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고장, 부여에서 동북아 사회복지를 논하다
한국·일본·대만 복지기관대표자회의… 민간사회복지기관간 네트워크 중요성 부각
▲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제15회 한국·일본·대만 민간사회복지기관 대표자회의는 70여명이 참석, 3개국의 사회복지정책과 관련한 논의를 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동북아 민간사회복지대표자 회의가 ‘2010 세계대백제전’이 열린 역사의 고장 부여에서 개최되며 그 의미를 더했다. 한국, 일본, 대만의 사회복지협의회는 지난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충남 부여에서 제15회 한국·일본·대만 민간 사회복지기관 대표자회의를 개최, 각 국의 공통적인 사회문제와 주요 관심분야에 대해 논의하며 각국의 복지정책 및 제도발전에 기반을 다졌다.
특히 이들은 지역 간 네트워크, 국가 간 네트워크 등 사회복지의 필수요소인‘네트워크’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행사에 앞서 이들 참가자들은 일본과 대만, 한국은 또 하나의 가족임을 다시금 확인하고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할 것을 다짐했다.
대회 첫 날 김득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은 “일본, 대만, 한국은 해마다 민간사회복지대표자회의를 통해 각국의 제도를 이해하고 우의를 다져왔다”며 “특히 올해는 백제의 수도였던 충남 부여에서 개최하며 역사적 의미까지 더해졌다. 3국의 협력을 다지고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다까호카 고쿠시 전국사회복지협의회 이사장은 “15회 대표자회의를 전통과 역사가 있는 도시, 부여에서 열어줘 너무 감사하다”며 “문화와 역사적으로 공통점도 많고 사회환경에서도 공통점이 많아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일본은 저출산 현상과 고령화의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연금, 의료 혜택에 대한 고민이 많은 상태”라며 “한국과 대만도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을 것으로 보여, 서로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복지수준을 높여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대만 국제사회복지협의회 중화민국총회 바이슈슝 회장도 “아쉽게도 이번 대회가 대만의 명절날과 겹쳐 많은 사람들이 참석 할 수 없어 아쉽다”며 “하지만 상호 이해와 우의 증진을 기초로 향후에도 자주 교류하며 사회복지 증진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네트워크가 사회복지 성패 좌우”
▲ 한국·일본·대만 민간사회복지기관 대표자들은 컨퍼런스를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세계대백제전 관람과 시설방문 등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인간의 욕구는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한 가지 방법으로는 해결 할 수 없다. 때문에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에는‘네트워크’가 사회복지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간과 민간, 민간과 관, 지역과 지역, 국가와 국가 간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10월 14일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열린 제15회 한국·일본·대만 민간사회복지기관 대표자회의는 ‘민간사회복지기관간의 네트워크’를 주제로 각국이 펼치고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정보 교류의 장이 됐다.
일본, 1979년 아시아간 네트워크 형성
▲ 일본전국사회복지협의회 마쓰쥬 치카시 이사는 아시아간 네트워크에 대해 발표했다.
일본 =일본의 전국사회복지협의회 마쓰쥬 치카시 이사는 아시아 복지분야에서의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일본의 사례를 소개 했다.
일본은 1979년, 국제 아동의 해를 맞아 ‘국제아동의 해 실행위원회’를 설치하며 아시아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 인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국가에서는 내부분쟁으로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던 것.
마쓰쥬 이사는 “제2차 세계대전 종식 후 일본은 심각한 식량난에 빠졌다”며 “당시 일본은 미국의 아시아구제연맹의 구호물자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아시아의 일원으로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모금활동을 펼친 일본은 사회복지 관계자로부터 약 1억8000만엔을 모금하는 등 엄청난 성금을 모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모금된 성금으로 1979년 인도차이나 난민을 위한 민간의료단을 파견했다. 복지시설 등의 의료종사자로 의료팀을 구성하고, 1979년 12월 태국 사케오 난민캠프로 1차 파견을 보낸 후 1981년까지 모두 8개 팀을 파견했다고 한다.
마쓰쥬 이사는 “난민캠프에서 긴급의료와 의료거점 설립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졌다”며“그 후 캄보디아인 의료 도우미 양성과 지도 등의 인재육성, 태국 농촌지역 의료봉사활동으로 현지 활동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활동은 일본의 조직적인 외국구호활동의 시발탄이 됐다는 것이 마쓰쥬 이사의 설명이다. 일본은 이후 외국지원활동에 당시의 경험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
아시아 사회복지종사자 장기연수… 국가간 네트워크 강화
▲ ‘민간사회복지기관의 네트워크’를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국가별 다양한 네트워크의 현황에 대해 논의하고, 네트워크로 형성된 사회복지시설도 방문했다
그리고 또다른 아시아 네트워크 사업으로 ‘아시아 사회복지 종사자 장기연수’를 손꼽았다. 1984년부터 20여년째 진행하고 있는 종사자 장기연수는 각국의 민간사회복지 종사자의 인재육성을 목적으로 시작, 한 국가에서 1명씩 여러 국가의 연수생을 받아들여 진행하고 있다.
마쓰쥬 이사는 “장기연수 프로그램은 일본어로 수업하는 것을 기본으로, 일본의 민간사회복지시설에서의 실습을 중심으로 한다”며 “단지 일본의 전문기술을 배우기보다는 일본에서 연수한 내용을 고국에 돌아가 각국의 제도와 재정기반, 문화적 배경 등에 맞는 방법으로 활용해 접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까지 26년간, 8개국(한국, 대만,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에서 126명이 연수를 마쳤다. 이 밖에도 일본은 ▲아프리카·아시아 구호자금 모금 ▲국제사회복지기금 조성 ▲외국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에 대한 복구지원 ▲바기오 대지진 ▲대만 대지진 ▲수마트라 앞바다 지진·쓰나미 피해 등의 아시아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그는 “네트워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굴이 보이는’관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깊이 있는 연수를 지속하고, 그 결과 그 사람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신뢰할 수 있는 단체라고 확신하게 된 상태가 바로 ‘얼굴이 보이는’관계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지역의 복지활동 발전과 복지분야에서의 연계강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전사협은 앞으로도 인재육성과 네트워크의 발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아시아의 민간복지 활동이 한층 향상되고 활성화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복지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