우리 자리에 앉기도 하고 일이 끝나면 부근 스탠드바로 가서 함께 술도 마셨다.
스탠드바로 가게 될 때면 어떻게 알고 오는지 아줌마 부대들이 삼사십명 스탠드바를 가득 메운다.
그렇다도 함중아씨가 거기서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닌데...
같이 다닌 사람들은 선배인 동하형,
그리고 함중아씨가 형님으로 모시는 꽁지머리를 한 동양화가
김화백님이었는데 노래를 하게되면 김화백님과 내가 주로 함중아씨의 노래를 불렀다.
안개속의 두 그림자 그리고 내게도 사랑이
가수 함중아씨,
나를 많이 챙겨 주셨던 김화백형님,
친구로 지내자던 스탠드바 주인마담,
그와 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몇번 합석했던 누님 같은 아지매들
그리고 경주 하숙집 부근에서 자주 어울렸던 아저씨와 아지매들...
지금은 다들 잘 지내시는지 가끔씩은 궁금하기도 하다.
세월이 너무 빨리간다. 무섭게...
선곡
함중아 - 내게도 사랑이
준마 - 가버린 사랑
이동원 - 이별노래
첫댓글 아름다운 추억
잘 읽어 보았습니다 !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온천장 하니~ 허심청이
생각 나네요 ㅎ
많이도 다녔는데~~~!!!
며칠전사망소식듣고 놀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