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의 관객 동원수 820만으로 한국영화역사를 다시 쓴 곽경택 감독이 2003년 새 영화 '똥개'로 돌아왔다. 제목부터 약간은 시골스러운
영화 '똥개'는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바보같고 우직한 청년(정우성)과 그 아버지(김갑수)의 소박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2000년 '무사'
이후로 3년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 정우성은 자신의 필모그라피 가운데서도 가장 '망가지는 역할'인 차철민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영화 '똥개' 기자시사회장에서 정우성과 곽경택 감독을 만났다.
정우성이 시사회장에 모습을 나타내자 기자시사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관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영화배우 9년차의 모습답게 정우성은 느긋한 모습으로 시사회장 안으로 들어섰다.
정우성은 다작을 하는 배우가 아니다. 그래서 늘 시사회장에 서면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한다. 그런데
이번 영화 '똥개'는 무사에 이어 3년만인 관계로 그 말조차 민망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표정에서는 늘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영화시사를 마치고 주인공들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엄지원은 스케쥴 관계상 이번 영화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정우성의 인기를 실감케 하듯 기자회견장에는 방송과 신문, 잡지에서 수많은 취재진들이 모여 장사진을
이뤘다. 정우성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읽었는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촬영해가면서 정우성이 연기한 차철민이라는
캐릭터는 조금씩 원래와는 다른 성격으로 흘러갔지만 정우성은 그저 캐릭터가 흐르는 대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결국 차철민의 캐릭터는 좀더 풋풋하고
따뜻한 캐릭터가 됐다는 후문이다.
정우성의 아버지역으로 출연한 김갑수는 아들뻘이 아닌데 아들로 나온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정우성씨는 기분이 좀 나쁠수도 있겠지만 난 정말 정우성씨가 아들같았다. 그리고 솔직히 진짜 차철민이 내 아들이었으면 반쯤은 죽도록 두들겨
패줬을 거다"라고 대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곽경택 감독은 부산 사투리를 좋아하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 중 대부분의 대사는 부산사투리로 이뤄져 있다.
대사에 사투리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곽경택은 "서울 말은 내 말이 아니다. 그래서 서울말 대사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부산
사투리를 쓰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대사에 넣을 수 있다.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내게는 더욱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곽경택 감독의 영화에는 멜로코드가 잘 녹아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친구'때도 그랬고 '챔피언'에서도
그랬으며, 이는 '똥개'도 마찬가지다. 엄지원이라는 여배우가 출연하지만 멜로적인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곽경택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이라도 멜로를 섞어넣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사실 우리끼리는 혹시 아버지가 가망이 보이지 않는 철민에게 여자를 짝지어 주려고
일부러 정애(엄지원)를 데려온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했다"며 웃었고, 곽경택 감독은 "남성적이고 힘이 있는 영화를 좋아한다"며 멜로에 약한 점을
시인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배우들은 스틸사진 촬영 시간을 가졌다. 스틸사진 촬영 시간과 기자회견 도중에도 내내
정우성은 사인공세에 시달렸지만 특유의 느긋한 웃음을 띄며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똥개'는 7월 16일에 개봉해 관객의 평가를 받는다. 전작인 '친구'의 대성공과 '챔피언'의 참패 중
어느 것의 전철을 밟게 될지 관객들이 극장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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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갠적으로 .. -_- 정우성 수염좀 안길러쓰면;; 중국집 주인장이 생각남;;
뉴스님은 항상 뭐든 세세하게 올리시네요, 역시 존경스럽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