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쇼 프로젝트 ◈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남권에 800조원 규모 반도체 팹 라인을
건설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어요
충청권엔 81조원 패키징 거점, 영남권 등엔 550조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총 1450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요
기존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기 완성을 위한
잔여 대규모 설비 투자 등까지 합산하면 총투자 규모는 2000조원을 넘고 있어요
물론 지금 반도체 초호황을 맞고 있지만
다음 도약을 위한 대규모 설비 증설을 해야 할 시점이지요
경기 남부에 산업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을 거점으로 하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은 맞는 방향이지요
그러나 기대 못지않게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지요
거대 사업의 목표를 14년 후인 2040년까지로 제시하는 등
시간표가 애매한 데다 대통령과 주무 장관이 발표를 주도하고
대기업 총수들이 동원된 방식 자체가 정치 주도이기 때문이지요
공장 가동의 필수 기반인 전력·용수·인력·협력사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여당의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 반도체’라는 비판과 함께 ‘호남 대 충청’ 등
지역 갈등과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어요
이날 삼성과 SK 등 대기업 관계자들도 전기와 물, 인재 확보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으나, 주무 부처 장관들은 “전력 적기 공급”
“인재들이 살고 싶은 정주 여건과 교통망 지원” 같은 원론적 언급에 머물렀지요
기존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 해도 지자체 갈등과 토지 보상,
초고압 송전선로 반대 시위에 가로막혀 첫 삽을 뜨는 데만 6년이 걸렸어요
수도권조차 이처럼 표류했는데, 기반 시설이 훨씬 취약한 지역에
구체적 로드맵도 없이 대규모 팹을 동시다발적으로 짓겠다는 구상에
우려가 가는 것은 당연하지요
용수 자립도가 20%대에 불과해 정부 스스로 ‘물 부족’을 경고했던
호남 유역에 하루 수십만 톤의 초순수를 공급하겠다는 대책,
송배전망 인프라 구축과 간헐성을 메울 에너지 저장 장치(ESS)
비용 분담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전력 대책도 현실성이 떨어지고 있어요
협력 업체 생태계 조성과 인재 정주의 핵심인 초·중·고교 등
교육 여건 구비마저 과거 혁신 도시 등의 실패 사례를 돌아보면
세금 투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만만한 과제가 아니지요
글로벌 반도체·AI 전쟁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구상의 취지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어요
다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호언장담이 아니라
현장의 불확실성을 지워줄 정교한 대책이지요
‘전력·물·사람’이라는 기초 체력의 한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렇지 않을 경우 또 하나의 공염불인 정치 쇼 프로잭트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지난 2023년 3월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주암댐 상류에 바닥이 드러나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