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조미미 앨범 '사랑은 장난이 아니랍니다'에 처음 수록된 나훈아 노래 '찻집의 고독'. 이듬해 오아시스레코드사에서 나훈아 8집앨범으로 정식 발매된 이래 최진희 심수봉 태진아 같은 이들이 다시 불렀다. 다방의 추억이 가슴 시린 가을 노래 계열이다. 한국사회에서 '다방'은 오랫동안 커피가 목적이 아닌, 만남과 기다림의 장소였다.
6·25전쟁이 휩쓸고 간 황폐한 1950년대 다방은 문인들에게는 원고 청탁을 기다리는 일용노동자들의 새벽시장 같은 곳이었다. 산업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다방은 데이트나 맞선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주로 기능했다. 삐삐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자리에 전화기를 설치한 다방이 인기였다.
샤르트르나 보부아르가 파리 센강 좌안의 카페에서 소음과 담배연기 속에 글을 쓴 사례는 유명하다. 샤르트르에 앞서 노르웨이 대표작가 입센(1828∼1906)도 글이 잘 안 풀리면 단골 '그랑 카페'에 나가 숨통을 틔우곤 했다. 소심했던 입센은 자신이 앉던 자리에 누군가 앉아 있으면 그가 일어날 때까지 초조하게 주변을 강아지걸음으로 종종거렸다고 한다. 한국의 작가 은희경도 장편 '태연한 인생'에서 카페에 들어오는 젊은 여성을 노트북 자판으로 스케치해 소설에 등장시켰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가 처음 들어선 이래 한국은 바야흐로 '커피숍' 천국이다. '다방'이나 '카페'와는 달리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무관심'을 배경으로 편안하게 이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이 급속히 늘어났다.
커피숍에서 일하는 직장인 '코피스족'(커피+오피스)과 도서관처럼 활용하는 대학생 '카페브러리족'(카페+라이브러리)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최근에는 24시간 편의점이나 음식점에 이어 24시간 커피숍까지 생겨나 서울 시내에만 100곳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찻집의 고독'이 '반가운 고독'으로 이어진 세월이다.
조관우
심수봉
최진희
김희진
나훈아
그 다방에 들어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기다리는 그 순간만은
꿈결처럼 감미로웠다
약속시간 흘러갔었다
그 사람은 보이지 않고
싸늘하게 식은 찻잔에
슬픔처럼 어리는 고독
아 사랑이란 이렇게도
애가 타도록 괴로운 것이라서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어
가슴 조이며 기다려요
아 사랑이란 이렇게도
애가 타도록 괴로운 것이라서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어
가슴 조이며 기다려요
루루루 루루루~~
첫댓글 나훈아 노래로 많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