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화의 섬뜩함과 잃어가는 것들
우리들은 처음 이사를 왔던 때를 이따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배추밭에서 들쥐를 잡았고 흙싸움을 했었다. 벌판에서 곤충채집을 하던 이야기를 핬고 개구리 사냥을 하던 날의 그 미끈거리는 추억을 되새겼다.
자연을 잃고 왜곡된 아이들은 3호집 아이, 6호집 아이, 7호집 아이 따위로 익명화되어 있다.
아이의 이름 대신에 숫자로 불리는 건 현대 사회의 매카니즘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몰개성, 비인간화, 천품의 손실과 동의어가 아니겠는가.
3호집 아이는 병아리를 날려보내면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했기 때문에 거기에 가담하지 않으려 했다.
야만에 대한 일종의 각성이다.
그러나 우매함과 도덕적 불감증이 지배하는 어떤 무리 혹은 세월(시대) 속에서는 각성한 쪽이 핍박을 당하기 마련이다.
첫댓글 해빙기의 아침/ 한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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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찻잔/ 한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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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목마/ 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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