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춘천시 거두리 한삶의집
■ 세월호 1주기 추모미사 후 교구에서는 매달 셋째주 월요일 추모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2016년 7월 18일 세월호 추모미사에 있었던 이현선 데니스 신부님의 강론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독서 : 미카 6, 1-4. 6-8
복음 : 마태 12, 38-42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한 가지 부탁을 듣게 됩니다. "스승님, 스승님이 일으키시는 표징을 보고 싶습니다."
겉으로는 다정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아첨과 얻ㅁ이 참으로 간교하게 다가옵니다. 이전에는 예수님을 모욕하더니 지금은 아첨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마귀들린 자라고 했다가 지금은 또 스승님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또 어디 있을까요?
오늘 말씀으로 기도하며 들었던 저의 이 생각, 예수님을 깍아 내리기 위해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서슴지 않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 이외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2014년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 때에 텔레비전 가운데에서 회색 코트를 입고 말하던 한 사람의 눈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리고 한 마디의 약속이 이어졌습니다. "진상규명에 있어 유족 여러분들이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그러나 1년도 훨씬 넘은 지금 그 말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 약속이 실현되는 듯 보였던 유일한 발걸음, 참으로 어렵게 시작된 세월호 특별 조사 위원회의 활동도 정부에 의해 위법적으로 해산되었습니다.특조위의 활동기간이 구성된 날짜가 2015년 8월 4일부터이니 2017년 2월 4일까지는 적어도 유지되었어야 할 위원회가 불법적인 통보로 해산을 당했다는 소식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기만 합니다.
표징을 요구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청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나가 사흘 밤낮을 큰 물고기 배 속에 있었던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사흘 밤낮을 땅속에 있을 것이다."
인류의 죄를 사하시기위해 돌아가셨다가 죽음을 이기시고 스흘만에 부활하시게 될 당신 삶의 표징을 말씀하십니다. 앞뒤가 맞지않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부당한 부탁이었지만 피하지 않으시고 진실을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말씀하신 그 진실된 말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욕심많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가버린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리들이 바라는 것은 요나의 표징과 같은 그런 일이 아닙니다. 시간을 되돌리거나 즉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그런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속했던 것이 이루어지도록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고 우리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진실을 알게되길 바랄 뿐입니다.
마치 그 일이 불가능한 일인것처럼, 기적이 일어나야 해결될 것처럼 말하며 계속해서 말을 바꾸는 사람들의 모습들 속에서 우리들은 힘이 빠지고 지쳐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모습처럼 피하지 말고 꾸준히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진실은 감추어지지 않고 진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실된 길, 올바른 길로 나아가길 바라는 오늘 화답송의 시편을 마지막으로 기억하면서 이시간 또한 정성스럽게 봉헌합시다.
"네가 이런 짓을 저질러도 잠자코 있었더니, 내가 너와 독같은 줄 아는구나. 나는 너를 벌하리라. 너의 행실 네 눈앞에 펼쳐 놓으리라. 올바른 길을 걷는 이는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
[데니스신부님의 2016년 2월 15일 세월호 강론]
일러스트출처 [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