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공시기간 지나면 日활동 못하는데…
이종범(31)이 뭔가 잘못된 계산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일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웨이버로 풀린 이종범은 7일간의 공시 기간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된다.
말 그대로 '메인 몸이 아닌, 어느 팀이건 갈 수 있는 자유로운 몸'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말 뜻과 다르게 결정적인 제한이 있다. '그 해에는 (일본내) 어느 팀과도 계약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이는 전 소속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 풀이된다. 즉 웨이버 기간 중에는 데려가려는 팀이 전 소속팀(주니치)에 연봉의 5%에 해당하는 양도금을 지불해야 한다. 선수와 담합해 웨이버 기간이 끝난 후로 계약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이종범의 계산은 웨이버 공시 기간이 끝나면 연봉 협상을 다시 해서, 즉 조금 낮춰서라도 다른 팀으로 이적하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팀이건 현재 연봉 8,000만엔이 부담스러울 것을 감안해 자유계약 신분으로 이를 조정하겠다는 의도였다. 이를테면 일본 잔류를 위한 최후의 승부수였던 셈이다.
이를 위해 주니치에도 스스로 웨이버 공시를 해달라고 요청했고, 마침 곤란한 지경이었던 구단도 흔쾌히 승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난관에 봉착했다. 남은 공시 기간은 단 이틀뿐. 7일이 지나면 이종범이 올 시즌 일본에서 뛸 수 있는 길은 영영 막혀 버린다. 본인의 제1지망인 잔류는 절망적이다. 이제 한국이냐, 미국이냐의 선택만이 남은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