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아상이 익는 시간/ 서일옥
켜켜이 말아 올린 상큼한 언어들이
몸속의 통점을 밀고 부풀어 오르면
꽃잎은 시간을 열고 미소를 짓는다
아가의 살결 같은 음악을 들으면서
마주 보고 새살새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생각의 틈새에서도 푸른 잎이 돋는다
모난 상처들 조금씩 둥글어지고
내일의 꿈을 꾸는 우리들의 어깨 위로
익어서 더욱 소담스런 햇살들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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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 서일옥
당신에게서 멀어지는
그만큼의 거리에서
나는 노를 저어 나를 찾아간다
세상을 지우고 얻는
또 다른
나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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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서일옥
죽음 직전 덤으로 받은 서른 해가 흘렀다
사방은 캄캄하고 탈출구도 없었다
혼자서 맨발로 달리는 철인 경기였다
자꾸만 주저앉는 자신을 채찍질하며
살아야 한다는 갈망 하나로
수없이 넘어졌지만
또 이렇게 일어섰다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인연 있어
삶의 노래를 다시 부르게 되었고
마침내 여러 색깔의 꽃을 피워 보기도 했다
주인공의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커튼콜만 남겨놓은 아쉬운 무대에서
저무는 저녁놀에게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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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새로운 교감
서일옥 시조집/ 크루아상이 익는 시간/ 작가/ 2024
바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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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8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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