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부터 말하자면, 진짜 많이 힘듭니다. 이해는 합니다. 저희 회사가 운영중인 시설중 크러스터(집단감염)이 나온 시설도 있으니…
오늘 출근 하자마자 사무실 문을 딱~ 여니 모두 답답하게 시리 비닐 봉다리 같은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더라구요. 무슨 우리가 스머프도 아니고 파란 옷을 입고 다들 열심히 컴퓨터를 두들기고 있는데 얼마나 더운지 입으로 후~ 후~ 하면서 일을 하고 있더라구요.
“날씨도 더운데 무슨 사우나 복을 입고들 계세요~~ 보는 사람 덥게 시리~~”
아무도 대답을 안해 줍니다. 저만 뻘쭘… 그리고 개호주임님이 나를 보며 손짓 하더니
“니껏도 준비 해놨어 얼른 갈아입고 와”
저 말을 하는 주임님의 동공이 반쯤 풀려 있더라구요. 그 있지 않습니까. 우리 초등학교때 운동회 한다고 뙤약볕에서 몇시간 딱 연습 하다가 겨우 그늘에서 쉬게 해주면 털썩 주저 않아서 땅만 바라보던 그 멍 한 눈빛…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던…. 우리 주임님이 딱 그눈빛 그 표정…;;;
저도 옷을 받아 갈아 입고 사무실로 돌아 왔는데… 아… 이건 진짜….
비닐 옷
비닐 장갑
비닐 캡
페이스가드
마스크
이러고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웰컴 투더 헬…”
아놔… 남들이 말하면 에이… 하고 넘어 가겠는데 중간 관리자가 말하니 완전 후달리더라구요. 그리고는 저한테 또 말하길…
“사람이 왜? 콧구멍이 두개 있는 줄 아나?”
“으음… 공기를 더 흡입 하기 위해서??”
“그러면 큰 콧구멍이 달려 있었겠지”
“아…. 그런가…;;”
주임님이 씨익 웃으면서 말하길…
“하나의 콧구멍이 헐거나 못쓰게 됐을때 다른 콧구멍으로 숨을 쉬기 위해서다!”
하시면서 저한테 내민게….
“자!! 3일에 한번씩 쑤셔라!!”
“………..”
주임님…. 이건 아니잖아요…. ㅠㅠ 저는 솔직히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저거 비싸요.
조사해 보니
10개당 12,500엔 개당 1,250엔 이나 하는 것을… 3일에 한번?!
이게… 한층에 10개 있고 5단 이니까… 50개고 돈으로 환산 하면 62500엔 근데… 이게 6박스 …
저 밑에 큰 상자에 5개 들어 있습니다. 위에 있는거랑 합쳐서 6상자… 즉 375,000엔….(진심 저거 들고 튀고 싶다.되팔렘 개꿀~)
우리회사 진짜 광기 장난 아닌거 같습니다. 어떻게든 코로나로부터 지켜보자… 이런 광기…
연로하고 몸에 저항력이 낮은 노인분들이 지내는 양로원이고 어찌보면 회사가 사비를 들여 이렇게 까지 한다는게 굉장히 대답하고 멋져 보일수도 있는데, 우리들은 진짜 죽어 나요…
16:00에 출근해서 어르신들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순찰 한번 도니… 진짜 빤스까지 싹다 젖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요양보호사들도 똑같겠죠.
같이 일하는 젊은 30대 여성 요양보호사가 더워서 셔츠 단추 풀어 해치니 가슴골에 땀이 범벅….
그래서 제가 아주 친절하게
딱아 줄까??(저랑 평소에 장난질 하며 일하는 사이임)
보통 이런말 하면 때리거나 또는 오냐 네 등짝! 등짝좀 보자! 하면서 달려 들탠데 오늘은 파김치 처럼 축….
진짜… 다들 힘들다를 넘어서 다들 괴로운 표정…
이 요양보호사라는 일이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들 즐겁게 모시면서 웃으면서 일하는 직업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실제 하는 업무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이렇게나 힘들게 일 하는데 받는 급여나 사회로 부터의 대접은 그렇게 그닥 밝지 않습니다. 얼마나 배운게 없으니 남들 똥꼬나 딱아주고 있냐? 하는 느낌?
그럼에도 저는 이 일을 7년째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있기 때문에 연로한 부모님을 두신 많은 분들이, 일과 가정에 걱정없이 전념 할 수 있고, 사회 라는 거대한 틀 속에서 가장 밑에서 바쁘게 돌아가는 요양보호사 라는 톱니바퀴가 있기 때문에 이 사회가 돌아 가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두가 이 시대에 왔다가 이젠 되돌아 가려 할때 그 마지막 숨을 지켜 봐주는 사람이 멀리 있는 가족이 아닌 바로 옆에 있는 ‘우리’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그만큼 중요하고 숭고한 직업이라고 생각 하기에 여기 까지 올수 있었다고 생각 합니다.
저희 요양보호사! 많이 부족 합니다. 많이 관심 가져 주시고 지원 해주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첫댓글 공감합니다
삶이 부질없는걸 지켜본다는게
정신콘트롤이 많이 필요하실듯
덥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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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7.29 17:3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7.29 17:38
글을 읽고 빵빵 터졌네요. 힘든 상황인거 같네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