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삽시도(揷矢島)는 자연이 준 선물 같은 보물섬이다.
전혀 때 묻지 않는 천혜의 섬인 삽시도는 외부인의 출입이 적은 겨울 여행에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삽시도 둘레길을 걷는 내내 행복감을 주기 때문에 그렇다.
삽시도(揷矢島)는 하늘에서 바라보면 화살(矢)을 꽂아놓은(揷) 활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전에 삽시도, 오후에 고대도를 걸을 계획이었지만 바다가 거칠어져서 고대도행은 포기했다.
대천항 출발
오전 7시 20분에 출항하는 '가자섬으로'호에 승선하였다
'가자섬으로'호는 차도선으로서 상당히 규모가 크고 안락하였다.
대천항에서 삽시도를 오가는 배편은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루에 3번 운항한다.
선상에서 보는 일출
배가 출항하자 아침해가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오늘도 찬란한 아침을 선물하신 주님께 감사하며 해를 맞이하였다
부지런한 갈매기들이 허공을 가르며 먹이 사냥에 나서고 있었다
삽시도 도착
배는 약 50분 만에 삽시도 밤섬선착장에 도착하였다
밤섬마을은 삽시도의 남동쪽 해안에 둥지를 틀었는데 가구 수는 어림잡아 열댓 채 정도다.
주말이었지만 우리 일행 외에 들어오는 관광객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삽시도
섬의 모양이 화살(矢)을 꽂아놓은(揷) 활처럼 생겼다고 한다.
마치 가오리가 꼬리에 중심을 잡고 양쪽 지느러미로 헤엄쳐 가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충청도에서 안면도, 원산도 다음으로 세 번째 큰 섬이다.
수루미해수욕장
밤섬마을 입구에서 왼쪽 골목길로 접어들어 수루미해수욕장에 다다랐다
길이가 1km 안팎이고 너비도 50m 안팎인 수루미해수욕장은 모래의 질이 매우 좋다
해변 뒤편으로 송림숲이 있어 야영하기에 좋으며 시원한 그늘에서 소나무의 향을 느끼며 쉬기에도 좋다.
불모도(佛母島)
수루미해수욕장 전방에 불모도(佛母島)라는 무인도가 보인다.
전설에 의하면 광천에 살았던 어느 여인이 자식이 없어 어른들로부터 구박을 받았다고 한다.
불모도로 야반도주를 했는데, 이곳에 온 부부가 간절한 기도 끝에 12명의 자식을 낳았다고 한다.
황금곰솔
곰솔은 나뭇잎이 황금색인데 엽록소가 없거나 적어서 생기는 소나무의 변이종이다.
곰솔은 속리산 정이품송 형태처럼 자태가 아름답고 솔잎 끝부분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종인 황금곰솔은 솔방울을 맺지 못해 번식이 안 되기 때문에 ‘외로운 소나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붕구뎅이산 자락길
보령시가 ‘명품섬 베스트 10 사업’의 하나로 삽시도에 조성해놓은 붕구뎅이산 자락길이다.
섬의 남서쪽에 펑퍼짐하게 솟아있는 언덕 붕구뎅이산(114m)의 서쪽 자락에 조성한 운치 있는 길이다
황금곰솔, 물망터, 면삽지 등 ‘삽시삼보’를 굴비 엮듯 엮어놓은 길이다.
면삽지(免揷地)
섬 속의 또 다른 섬, 물이 빠질 때만 건너갈 수 있는 해안 동굴이 있는 곳이다.
이어 어느 정도 가면 오른쪽으로 전망대가 있고 그 앞으로 섬 아닌 섬이 나타난다.
하루 두 번 썰물이 되면 삽시도에서 떨어져 면삽지... ‘면할 면(免)’자를 써서 '삽시도를 면한 땅'이라는 의미다
산길 아래로 매우 길게 만들어진 나무 데크를 따라 내려가면 덩그러니 섬 하나가 나타난다.
해식동굴
면삽지 앞에 오랜 풍상을 견디며 만들어진 절벽과 동굴이 신비스럽다.
밀물 때 길이 끊겨 걸어서는 갈 수 없는 섬이지만 썰물 때면 길이 다시 이어진다.
해식동굴에서 솟는 샘터의 물맛 또한 빠지지 않는데... 민박집 번호가 적혀있어서 거시기하였다.
진너머해수욕장
마을의 당산 너머에 있는 1km의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진너머해수욕장은 툭 불거진 갯바위지대를 사이에 두고 거멀너머 해수욕장과 이웃한다.
삽시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변인데, 언덕에는 운치있는 펜션들이 보였다.
몸뚱이보다 무거운 절망을 안고
어느 절벽 끝에 서면
내 가슴 벽에 몰아와
허옇게 부서져 가는 파돗소리
사랑하라 사랑하라
아직은 더욱 뜨겁게 포옹하라
바다는 내게 속삭이며
마지막까지 구석까지 채우고 싶어
출렁이며 출렁이며 밀려오고 있었다............................................문병란 <바다가 내게>
거멀너머해수욕장
삽시도초등학교 뒤쪽에 있는 1.5km의 백사장이다.
주변이 조용하고 고운 모래질의 백사장이 울창한 송림과 어우러진 그림 같은 해수욕장이다.
특히 물이 맑고 경사가 완만하여 다정한 사람끼리 호젓한 피서지로 더없이 좋은 곳이라 하겠다.
술똥마을의 논
삽시도는 충청도에서 안면도, 원산도 다음으로 세 번째 큰 섬이다
진너머해수욕장을 뒤로하면 술뚱마을로 접어들게 된다
20가구의 주민들이 논농사와 밭농사를 지어 살 수 있을 정도로 농경지도 발달해 있다.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장
2006년에 소규모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오천초등학교 삽시분교장으로 개편됐다
섬학교들은 대개 폐교되었는데 이곳엔 현재 교원 4명이 학생 6명을 지도하고 있다
진안 오천초등학교 출신인 마르코회장님이 자신의 모교에 왔다고 좋아하신다 ㅎㅎ
폐염전
술뚱마을 중앙에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등 비교적 광활한 면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은 바로 주민들이 소득원으로 한때 각광받았던 폐염전이다.
갈대가 우거진 폐염전의 쓸쓸한 풍경은 나그네들의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다.
술뚱선착장
삽시도는 배가 기항하는 곳이 두 군데다.
물때에 따라 술뚱선착장과 밤섬선착장에 대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술뚱선착장이 공사중이어서 배가 닿지 않는다고 하였다.
삽시도식당
비교적 큰 섬이었지만 쓸쓸한 섬이다
번화가라고 하는 술뚱마을에서 영업중인 식당은 이곳 밖에 없었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해물탕이었지만 감지덕지하며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걱정마 안비싸
식당 앞에는 아직도 크리스미스 트리가 세워져 있었다
섬의 안녕과 풍어를 비는 여러 개의 솟대가 바다를 향해서 서 있었다.
재미있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는데... '걱정마 안비싸"라고 씌여 있었다. ㅋㅋ
밤섬해수욕장
점심식사를 마치고 선착장까지 버스를 태워준다는데 그냥 걸었다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밤섬해수욕장의 고운 백사장에 발자국을 남겼다
삽시도에는 넓고 아늑한 해변이 많아서 여름철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 예상된다.
물새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물에 지워지지 않는 연필로 쓰고 싶다
집배원은 정직하니까
꼭 물새에게 전하리라
나는 집배원이 고마웠고
우체국엔 늘 편지가 쌓여 있어 좋다
새파란 물새의 우표를 붙이면
물새는 제 초상화로 보겠지
우체국장은 거만하지 않고
우체국 아가씨는 유니폼만큼이나 헌신적이다
물새도 그 편지를 받으면 기뻐하겠지
물새들은 온종일 시를 찾아다니는 것 같아서
바닷가에 앉으면 그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이생진 <물새에게 쓰고 싶은 편지> 전문
밤섬마을
삽시도를 한 바퀴 돌아서 밤섬마을에서 잠시 쉬었다
삽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의 북쪽 술뚱마을에 비하면 외진 마을이다.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민박집 앞에서 여객선을 기다렸다.
어민 후계자
육지에서 귀촌한 어민 후계자 부부의 미소가 아름답다
지금은 바다에 나가 반지락을 채취할 시간인데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ㅎㅎ
밤섬선착장 풍경
배를 기다리는 선착장에 눈발이 날기 시작하였다.
손님을 기다리는 마을버스의 모습이 쓸쓸하기만 하다.
이 버스는 배가 들고나는 시간에 밤섬선착장에서 술뚱선착장까지 왕복 운행한다
가자, 집으로
흩날리는 눈발과 함께 파도가 거칠어지기 시작하였다
'가자 섬으로'호는 정확히 오후 1시 15분에 삽시도를 출발하였다
장고도(長古島)
여객선은 삽시도를 떠나 장고도에 들렸다
섬의 모양이 멀리서 보면 얼핏 장구처럼 생겼다 하여 '장구섬'이라고도 한다
장고도는 부자섬으로 유명한데, 섬 안의 염전에서 생산되는 송화가루 소금도 유명하다
고대도(古代島)
장고도를 떠난 배는 두번째 기항지 고대도에 도착하였다
고대도는 이 땅에 최초로 기독교 선교가 이루어진 섬으로 알려졌다
귀츨라프라는 독일 선교사가 고대도를 최초로 방문하여 기독교를 알렸다고 한다
대천항
다시 대천항으로 돌아왔다
오후 3시에 여객선이 출항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배가 들어오지 않을까봐 고대도행을 포기했는데 많이 아쉬웠다
시간 여유가 생겨서 원산도 해변을 거닐다가 오천항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첫댓글 섬은 변수가 많지요
자칫 역사를 만들수도 있는데
악용한 사람들이 더러있지요 ㅎ
다음에는 큰 섬나라 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