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경찰서에서

[雲中]

1965년 3월이면

우리가 국민학교 1학년 때

코흘리개로 모두들 앞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배방국민학교 교문을 엄마 손을 잡고 들어오던 그 봄

어느 새 58년이 지났다는 얘기.. 

어제 서울 동작경찰서에서

58년 만에

잃어버린 오빠와 언니, 여동생들을 만난 사연이 전해졌으니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가

"엄마"를 그토록 불러보고 싶었다는 딸

안타깝게도 그 엄마는 이미 작년에 세상을 떠나셨다니

도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

고아 아닌 고아로 고생하며 

그러나 서로를 찾고 싶어하는 

멈출 수 없었던 애틋하고도 필사적인 노력에도 

어찌 그들은 그동안 서로 만날 수 없었던 것인가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 있었으면서도

남의 사연에

육십 중반을 산 내가 왜 이리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문득 3년 전 홀연 세상을 떠난 동생이 그리워지고

늘 하는 얘기지만

함께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아직 살아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생은 단 한 번 뿐이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

마음을 하나로 하며

그들 형제자매가 서로 깊이 사랑하며

남은 생을 서로를 위해 살아가기를

멀리서 기도하며 

축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