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수, 취미(리빙플러스) 24-2, 첫 만남
“대수 씨, 오늘 공방 가는 날입니다. 선물 뭐 할지 생각해둔 것 있어요?”
“음….”
대수 씨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아침에 이불 정리하다 넘어지며 머리를 다쳐 봉합수술을 하고 왔다.
“제 생각에는 겨울이고 사장님께서 주로 손을 많이 이용하시니까 핸드크림 선물하는 건 어때요?”
“어!”
이대수 씨가 웃으며 손으로 좋다는 표현을 한다. 평소 공방에 가는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길을 나선다. 대수 씨가 몇 번 이용해 본 화장품 가게로 향했다. 대수 씨가 익숙한 듯 발길을 옮긴다. 매장에 들어가자 대수 씨가 머리를 긁적인다.
“왜요? 위치가 기억이 안나요?”
대수 씨가 고개를 끄덕인다. 얼굴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매장 직원에게 위치를 묻자 계산하는 곳 근처에 있다며 상세히 알려준다.
“이 중에 어떤 게 좋을까요?”
대수 씨가 고른 것은 큰 것 하나에 옆에 작은 샘플이 달려있는 제품이다. 가격도 적당하다.
“세트로 들어있네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요. 사장님께서 좋아하시겠어요.”
“어!”
“같이 가요.”
대수 씨가 계산 후 매장을 뛰다시피 나간다. 사장님께 선물을 얼른 전하고 싶은가보다.
길안내에 따라 공방에 도착할 즘 대수 씨가 손짓으로 알려준다. 철판으로 둘러싸인 입구를 지나가 강아지 두 마리가 반긴다. 전임자에게 들은 가을이와 겨울이다.
대수 씨가 자연스레 작업실로 향한다.
“어!”
“어? 대수 씨 왔어요? 아, 선생님이시구나.”
“안녕하세요. 전화로 인사드렸던 류지형입니다.”
“아이고, 반갑습니다. 이재호입니다.”
“대수 씨가 신년 인사드린다며 사장님 선물 준비했습니다.”
“뭘 또 이런 걸 가져와싸. 고맙구로. 대수 씨, 잘 쓸게.”
“어!”
“추운데 앉아서 차 한잔해. 초코파이도 있고.”
사장님과 대수 씨의 모습이 자연스럽다.
“어!”
사장님이 주신 차를 얼른 마시고 대수 씨가 걸려있던 앞치마를 가져온다.
“왜? 벌써 시작하려고? 조금만 쉬었다하지. 몸도 안 풀렸을 텐데.”
대수 씨가 고개를 흔든다.
“하고 싶으면 해야지. 자!”
테이블 상판을 샌딩하고 위에 마감 칠을 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한 번이 아닌 두 번은 해야한다고 하니, 얼른 완성하고 싶은 대수 씨의 마음이 바쁜가 보다.
“대수 씨가 이제는 혼자서도 잘해요. 처음에 왔을 때는 기계 소리에도 많이 놀라고 무서워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먼저 하려하고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하려고 하더라고요. 자기하고 맞나 봐요.”
“홍채영 선생님에게 소식 듣고 이제까지 이대수 씨 공방 다니며 있었던 일 기록해 놓은 글들 봤습니다. 사장님께서 이대수 씨 얘기와 행동에 잘 들어주고 살피며 끝없이 칭찬해주셔서 그런 것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공방 외 평소 생활에도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아휴, 내가 뭘. 아무튼 대수 씨가 꼼꼼하게 잘해.”
사장님과 직원 모두 한동안 대수 씨가 작업하는 것을 바라본다.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보지 말라며 손짓하는 대수 씨다.
“나는 중간에 대수 씨 잘하고 있는지, 실수한 곳은 없는지, 봐야지. 아무 신경 쓰지 말까?”
대수 씨가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든다. 사장님께 올해 대수 씨의 공방활동에 대한 계획이나 사장님 나름의 구상에 대해 물었다.
“딱히 그런 것 없습니다. 이대수 씨에게 공방 수업을 듣는 사람들 대부분이 취미 생활이기 때문에 이게 부담이 되거나 일이나 의무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또한 그렇고. 그래서 대수 씨도 그냥 놀러오는 거지. 할 게 없어도 시간되면 놀러와서 구경하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그러다가 만들거나 하고 싶은 거 생기면 다시 작업하고…. 뭐 그래서 큰 계획을 세워둔 것은 없습니다.”
사장님의과 얘기를 나누는 사이 대수 씨는 샌딩과 마감 칠까지 마쳤다.
“어!”
대수 씨가 작업을 다했다며 사장님께 봐달라고 부른다.
“잘했네. 눈물 없나? 눈물 있으면 안되는데…. 이제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다음 주에 또 와서 살펴보고 같은 작업 한 번 더 해야지.”
“어!”
대수 씨가 싫은 내색 없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2024년 1월 5일 금요일, 류지형
첫 만남에 공방 사장님께서 대수 씨에 대해 알려주고, 직원은 전임자 기록 통해 감사 인사 전해 주고. 고맙습니다. 신아름
‘인사만 잘 해도….’ 하셨지요. 공방 선생님, 대수 씨, 류지형 선생님, 서로 복되기 빕니다. 공방 선생님 참 넉넉한 분인 것 같습니다. 월평
이대수, 취미(리빙플러스) 24-1, 직원 변경 인사
첫댓글 공방에서도 교회처럼 대수 씨는 무척 편안해 보입니다. 내 삶터, 나의 공간이라서 그렇겠지요. 이대수 씨와 류지형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공방을 꾸려가시는 사장님의 마음을 본받고 싶습니다. 대수 씨에게 건네는 말에서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사장님 말씀처럼 부담없이 편안하게, 오래 오래 다닐 수 있는 공방이었으면 합니다. 작업하시는 대수 씨 모습이 공간과 참 잘 어울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