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불교계, 강선주 창원중부서장 사퇴 요구
불교계 비판 기고문 관련...신도 대표들, 경찰서 방문
경남 불교계가 지난 17일자 <경남매일> 기고문을 통해 불교계의 4대 요구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 비판했던 강선주 창원중부경찰서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가
갈등하는 가운데, 경찰계 인사로 불교계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기는 어청수 경찰청장에 이어 두 번째다.
경남불교신도회 이순항 회장과 마산 정법사 신도회 김상헌 회장, 창원 성주사 신도회 김태종 회장, 마산
거사림회 최종식 회장은 23일 오후 창원중부경찰서를 방문했다. 이 회장 등은 강선주 서장을 만나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강 서장의 해명을 듣고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이들은 ▲강선주 서장이 공직에서 물러날 것과 ▲언론을 통해 공식 해명·사과할 것, ▲경찰서 내에서
종교 편향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 ▲불교 신자라면 개인적으로 참회할 것을 요구했다.
마산불교연합회 사무국 관계자는 "오늘은 일단 스님들은 가지 않고 신도 위주로 나서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갔다"면서 "강선주 서장은 그 자리에서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아는데,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질대로 알려진 만큼 개인적인 사과로는 안되고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주 안으로 4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말이라도 스님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당초 마산·창원·진해불교연합회 소속 스님들은 23일 오후 창원 성주사에서 모일
예정이었으나 신도단체가 먼저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날 모임은 연기되었다.
강선주 경찰서장은 기고문을 통해 "촛불시위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경찰의 진압과 총무원장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은 법치의 잣대에 비추어 정당하고 합법적인 공무집행이었다"면서 "불교계의 초법적인 처사야
말로 법과 현실을 왜곡하고 정당한 법집행을 불법으로 치부하는 환영에 빠져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서장은 "법과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큰일은 오히려 작게 보이고, 큰일을 도모코
자 함에 있어 발생하는 사소한 일은 아주 크게 보이는 이 현상은 분명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
이다"며 "모두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알고 싶은 대로만 믿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