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솔직히 하는 일 별거 없습니다. 어르신들 말상대 해드리고, 밥떠먹여 드리고, 같이 TV보면서 정치인, 연예인 뒷담화 같이 까고, 그리고 기저귀가 묵직해지면 가볍게 해드리고. 솔직히 별로 안 힘듭니다.
그러나 누군가 가장 하드 한 일을 고르라면, 한여름 12시 땡볕 쨍쨍 할때 어르신들 목욕개호를 해야 한다는게 참… 힘듭니다.
마치 마그마가 따땃하게 흘러 나와 검붉은 색으로 천천히 식어가듯 콘크리트가 이글이글 거리는 7-8월 습기 그윽한 요실에서 김 모락모락 나는 욕실 에서 어르신 한분… 두분… 정성스레 씻기노라면 나 역시 땀으로 몸이 씻겨 집니다. 힘든건 둘째고 숨이 텁~ 하게 막혀 오는 곳에서 일을 해야 하니… 게다가 이와중에 마스크은 꼭 써야 합니다. 완전 화탕지옥이 따로 없습니다.
안그래도 힘든데 가끔 사고(?) 가 발생 합니다. 사람이라는게 서늘~한 곳에 있다가 뜨뜻~ 한 곳에 갑자기 들어 가면 긴장이 풀립니다. 긴장이 풀리면 몸에 근육도 느슨해 지고 관약근 또한 우리의 몸을 이루고 있는 중요한 근육 입니다. 그 중요한 근육이… 따듯한 욕조에서 긴장을 풀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실제 개호현장에서는 심심치 안게 일어 납니다.
오늘 제가 모시던 어르신깨서는 5일동안 변비라… 변비약(라키소베른+마구밋토)을 복욕하셨는데 이게 뭐냐면 변을 묶게, 부드럽게 만들어 잘 배출이 되도록 하는 약입니다.
부드럽고 묶어진 변이… 그것도 5일동안 묶은 변이… 관약근이 느슨해진 틈을 타 욕조 안을 까뜩 매꾸는데 걸린 시간은 단! 5초…
저 이날 어르신 한분 씻기고 또 다시 씻기는데 40분 걸렸습니다…. 다음 어르신 기다리고 있는데 욕조 락스로 빡빡 씻는데 시간 다소모 했어요….;;
진짜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저게 기계 욕조인데(비쌈)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저 기계로 몸을 씻습니다.
이거랑
이거를 파이널퓨젼 시키면
이렇게 됩니다.
이상태로 뒤로 젖히고 물을 채우면 어떤 몸이 불편한 분들도 쉽게 목욕개호가 가능 합니다. 저 욕조가 황색으로 가득 찼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걸 재가 혼자서 다 치웠어요… 중간에 배수구 DDONG로 막혀서 뚫어 가며 치웠어요….
그렇게 개 고생 해서 청소한 다음, 다음순번의 어르신이 왔는데 코를 킁킁 거리는 거였습니다. 그쵸… 냄새까진 바로바로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24시간 환기를 돌리고 있지만… 쉽지 않죠. 그래서 당당히 말했죠
“방금 전 타임 어르신 한분이 여기 욕조에다가 똥을 한바가지를 쿨~~ 하게 배출 하셔서 똥물이 그윽하게 넘쳐 흘렀는데~ 제가 누굽니까? 클린케어클리닝 운영하는 사장 아닙니까? 완벽하게 씻었습니다!! ^^
제 말을 들은 어르신의 표정이… 뭐랄까… 길가다 세인트버나드나 알레스카 말라뮤트종 같은 대형견이 싼 똥을 지긋히 밟은듯 일그러지는…;; 그런 표정….;;
어르신을 모셔온 주임님이 한숨을 푹 쉬면서 한마디 하시더군요.
“너가 초밥을 먹으러 XX스시에 왔어, 근데 초밥 만드는 요리사가 너가 곧 먹게될 초밥을 만지작 만지작 하면서 하는 말이 ‘제가 방금 똥싸고 뒷처리를 잘 하고 깨끗히 씻고 왔으니 이 스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라고 말하면서 네 앞에 스시를 딱! 건네면 넌 좋은 기분으로 그 초밥 먹겠냐?”
“…………”
“그래 사람이니까 분명 똥도 싸고, 그 손으로 뒷처리도 하고, 꽈추도 잡으면서 오줌 누겠지, 말 안해도 스시 먹는 사람들은 다 알어 근데 그걸 입밖에 누가 내냐”
그러고는 창고에 가서 유자향 나는 입욕재를 가져와서 욕조에 풀더군요.
“역시… 사스가 우리 주임!!”
그리고는 저를 보며 생긋 웃더니
“다음에 또 그러면 반성문 써야 한다”
“아니… 시말서를 쓴다니까요 무슨 반성문 입니까? 제 초등학생 입니까??”
“네 정신연령이 초4랑 같어”
“……..”
우리 주임님 말에 그저 고개를 숙입니다…
요양보호사…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만큼 보람찬 일은… 개뿔…. 거짓말 하려니까 양심에 찔려 잘 안써지내요…ㅠㅠ
저희랑 같이 일할 성격 좋고 비위가 좋은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부디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카톡 : sword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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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고 참 보기엔 이쯤 나도 할거같은일이
막상 현실은 상상을 뛰어넘네요
성격 안좋고 비위는 더 안좋으니
그저 수퍼맨 보는듯 존경스럽습니다
무더위에 삼계탕이라도 대접 해드리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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