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당연한 듯이 다시 아침이 온다. 난 오늘도 언제나와 같은 6시에 일어나 샤워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문제집을 펼쳤다. 6시 20분..책상의 책장 밑에 놓여있는 탁상시계의 바늘이 평소보다
느리게 간다. 지루해..별로 집중도 안되고..최악이다. 버스를 타고 가면 20분, 걸어가면 45분.
걸어가볼까..학교에..7시까지만 버텨야지. 교복으로 갈아입은 후 아무도 없는 주방에 나가 우유에
포스트를 먹은 후 이를 닦았다.
"아, 피난다.."
요즘은 늘 있는 일이지만 칫솔과 뱉어낸 치약의 거품에 섞여있는 피를 보면 기분이 나빠진다.
역시..피가 나면 잇몸이 아프니까. 아픈건 귀찮다. 6시 40분. 아침식사-포스트-를 하고 이를
닦는데 20분 걸렸다. 일부러 천천히 했는데도.. 공원에 들렸다가 가볼까.
"오- 안녕. 너 혹시 나랑 같은 중학교학생 아냐?"
흰색 천을 기본으로 깃부분과 주머니 테두리 부분이 갈색인 교복자켓과 흰색 교복바지를 입은
교복과 잘어울리는 혹갈색의 짧은 머리카락과 흑갈색 눈동자를 가진 남학생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시간 떼울겸 공원을 걷다가 이상한 남학생을 만난거다. 제기랄...
"아니. 네 교복, 내 것과 달라."
내가 딱 잘라 말하자 남학생이 교복을 보여주듯 팔을 벌리며 웃었다.
"아, 이거? 이건 그냥 '전'의 학교의 교복 입은거야. 난 너희 학교로 전학가거든. 오늘."
"아- 그래. 그럼 잘 지내라."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학교로 다시 걷기시작하자 남학생이 따라오며 말했다.
"너무 쌀쌀맞잖아- 너 내 후배 아닐까? 난 너희 학교 최고학년이라구."
"마찬가지야."
"오- 그럼 동갑? 친구네-! 난 지호야, 백지호. 너는?"
"대답할 의무는 없어."
"성격 나쁘네- 내가 이름을 말하면 너도 네 이름을 말해야지."
이자식이..처음보는 사람한테 막말하네. 난 화가 나 걸음을 멈춰 자신을 백지호라고 밝힌
남학생을 보며 말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성격나쁘단 소릴들을 정도는 아냐. 그리고 이름은 네가 멋대로 말한거야. 난 네 이름같은거
알고싶지도 않았어. 시비를 걸고싶으면 다른인간에게나 걸어. 난 성격 더러우니까."
그는 내가 화 내는 것의 이유를 잘못이해했는지 알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으음..? 그렇게 이름 말하기가 싫으면 말 안해도 되는데..?"
"너, 혹시 바…."
화가 나 소리치려하는데 그가 내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어라? 네 시계 망가진 것 같은데?"
"무슨 소리야."
"지금은 8시인데..네 시계는 아직도 7시야."
확인을 시켜주듯 자신의 시계를 보여주며 나의 시계를 톡톡 쳤다. 헉..! 시계가..느리다..한시간이나!
어떻게 된거지? 분명 아침에도 시계를 봤었는데! 지금은 이럴때가 아니야, 우선 달리는거다!
돌아서 학교를 향해 달리려는데 뒤에서 내 가방을 잡았다. 순간 어의가 없어 소리쳤다.
"무슨 짓이야!?"
"왜 그렇게 서둘러?"
이 태평한 인간을 어찌해야 할까..우선은..이녀석도 데려갈수밖에 없다.
난 그의 시계를 찬 왼쪽 손목을 잡고 쉬지않고 학교까지 달렸다. 급하게 달리느라 길 외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내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안에 교실에 도착했다.
숨이 차올라 교실의 사물함에 기대 숨을 고르다가 옆에서 마찬가지로 거칠게 숨을 쉬고 있는 백지호를 봤다.
난 여전히 그의 손목을 잡고있었다.
"앗..미안."
조금 당황하며 손목을 놓자 그가 웃으며 손목이 아픈 듯 오른손으로 손목을 감쌌다.
"발이..하아- 빠르던데?하아- "
거칠던 숨이 어느정도 진정이 됐을때.. 달갑지 않은 것을 깨닳았다.
"아무도..없잖아?!"
텅빈 교실..어쩐지 조용하다 했더니..
"날..속인거냐?"
그가 날 보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하하하하-!너,,푸훗- 정말 재밌다..하하하-!"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녀석이 날 얼마나 바보로 만들었는지..그런 날 보며 이녀석은 무슨 생각했을지..
이녀석은..날..조롱했다. 난 그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너 대체 뭐야?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비웃는게 그렇게도 즐거워?"
그가 웃음을 멈추고 무표정한 얼굴로 날 응시했다.
"내 얼굴보면 기억나는 사람 없어?"
그러고보니..아까부터 어딘가 낯이 익었는데..누구지..누구..?!
"백..지..연..?"
"정답~ 우리 누나야."
"누나..?하지만 나이가.."
"나이는 상관없어~ 이란성 쌍둥이니까. 뭔지는 알지? 나보다 30초 빨리 태어났어. 네가 거절한 백지연은."
"그래서..?복수라도 하려는 거야? 남매가 쌍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면서?"
백지호가 자신의 옷을 움켜쥐고 있는 내 손을 풀며 말했다.
"설마~ 그런 구질구질한 짓을 할 정도로 추잡하진 않아. 난 그냥- 보고 싶었어. 그 잘난 백지연을
거절한 하현이라는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를 말야."
그의 말은 뭔가 이상하다. 나를 비꼬는 건지 자신의 누나를 비꼬는 건지 둘 다인지 잘모르겠다.
"무슨 의미야?"
" 별 의미는 없어. 그냥 말 그대로지."
그의 말이 끝나자 우리 사이엔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다른 할 일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한 순간, 우리가 있는 사물함의 바로 옆에 있는 교실의 뒷문이 열렸다.
첫댓글 와아~ 캐릭터가 잘 잡혀있는것 같아요. 지연이는 지연이 나름대로, 지호나 하현이도 미묘하지만 개성의 차이가 잘 드러나있는것 같아서 즐겁게 읽을수 있었어요. (근데 지호는 어떻게 하현이가 자기 누나를 찬 사람이란걸 알아본 걸까요? 하현이가 자기소개도 안 했는데..??)
누나가 현이의 인상착의를 말해줬거나, 누나의 사진을 훔쳐본거죠. 다들 좋아하는사람의 사진쯤은 가지고 있잖아요??아마도..;;그런 뒷이야기가 있었을것같습니다;
음...점점 사람이 늘어나나요? ^^~
으음. 아마도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는 못한채 끝나버릴것 같아요;
술술 잘읽히네요, 다음편 다음편........
ㅠㅠ!! 술술 잘읽힌다니!!! 감사합니다!!
주인공 성격 너무 맘에드네요...재미잇습니다,,,다음편 기다리며
맞아요, 주인공 성격 음.. 음.. 비슷한데가 있습니다.. 저랑..;;;
혹시..비슷한데라 하심은..약간의 다혈질..?무섭습니다..ㅠㅠ때리지말아주세요..
다혈질은 제 친구 성격입니다. 가끔씩 제가 싸늘한 말투로 말하거나 지호군저럼 뻔뻔한 태세를 취하면 발이나 손이 날라온다구요(우으윽,)<-물론 장난으로.
아아아, 정말이지 지호군은 재밌어요오,.
뭐랄까, 저런 능글능글한 면의 지호군과 시크한 현이................이런 생각 하면 안 되는데..........둘이, 너무 잘 어울리는데요?<-어이